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체 인구의 약 5%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등록 장애인 수는 급속한 산업화에 따르는 산업재해와 교통사고 등의 후천적 요인과 초혼 연령의 증가에 따르는 노산(老産) 등에 기인하는 유전질환의 선천적 장애 증가, 장애유형의 확대 등의 요인으로 등록 장애인 수 증가 등으로 매년 증가하는 추세(趨勢)를 보이고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지난 2000년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이래, 2026년도에는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속도로 노인인구가 전체 국민의 20.8%에 이르는, 이른바 ‘초 고령사회(Ultra-Aged Society)'에 도달 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러한 인구학적 변화는 은퇴 후 노인의 삶에 총체적인 변화를 초래할 것이며, 특히 노인이 생애주기의 변화에 따라 노화를 겪게 되더라도 지속가능한 자립적 삶을 가능하게 하는 환경의 지원성에 대한 요구 즉, 안전과 건강, 안락함, 편리함, 무엇보다도 독립성에 대한 요구가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한편, 이와 같은 인구학적 변화와 사회적 현실에 대응하여 독립성과 참여를 지원해 주는 디자인을 장려하고 촉진시키고자 하는 움직임이 세계적으로 있어 왔으며, 그 대표적인 예가 유니버설 디자인이다.

이것은 힘들게 적응해야 하거나 특정 사용자에게 특별히 맞춤한 디자인이 아니라, 가능한 한 모든 사람들의 사용 가능성을 높여주는 디자인으로서 제품, 환경, 커뮤니케이션에 관계되어 있다.

이와 같은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유니버설 디자인 특성을 주택과 주택 내 제품에 적용하는 것은 장애인과 노령층으로 하여금 자신이 거주하는 주택을 자신에게 최적화하여 편리하게 지속적인 삶을 영위하도록 도와주는 가능한 해결책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실제로 일찍이 장애인을 위한 배리어-프리 개념과 고령화 사회를 경험한 북유럽과 일본, 미국과 같은 국가에서는 이러한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이 내포된 건축계획 및 디자인 접근을 시도해 오고 있다.

주택의 구조 중 특히, 부엌은 인간의 경험 중 가장 일상적이며 오래 지속되어 온 활동인 식생활이 일어나는 장소이며 장애인이나 노인의 자립적 생활을 상징하는 대표적인 공간일 뿐 아니라, 가족과 공동생활을 영위할 경우, 가족이 함께 모이고 상호작용 하는 공간이다.

장애인과 노인을 포함한 가족 구성원 모두가 편리하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는 계획이 요구된다는 점에서 부엌은 유니버설 디자인의 적용이 필요한 공간이다.

간략하게 유니버설 디자인(Universal Design)의 개념을 되짚어 보면, 유니버설 디자인이란 가능한 최대한의 사용자 요구를 만족시키는 환경디자인이나 제품디자인을 말하며, 제품이나 환경을 보다 많은 사람들이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함으로써 모든 사람들을 위한 생활을 쾌적하게 하는 것으로 정의된다.

즉, 유니버설디자인은 장애인과 노령층 등 다양한 사용자의 요구를 만족시킴으로써 인간을 평등하게 포용하는 환경을 창조하는 것이다.

즉 나이, 성별, 장애여부, 신체크기, 신체능력 뿐 아니라 경제적 계층, 나아가 개성까지도 포함하는 모든 범위를 포용함으로써 디자인을 통한 사회평등의 실현의 추구를 목표로 삼고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의 개념은 실제 제품과 환경을 디자인할 때 적용되고, 이후 환경 평가의 기준으로 사용하기 위해 그 디자인 원리들이 점차 발전, 분화되어 오고 있다.

유니버설 디자인의 발달에 선두적인 역할을 해온 ‘유니버설 디자인 센터(Center for Universal Design)에서는 기능적 지원성이 높은 디자인(Supportive Design), 수용 가능한 디자인 (Adaptable Design), 접근 가능한 디자인(Accessible Design), 안전을 지향하는 디자인(Safety-Oriented Design)의 4가지 원리를 제시하였다.

이후 코넬(B. R. Connell)외 9인에 의해 공평한 사용(Equitable Use), 사용상의 융통성(Flexibility in Use), 간단하고 직관적인 사용(Simple and Intuitive Use), 쉽게 인지할 수 있는 정보(Perceptible Information), 오류에 대한 포용력(Tolerance for Error), 적은 물리적 노력(Low Physical Effort), 접근과 사용을 위한 크기와 공간(Size and Space for Approach and Use)의 7가지 유니버설디자인 원리가 제시된 바 있다.

