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고 있다.

옷차림도 가벼워지고, 움츠러진 어깨도 펴고 활보하게 되는 요즘이다.

농사회에도 봄이 오겠지?

서로를 생채기하기에 바쁜 칼바람은 멈춰지고, 서로를 어루만져주는 산들바람이 조금씩 불어오겠지.

우리 농인에게도 봄이 와서 수어가 그마다의 생기를 가지고 만나는 사람마다 행복을 주고 소통하는 기쁨을 느꼈으면 좋겠다.

농사회의 봄은, '한국수어법'을 통한 새로운 시작이길 바란다.

'한국수어법'이라는 봄을 거치고 나면 구색을 입은 옷들을 다 버려야 하는 시기가 오고, 뜨겁도록 머리를 맞대고 의논해야 하는 일도 많아지는 여름이 찾아올 것이다.

뜨겁게 부딪치며 여름을 보내고, 농인의 외로운 걸음을 마무리하는 가을이 찾아온다. 외로운 걸음을 끝내고 나면 비로소 진정한 시작을 할 수 있도록 쉼을 가질 수 있는 겨울이 온다.

농인은 정말 기나긴 겨울을 보냈다. 아무도 몰라주는 정보와 문화, 그리고 언어의 소외감을.

농인의 인내는 여러분이 만들어준 것이다. 그 인내를 더욱 빛나게 하는 '한국수어법'도 여러분의 마음이 합하여 태어나는 것이라는 것을.

우리에게 이렇게 빛나고 따뜻한 농사회의 봄을 선물해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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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샛별 칼럼리스트
경도농아인협회 미디어접근지원센터에서 농인(청각장애인)을 위한 보이는 뉴스를 제작하며, 틈날 때마다 글을 쓴다. 다수 매체 인터뷰 출연 등 농인에 대한 인식개선을 위해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농인 엄마가 소리를 알아가는 아이를 키우면서 겪는 일상의 이야기를 풀어내면서 수어와 음성 언어 사이에서 어떤 차별과 어려움이 있는지, 그리고 그 어려움을 일상 속에서 잘 풀어내는 과정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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