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이 장애인을 위한 디자인이라고 흔히 쉽게 혼동한다.

장애인, 노령자 등 명확한 적용 대상을 목적으로 하는 디자인은 바로 배리어-프리 디자인(Barrier-Free Design)이다. 영화 등에서 시각장애인과 청각장애인을 위한 화면 해설과 자막 등의 대체수단을 제공하는 형태로 우리에게 익숙한 형태의 배리어 프리이다.

앞서 쉽게 혼동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은 장애의 유무, 나이와 성별, 학력, 국적과 인종 등의 외부요건과 무관하게 누구든 공평하게 필요에 따라 이용하게 하는 형태의 디자인을 일컫는 것이다.

흔히 유니버설 디자인은 “유니버설 디자인 7가지 원칙”으로 설명하곤 하는데 이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공평한 사용-(장애인, 노령자뿐만 아니라 비장애인에게도 편리한 사용 조건의 제품)

2. 유연한 사용-(지렛대 형식의 문손잡이의 경우는 오른손잡이, 왼손잡이 모두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개념)

3. 단순하고 직관적인 사용-(단순하고 쉽게 알아 볼 수 있는 그림 문자 예; 비상구)

4. 정보의 지각성-(핸드폰의 단축번호 지정 기능~지적 장애인이나 고령자에게 유용한 기능)

5. 오류에 대한 관용성-(정수기 온수꼭지의 이중 안전장치~오류에 대한 위험을 줄여주는 기능)

6. 육체적 노력의 최소화-(자동차 핸들의 파워스티어링(power steering) 기능이 좋은 예)

7. 접근과 사용에 대한 크기와 공간-(흔히 사용되는 “여닫이문과 미닫이문의 비교”~미닫이문은 조립하고 사용하는데 상대적으로 작은 공간을 필요로 하고 또한 휠체어 이용자에게 사용의 편리성을 제공)

이와 같은 공평하고 보편적인 이용을 주된 내용으로 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이념은 유럽 등에 전파되면서 'Accessibility Design', ‘Design for all’ 개념, ‘Adaptable Design’, ‘Normalization’ 개념으로 발전됐다.

‘Accessibility Design’은 접근 가능한 디자인이라고도 하며, 어떤 기능에 제한을 지닌 대상자에게 초점을 맞춰 요구되는 사항들을 설계를 통해 구현함으로써, 제품이나 서비스를 통해 그것을 이용 가능한 잠재 고객까지의 확장을 염두에 둔 개념이다.

‘Design for all’은 유럽에서 미국의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 개념의 활동을 통한 목표와 밀접하게 관련된 용어로 흔히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 개념으로 잘 알려져 있다.

‘Adaptable Design’은 ‘구조나 재료의 변경을 수반하지 않고 단시간 내에 이용자의 필요에 부응하게 하는 것으로 개개의 필요에 충족되도록 간편한 장착이나 분리가 가능하며, 이를 통해 이용자가 사용하기 편리한 요건을 갖춤으로써 이용자의 폭을 넓힘을 목적으로 한 접근방식의 개념이다.

‘Normalization’은 장애인을 위한 설비나 장치를 특별히 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 속에서 보편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조건을 정비해 나감으로써 사회의 표준으로 확립하고자 하는 방식이다.

마지막으로 최근 장애와 재활분야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부상하고 있는 ‘Inclusive’-통합의 개념에 기초한 인클루시브 디자인(Inclusive Design)은 ‘만인의 요구를 포용하는 포괄적 디자인’ 개념으로 설명되어지고 있다. 영국의 몇 몇 대학을 중심으로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데, 포괄적 디자인, 배려하는 디자인, 범용디자인 등으로 다양하게 해석되고 있지만 기본적인 개념은 신체적 장애의 유무나 성별, 연령, 국적, 문화적 배경에 관계없이 누구나 손쉽게 사용될 수 있는 디자인을 의미한다.

