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말 활동보조인의 도뇨(소변을 빼내주는 행위) 도움에 대한 적법성 문제로 장애계가 시끄러웠었다. 전문 의료인이 아닌 활동보조인이 척수장애인 등 중중장애인의 도뇨를 도와주는 것이 의료법에 저촉된다는 이유에서였다.

한국척수장애인협회는 ‘척수장애인의 도뇨는 의료행위가 아닌 일상생활이다’라고 강력히 반발을 하고 언론을 통해 이슈화를 하고 복지부, 의사협회 등 관련기관과 협의한 결과 ‘활동보조인에게 별도의 관련 교육을 통해 도뇨가 가능’하도록 하였다.

그리고 강사의 자격과 교육 일정, 교재, 교구 등의 교육 커리큘럼을 정리하고, 지자체별로 교육을 담당할 교육기관을 선정하고 올해 5월부터 전격적으로 교육을 실시하게 되었다.

도뇨 교육기관 안내. ⓒ이찬우

지난 6월 28일 오전 서울 서초동에 있는 휴먼케어교육센터에서 실시된 교육현장에 모니터링을 위해 다녀왔다.

기본적으로 활동보조 교육을 이수하고 활동을 하고 있는 대상자를 위한 교육이라 주말에 교육이 실시되었다. 이번이 2회째 교육이고, 매회 50명의 활동보조인이 수강한다고 한다.

현재 활동보조인 직무를 하고 있는 분들이라 연륜이 보였고, 삼삼오오 서로 아는 분들인지 분위기가 기본 교육과는 다르게 활기차 보였다. 참가자 확인을 하고 정확히 10시에 교육이 시작되었다. 강사는 전직 간호사 출신으로 현장의 경험과 방문간호 경험을 갖춘 분이셨고, 열정적인 강의를 하셨다.

2시간 과정의 교육은 이론교육과 실기교육으로 나누어진다. 이론교육으로는 배뇨의 중요성과 필요성, 배뇨기에 대한 해부학적 설명, 배뇨에 대한 의학적인 현상, 척수장애인 등에게 도뇨의 중요성, 도뇨의 방법, 손 씻는 방법 등에 대해 교재를 중심으로 상세히 설명하였다.

두 번째 실습시간에는 도뇨에 관련된 동영상을 시청하고 도뇨에 필요한 도구(카테타, 젤리, 멸균장갑, 멸균솜, 물티슈 등)를 설명하였고, 남·여 성기모형물을 이용하여 실제로 도뇨를 하는 실연을 하였다. 그리고 실습을 원하는 교육생 두 분을 선정하여 실습을 해보게 하고 잘못된 부분을 설명해 주었다.

강의가 끝나기 전에 강사분의 양해로 필자가 나가서 참가한 활동보조인들에게 감사 인사를 드리고 도뇨 교육을 하게 된 경위와 당위성, 현장에서 이용자와의 관계형성방법, 도뇨와 관련된 향후의 계획 등에 대해 설명했다.

모든 교육이 끝난 후 참가자들에게 교육 이수증을 수여하고 공식적인 강의는 마무리 되었다.

교육이 끝난 후에도 실습을 원하는 분들에게 실습 기회를 주어 몇 명이 직접 실습을 하면서 강사와 질의응답시간을 갖는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주기도 하였다.

주말에 교육을 받는 활동보조인과 열심히 강의를 하는 강사, 그리고 교육기관의 노고에 감사를 드리며, 이런 교육을 통해 대한민국 중중장애인들의 삶이 개선될 것이라고 확신하다.

더불어 도뇨교육에 대하여 몇 가지 제도적으로 보완을 하거나 개선할 것에 대해 논하고자 한다.

첫째, 실습교구를 더 확충하여 참가자들 모두가 한 번 이상 실습을 의무적으로 해보고 이수하도록 관련예산을 확대하여야 한다. 눈으로만 보고 이해하는 것으로는 충분치가 않기 때문이다.

일부 교육생들은 이수증을 위해 온 듯이 소극적으로 참여하고 가는 사람도 보여 걱정이다. 도뇨문제는 장애인 당사자에게는 매우 심각하고 중요한 문제이므로 충분한 실습과정을 거치고 당사자의 협조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현재 도뇨도움을 주고 있는 활동보조인들이 우선적으로 교육을 이수할 수 있도록 중계기관의 적극적인 협력이 필요하다. 이날 참여한 교육생 중의 대부분은 이수증을 받아 놓으면 좋다고 하니까 참가한 분들이 많았다.

미래를 대비하는 것은 좋은 자세이다. 하지만 도뇨교육을 하게 된 취지를 생각하면 우선적으로 교육을 받을 분들이 누구인지 자명하기 때문이다.

셋째,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사전·사후 설문이 필요하다. 사전에 도뇨에 대한 기본 지식이 있었는지, 경험이 있는지, 그리고 교육 이수 후에는 무엇이 변화되었는지 차이점이 있는지에 대한 세밀한 관찰이 필요하다. 이를 통해 교육의 효율성과 방향을 점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강사들을 위한 보수교육이 필요하다. 간호사 등 전문 의료인이기는 하지만 전국적으로 동일한 교육의 질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정기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국립재활원이 적극적으로 역할을 하여야 한다.

넷째, 보조강사로서 당사자의 참여가 필요하다. 도뇨를 하고 있는 장애인 당사자가 참여를 하여 실습을 지도하고 교육 말미에 활동보조인들에게 현장에서의 주의점이나 이용자와의 관계형성 강화 등에 관하여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면 교육의 질이 더욱 더 높아질 것이다.

마지막으로 중요한 것은, 중중장애인들을 돌보는 활동보조인들의 수당에 차이를 두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 더 힘들고 더 전문적인 지원을 하는 활동보조인들에게 그 수고에 맞는 지원을 해야 한다.

그리고 현재 선천성신경인성방광환자에게만 지급되고 있는 도뇨카테타 구입 요양비를 같은 증상인 후천성신경인성방광의 척수장애인에게도 확대 적용하여, 당사자도 안전하고 위생적인 도뇨를 하게하고 활동보조인에게도 편한 도뇨도움이 가능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활동보조는 장애인의 인권을 향상시키고 궁극적으로 사회활동을 통해 자존감을 높이는 아주 중요한 복지제도이다. 이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활동보조인들에도 대한 다양한 전문교육을 통하여 역량을 강화시키고 자존감의 향상을 통하여 상호 윈-윈 할 수 있도록 하여야 하겠다.

한국척수장애인협회는 지속적으로 도뇨교육에 대한 모니터링을 할 것이며, 그 결과를 서로 공유할 것이다.

도뇨카테타의 다양한 종류. ⓒ이찬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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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이며, 35년 전에 회사에서 작업 도중 중량물에 깔려서 하지마비의 척수장애인 됐으나, 산재 등 그 어떤 연금 혜택이 없이 그야말로 맨땅의 헤딩(MH)이지만 당당히 ‘세금내는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대한민국 척수장애인과 주변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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