한국트레킹연맹과 척수장애인협회가 함께 하는 장애인트레킹행사. 이 행사는 장애인들에게 매우 의미있는 행사이나 예산이 삭감 되어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이찬우

전 국민의 레저 활성화로 트레킹을 하거나 캠핑을 하는 국민들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다. 등산 붐이 불어서 등산로 입구마다 등산복 상점들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최근에는 캠핑열풍이 거세어 관련업계가 호황을 누린다고도 한다. 자연을 벗 삼아서 심신을 단련하는 일은 모든 국민의 로망이기도 하다.

한편으로는 이러한 열풍에 참여하지 못하는 중증장애인들의 안타까움을 알기는 할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문화바우처’로 장애인관광을 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이 또한 적은 예산과 다양하지 않은 콘텐츠로 생색내기 사업이 되고 있다.

최근 휠체어도 접근이 가능한 산책로가 만들어지고 있는 것은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다.

산림청 산하단체인 한국트레킹연맹에서 실시하는 장애인과 함께 하는 트레킹사업은 중증장애인의 산행에 대한 목마름을 해소하는 사업이기는 하지만 매년 줄어드는 예산으로 소수의 장애인만 참여해야 하는 아쉬움이 있다.

2013년 10월j에 발표한 산림휴양 3.0 추진계획의 일부. 이 계획에 의해 장애인시설을 늘리고 있으나 더 많은 예산의 투입을 기대한다. ⓒ이찬우

최근에 한참 붐이 일고 있는 캠핑은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꿈을 못 꿀 정도로 캠핑장의 접근성이 열악하다.

다행이 국립자연휴양림의 장애인우선객실제도가 있어서 자연의 한 가운데에서 자연을 만끽 할 수는 있으나 이 또한 몇 가지 개선되어야 할 문제들이 있다고 본다.

첫째, 너무 적은 장애인우선예약 객실의 운영이다.

작년까지 14개 휴양림 20객실로 운영을 하다가, 9월 현재 20개 국립자연휴양림에 29개 객실에서 10월부터는 22개 국립자연휴양림, 34개 객실 운영 예정이라고 한다. 점점 늘어나고는 있지만 장애인들의 늘어나는 욕구를 해소할 수 있는지 의문이다.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홈페이지에 소개된 휴양림은 전국적으로 41개가 있고 이곳에 객실의 수는 1,000개에 가깝다. 이중 34개가 장애인 객실이라면 너무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최소한 10%는 조성을 해야 한다.

그리고 전국의 자연휴양림에 1,200여개의 야영장이 있는데 이 중에도 휠체어를 탄 장애인들도 사용 가능한 야영장을 조성하여 함께 사용이 가능하도록 하여야 한다. 그 누구도 예외가 되어서는 안 되도록 정부가 선도적인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둘째, 중증장애인들을 위한 침대의 비치가 필요하다.

9월 현재 20개 휴양림 29개의 장애인객실 중에 침대가 비치되어있는 장애인 객실은 경기도양평에 있는 산음휴양림의 1개 객실과 전남 장성의 방장산휴양림 객실 3개 총 4개의 객실이 전부이다.

즉 중증의 장애인이 이용 가능한 객실은 전체 객실 수 1,000여개 중에 침대가 비치된 장애인 객실로 달랑 4개라는 결론이다.

침대를 사용해야하는 중중장애인의 경우에 침대를 가져가라는 이야기로 밖에 이해가 안 된다. 중증장애인뿐만 아니라 어르신들의 필요에 의해서도 관리사무실에 간이침대라도 비치하였다가 제공해 주기를 바란다.

셋째, 비수기와 주중에만 장애인할인요금이 적용되는 것이다.

장애인들에게 할인요금을 적용하는 것은 경제적인 어려움에 대한 배려라고 생각이 되는데 정작 가야 할 주중과 성수기에는 할인요금이 적용 안 된다는 것이 이해하기가 어렵고 이는 보여 주기식의 행정이라는 생각이다.

주중에 시간을 내기 어려운 근로 중증장애인들은 할인요금을 적용받을 기회가 없다는 것이고, 그나마 시간을 낼 수 있는 여름휴가에는 성수기라 할인이 안 되서 사용이 어렵다는 것은 일하는 근로 장애인에 대한 대우가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당연히 일하는 장애인을 위하여 주말이나 성수기에도 할인이 가능하도록 제도적 개선이 필요하다. 적당한 휴식을 통하여 근로능력을 향상시키고 근로자를 우대하는 풍토가 있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하늘의 별따기처럼 예약하기 어려운 ‘장애인우선예약시스템’의 개선도 필요하다.

물론 적은 객실 수에 많은 장애인들이 관심을 갖기 때문이라고 핑계를 댈 수도 있지만 시설을 확충하고 모두가 이용 가능한 유니버설디자인의 객실을 확충한다면 일부 해소도 가능할 것이다.

뜨거웠던 여름을 보상받듯 천고마비의 계절에 많은 장애인들이 자연의 혜택을 누리는데 차별을 받지 않도록 관계기관은 장애유형에 맞는 편의시설의 준비와 장애인 객실의 확충에 노력해 주기를 바란다.

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의 홈페이지(http://www.huyang.go.kr/). 더 많은 장애인들에게 휴양의 기회가 돌아오기를 바란다. ⓒ이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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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이며, 35년 전에 회사에서 작업 도중 중량물에 깔려서 하지마비의 척수장애인 됐으나, 산재 등 그 어떤 연금 혜택이 없이 그야말로 맨땅의 헤딩(MH)이지만 당당히 ‘세금내는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대한민국 척수장애인과 주변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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