즉, 인클루시브 디자인은 공존과 상생의 철학을 기초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하는 디자인이라고 볼 수 있는데, 북미에서 주로 사용되는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과 유사한 개념이다. 영국 등 유럽지역에서 사용되고 있고, 유니버설 디자인이 제품이나 건물 등에 치중한다면 인클루시브 디자인은 커뮤니케이션, 서비스 등의 디자인까지 아우르는 좀더 확장된 개념이다.

유니버설 디자인이 장애인들이나 노약자도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인데 반해 인클루시브 디자인은 사용자가 누구인지에 관계없이 사용하기 쉽도록 편의와 배려가 들어가 있는 제품과 환경 그리고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인클루시브 디자인은 다양한 사람들의 물리적 다양성이 아니라 타인의 취향, 소망에 대해 생각하는 것에서 시작된 것인데, 단순히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을 하는 것이 아닌 “Can design help?”, How can design help?”라는 질문과 함께 전문가뿐만 아니라 사용자도 함께 디자인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더 나은 생활환경을 제공하는 데 의의를 둔 것이다.

또한 제품, 환경, 서비스 등을 디자인 할 때 그동안 배제되어왔던 장애인과 노인 등을 위한 특별한 디자인을 하는 대신에 이들을 ‘포용하는(inclusive)’ 디자인을 통해 사회의 주류에 이들을 통합하는 것이다.

이와 같은 사람들을 포용하는 디자인을 개발하는 것은 사회의 평등에 이바지할 뿐만 아니라, 신제품과 서비스를 통한 사업성장이나 도시디자인 발전의 중요한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인클루시브 디자인은 유니버설 디자인과 유사한 개념으로 모두를 위한 디자인이라는 이념을 공유하지만 공간의 이용이라는 관점이 보다 강조된다.

사회의 고령화는 곧 우리 모두의 미래라는 점에서 디자인 프로세스의 중심에 사람을 둔다.

인클루시브 디자인의 접근이 고령화 사회로 변화하는 사회의 제반환경과 이에 대한 구체적 대응을 환경적 관점에서 논의하고 있기에 그 원칙에 있어서도 사람과 환경과의 관계를 중시하고 있다. 영국의 건축과 구축환경 위원회(CABE)는 인클루시브 디자인의 원칙을 다섯 가지로 설명하고 있다.

1. 디자인 프로세스 중심에 사람을 둔다.

2. 다양성과 차이를 인정한다.

3. 하나의 해결책으로 모든 사용자를 충족할 수 없는 곳에 선택을 제공한다.

4. 사용의 유연성을 제공한다.

5. 모두를 위해 사용하기 위한 편의와 즐거움이 있는 건물과 환경을 제공한다.

이러한 원칙에 따라 개발단계에서는 다음 제시된 범용(Versatility), 감응성(Irritability), 유연성(Flexibility), 편리성(Convenience), 수용성(Receptivity), 친화성(Affinity), 현실성(Reality)과 같은 특성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범용성은 누구나 안전하고 쉽게 그리고 존엄하게 허용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며, 감응성은 사람들이 필요하고 원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며, 유연성은 대단히 다른 사람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도록 하는 것이다. 편리성은 큰 노력이나 조력자의 도움 없이 누구나 사용할 수 있어야 함을, 수용성은 누구나 연령, 성별, 이동에 구애받지 않아야함을 의미한다.

친화성은 특정한 사람이 배제될 수 있었던 장애물을 제거하는 것이며 현실성은 모든 사람을 고르게 도와주는 단 하나의 해결책보다는 보다 폭넓은 해결책이 바람직하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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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Kg의 미숙아로 태어나면서 출생 시 의료사고로 심한 뇌병변장애를 운명처럼 가지게 되었다. 부산장애인자립생활대학 1기로 공부했으며, 대구대 재활과학대학원에 출강한 바도 있다. 지금은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모바일‧가전을 포함한 장애인 접근성, 보조공학 등 관련 기술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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