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로그인 | 회원가입
Ablenews로고
서울다누림미니밴
에이블뉴스의 기사를 네이버 모바일에서도 만나볼 수 있습니다.
배너: 최첨단 스포츠의족 각종보조기전문제작 서울의지
뉴스로 가기동영상으로 가기포토로 가기지식짱으로 가기블로그로 가기사이트로 가기
[모집] 현재 에이블서포터즈 회원 명단입니다.
세상이야기
직업능력개발원 훈련생 수시모집
네이버에서 에이블뉴스를 쉽게 만나보세요
뉴스홈 > 오피니언 > 세상이야기 기사 인쇄기사 이메일 보내기기사목록 기사오류신고
이기사를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 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RSS 단축URLhttp://abnews.kr/djS

우리 아이들의 스승님은 나의 스승님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5-05-14 16:04:37
스승의 날이면 나는 스승님들께 찾아뵙지 못하는 죄스러움으로 카네이션 꽃 한 송이를 편지에 담아 진솔한 나의 마음을 전하곤 한다.

‘베풀어 주신 은혜에 감사드리며, 오래도록 잊지 않겠습니다. 건강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어느 순간에 시간은 가고 스승님의 검은 머리는 온 데 간 데 없이 온통 은발이 자리한다. 노년생활에 어쩌면 황혼을 준비하시는 지도 모른다.

갑자기 시간이 없음을 실감하고는 1995년부터 모인 모임의 시기를 방학이 아닌 꽃 피는 봄으로 앞당겼다. '더운 여름보다는 다니시기에 수월한 봄이 좋겠다.'싶어서. 아니 그것보다 더 다급한 것은 걸으실 수 있을 때 더 모시고 다녀야겠다.

2013년 이맘때에는 스승님을 모시고 순천만에 다녀왔는데 올해는 바쁘다는 핑계로 모시지 못함을 죄스러워하며, 순천만에서 스승님과 함께했던 시간을 그리며 글을 쓴다.

“교장 선생님, 이번 모임은 5월에 하고요, 장소는 순천만 일대를 가려고 하는데 괜찮으세요?”

“어머나, 정원도 보고 꽃도 볼 수 있겠네, 버스도 타고 걷는 것도 어렵지 않아서 좋겠어요.”

이른 새벽에 일찍 도착하시어 나를 기다리시는 모습에서 여행을 한다는 기쁨의 설렘을 엿볼 수 있었다. 버스 속에서 5시간의 긴 여행임에도 잠시도 쉬지 않으시고 그 동안 아들 며느리, 손자 손녀와 있었던 이야기 봇짐을 푸시고 신이 나셨다. 사부님 돌아가시고 혼자 계시면서 말동무가 없으셔서 적적하셨음을 상상할 수 있었다.

도착하여 여러 나라의 정원을 둘러보시며 때로는 동심으로 돌아가 흔들다리를 건너며 흥을 내시기도 하고, 한 곳이라도 더 보며 아름다운 정원의 모습을 오래 간직하고 싶어하시는 모습도 읽었다.

하루의 해가 질 무렵 집으로 돌아오는 차에서 피곤하실까 걱정했는데 한 숨도 주무시지 않고 하루를 정리하셨다. 70세를 훌쩍 넘기셨고 몇 년 전 무릎의 통증으로 걷는 것이 어려웠던 고통을 딛고 다닐 수 있음에 감사하며 세상사 늘 아름답고 자연에 순응하듯 얼굴이 편하고 밝으시다.

두 번째 학교는 집과 너무 먼 거리에 있어서 출퇴근하기에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 그러나 힘든 만큼 모든 일은 공평하게 즐거운 일이 곳곳에 나를 기다렸다.

두 아들이 어려서 병치레를 심하게 하여 병원을 들린 후 늦은 시각에 인사를 드리면, 교장선생님께서는 “아이들 어려서 키우느라 고생이 많지요.”하시며 격려를 하신다.

우리 특수학급의 학생들 이름을 아시고 하루에 한 번 이상은 교실에 오시어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주시며 대화하시고 칭찬해 주신다.

"교장선생님은 너희들이 정말 예쁘단다. 거짓말도 안 하고 선생님 말씀 잘 들으니 천사 같다.”

아이들은 자신들을 인정해 주고 사랑해 주는 것을 안다. 교장선생님을 졸졸 따라다니며, 중간고사를 보고 하나라도 맞으면 기뻐서 달려가는 곳이 교장선생님의 방이다.

