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몰리는 전철의 문화는 시대에 따라 바뀌어져 간다. 어른들의 이야기를 빌려 이야기하자면, 예전에는 신문을 들고 보는 전철의 모습이었다가 지금은 전철을 타자마자 바로 고개를 숙이고 스마트폰을 보기 바쁜 문화가 되었다는 것이다.

농인도 과연 그럴까?

여전히 눈은 바쁘다. 예전에도 지금도 여전히 바쁘다. 왜 그럴까?

스마트폰을 보다가도 어느 역인지를 보기 위해 틈날 때마다 안내판을 보고, 주변의 모습을 살펴봐야 하고……, 그래서 농인은 항상 눈이 바쁘다.

듣지 못해서 그런 게 아니라 우리는 잘 보는 사람인데도 불구하고 사회는 '더 잘 볼 수 있게 하는 배려'를 잊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 제안하고 싶은 것은 전철 안에서도 스마트폰만 바라보는 단절보다 전철 안에서도 작은 '소통'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주었으면 좋겠다. 실시간 소셜 네트워크처럼 "이 역은 ㅇㅇ역이며, 맛집은 어디에 있는지"를.

전철 안의 모든 승객들과 소통할 수 있는 모바일 플랫폼이 있으면 어떨까?

문해력이 약한 농인들에겐 실시간 수어 영상 노선 알림판을 설치해주는 게 좋을까?

농인인 나는 늘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나는 '수화로 소통하는 행복한 세상'을 디자인하는 게 행복한 사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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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샛별 칼럼리스트
경도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에서 농인(청각장애인)을 위한 보이는 뉴스를 제작하며, 틈날 때마다 글을 쓴다. 다수 매체 인터뷰 출연 등 농인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농인 엄마가 소리를 알아가는 아이를 키우면서 겪는 일상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수어와 음성 언어 사이에서 어떤 차별과 어려움이 있는지, 그리고 그 어려움을 일상 속에서 잘 풀어내는 과정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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