주방용품에 적용된 유니버설 디자인 특성은 제품의 기능성 및 신체적 기능을 잘 지원해 주는지와 관련된 ‘기능적 효용성’, 그리고 다양한 범위의 사용자 요구 및 시간에 따라 변화해 가는 요구를 만족시키는 특성인 ‘수용성’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이는 주방이 본질적으로 음식을 조리하는 작업 공간이므로 작업이 안전하고 효율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는 지원성, 그리고 주택 내 다양한 사용자의 신체 특성을 고려한 기능적 지원성 부분이 강조되고 있는 것이다.

신체적 장애나 노령으로 기인하는 노화로 인한 기능 쇠퇴 부분에 대한 유니버설디자인 주방용품의 지원성 특성을 살펴보자.

근골격계의 기능 쇠퇴를 배려하는 주요 유니버설 디자인 특성은 ‘기능적 효용성’과 ‘수용성’으로 정리될 수 있는데, 이 중 근육의 쇠퇴를 배려하는 제품으로는 상판의 떨어짐 방지 턱, 핸드 바 등이 있으며, 뼈와 관절의 경우는 하부 수납장 겸 의자, 회전식 수납장 등이 있다.

한편, 감각계의 기능 쇠퇴를 배려하는 제품의 주요 유니버설 디자인 특성으로는 ‘기능적 효용성’과 ‘쾌적성’이 대표적인 항목으로 꼽히는데, 시각의 노화를 고려한 제품이 다른 감각기관의 노화를 위한 제품보다 상대적으로 큰 부분을 차지한다.

시각적 노화를 위한 제품으로는 센서를 내장한 조명, 크고 간편한 조작 버튼 등이 있으며, 청각적 노화를 위한 제품으로는 의사소통이 원활한 개방된 작업대가 있다.

정신적 장애를 배려하는 유니버설 디자인의 주요 특성으로는 ‘커뮤니케이션의 효용성’이 가장 우선 고려되어야 할 대상으로 여겨지는데, 가열대 옆에 있어서 찾기 쉬운 양념서랍, 반투명 문 수납장 등이 이에 해당된다.

주방 내 제품 사용 영역별로 유니버설 디자인 부엌제품의 디자인 특성을 살펴보면 먼저, 식사영역을 제외한 준비영역과 개수영역, 조리영역, 가열영역, 수납영역에서 적용된 유니버설 디자인의 개념의 특성은 ‘기능적 효용성’과 ‘수용성’이 대표적이다.

구체적으로 제품 유형을 살펴보면, 준비영역의 유니버설 디자인 제품으로는 떨어짐 방지턱, 핸드바 등이 있고, 개수영역의 경우에는 하부장 겸 의자, 원터치 레버식 수전 등이, 조리영역의 경우 서랍형 도마, 서랍형 여유 공간 등을 들 수 있다.

가열영역의 유니버설 디자인 개념이 적용된 제품으로는 쉽게 닦이는 렌지․렌지후드와 크고 알아보기 쉽고 조작이 쉬운 렌지 조절판 등이 있으며, 수납영역의 경우에는 상하로 이동이 가능한 장 및 반투명 문 등이 있다.

식사영역에서 사용하는 유니버설 디자인 제품의 특성으로는 ‘접근성’과 ‘기능적 효용성’이 대표적으로 시각적 개방감을 주는 테이블 디자인 및 좌․입식 겸용 식탁이 이에 해당한다.

주방 전체 영역에 공통적으로 해당되는 제품의 경우에는 ‘기능적 효용성’과 ‘수용성’이 주된 유니버설 디자인 특징으로, 예를 들면 높낮이 조절 싱크, 무릎지지 공간 등이 이에 해당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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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Kg의 미숙아로 태어나면서 출생 시 의료사고로 심한 뇌병변장애를 운명처럼 가지게 되었다. 부산장애인자립생활대학 1기로 공부했으며, 대구대 재활과학대학원에 출강한 바도 있다. 지금은 한국장애인소비자연합의 이사로 재직 중이다. 모바일‧가전을 포함한 장애인 접근성, 보조공학 등 관련 기술을 다룰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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