“교장선생님, 저 오늘 시험 한 개 맞았어요. 정답이래요.” 큰 소리로 자랑을 하노라면, “정말 잘 했구나, 그거 정답이다. 잘 맞추었다.”하시며 같이 맞장구를 치시며 기뻐해 주셨다.

그런 교장선생님을 아이들은 할머니 대하듯 어리광을 부리기도 하고, 먹을 것이 있으면 손에 가만히 놓아드리기도 한다.

졸업한 선아는 부산으로 이사를 가서 세탁소 보조 일을 하는데 매년 스승의 날에는 잊지 않고 인사를 드린다.

“교장선생님, 아니 할머니 저 세탁소에서 일해서 돈 많이 벌었어요. 엄마가 아프셔서 병원비도 내 드렸고요, 옷도 사드렸어요. 스승의 날인데 못 찾아뵈어 죄송합니다. 교장 할머니, 오래 오래 건강하세요.”

교장 선생님께서는 지금도 그 때의 아이들 이름을 모두 기억하시며 아이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물으신다. 아이들의 눈을 보고 있노라면 맑은 호수를 보는 것 같다고 하시며 선아가 전화를 드리는 날에는 가까운 친구들에게 자랑을 하신다.

1990년대 초는 특수교육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서 특히 관리자의 인식이 개선되지 않았기 때문에 장애학생들에게 인격적인 대우보다는 사고가 날까봐 노심초사하는 시기였다.

그런 시대적 상황에서도 이 교장선생님께서는 우리 아이들의 눈높이에서 대화하셨고 사랑하셨다. 그러기에 아이들은 교장 선생님을 할머니처럼 대했고, 스승님으로 모셨다.

재작년 스승의 날에는 우리 아이들의 스승님을 모시고 여행을 다녀왔다. 작년 겨울에는 여수 오동도와 동백꽃을 보고 왔고, 올해는 여름방학에 여행을 준비할 것이다.

조금이라도 걸으시고 건강하실 때 우리 나라의 아름다운 모습을 더 보시고 즐거워하시는 모습을 뵙고 싶었다.

우리 아이들의 스승님은 저의 스승님이십니다. 오래도록 건강하시어 우리 선아가 교장 할머니로 사랑하게 해 주세요. 그리고 저도 지켜봐 주세요. 무언의 가르침으로 주신 겸손함과 사랑을 실천하는지요.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칼럼니스트 황윤의 (hwang9268@hanmail.net)

칼럼니스트 황윤의의 다른기사 보기 ▶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배너: 기사가 마음에 드셨나요? 구독료 1,000원도 큰 힘이 됩니다. 자발적 구독료 내기배너: 에이블서포터즈
이기사를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트위터 RSS
화면을 상위로 이동 기사내용 인쇄기사 이메일 보내기기사목록 기사오류신고
최신기사목록
기사분류 기사제목 글쓴이 등록날짜
오피니언 > 세상이야기 춤추는 장애인연금, 실수 인정 않는 사람들 칼럼니스트 최충일 2021-05-07 14:04:50
오피니언 > 세상이야기 장차법 '정당한 편의', 권리협약에 맞게 개정해야 칼럼니스트 이원무 2021-05-07 10:38:35
오피니언 > 세상이야기 작가이자 모델, 호주 절단장애인 ‘리사 콕스’ 칼럼니스트 김해영 2021-05-07 10:28:55

전국발달장애인합창대회 참가신청 안내

[전체] 가장 많이 본 기사

가장 많이 본 기사 더보기

인기검색어 순위




배너: 에이블뉴스 모바일웹 서비스 오픈


배너: 에이블뉴스 QR코드 서비스 오픈

[세상이야기] 많이 본 기사

많이 본 기사 더보기


댓글이 더 재미있는 기사

댓글이 더 재미있는 기사 더보기

주간 베스트 기사댓글



새로 등록된 포스트

더보기

배너:장애인신문고
배너: 보도자료 섹션 오픈됐습니다.
화면을 상위로 이동
(주)에이블뉴스 / 사업자등록번호:106-86-46690 / 대표자:백종환,이석형 / 신문등록번호:서울아00032 / 등록일자:2005.8.30 / 제호:에이블뉴스(Ablenews)
발행,편집인:백종환 / 발행소:서울시 용산구 한강대로7길 17 서울빌딩1층(우04380) / 발행일자:2002.12.1 / 청소년보호책임자:권중훈
고객센터 Tel:02-792-7785 Fax:02-792-7786 ablenews@ablenews.co.kr
Copyright by Ablenews. All rights reserved.
1층이 있는 삶과 여행 캠페인
장애인용품 노인용품 전문쇼핑몰, 에이블라이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