휠체어를 사용하는 지체장애인 혹은 척수장애인들의 이동에 있어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도구 중에 하나는 차량일 것이다.

우리 나라처럼 저상버스의 보급률이 낮아 대중교통의 접근성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 휠체어 장애인들이 자유롭게 이동하는 데 있어 가장 실용적이고 절실한 서비스는 차량 개조 서비스가 아닌가 생각된다.

이동을 자유롭게 할 수 없다는 것은 여러 가지 사회적 혹은 직업적인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또한, 차량개조 뿐만 아니라 휠체어 장애인들이 집밖으로 이동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주택개조이다.

특히 중도 장애인인 척수장애인과 같은 경우에는 갑작스런 사고로 인한 휠체어 사용으로 거주하고 있는 주택의 개조가 절실하게 요구될 수 있다.

이렇듯 이동에 제약이 있는 휠체어 장애인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서비스는 차량·주택개조 일 것이다.

실제로 필자 주위의 많은 척수장애인들은 재활과 사회자립을 위해서 차량·주택개조가 매우 중요하며 절실하게 요구되는 서비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이러한 서비스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차량개조의 경우 한국장애인고용공단에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 근로자를 대상으로 출퇴근용 자동차 개조 및 차량용 보조공학기기 지원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지원이 결정된 장애인 근로자는 자동차 개조 및 차량용 보조공학기기 장착 비용을 최고 1,5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으나, 주 대상이 직장을 갖고 있는 휠체어 장애 근로자에 국한되어 있어 구직 중이거나 실업 상태인 경우에는 지원을 받을 수 없다.

또한 주택개조의 경우에도 농어촌에 거주하는 저소득 장애인가구에 편의시설을 지원함으로써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을 실시하고는 있으나, 농어촌 저소득 장애인으로 국한되어 있어 실제로 주택개조가 필요한 장애인들이 이용하기에는 어려움이 많다.

게다가 정부 주도의 체계적인 주택 개조보다는 민간단체 중심의 사업들로 인하여 보다 조직적이며 장애인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주택개조 서비스 제공이 필요하다.

우리 나라에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이동성을 높이기 위해서 필요한 차량·주택개조 서비스의 양과 수준이 매우 불충분한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미국에서는 어떠한 방식으로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차량·주택개조 서비스가 제공되는지 살펴보자.

사실 미국에서도 경우에 따라서는 차량·주택개조에 드는 비용이 상당히 고가인 경우도 있다. 간혹 차량개조의 비용이 차량자체 가격보다 더 소요되는 경우도 있다.

주택개조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주택의 상황이나 주위 환경에 따라서 비용이 많이 들거나 아니면 개조가 불가능한 경우도 있다.

그래서 미국에서는 장애인이 차량·주택개조가 필요한 경우에는 전문가의 엄격한 평가를 받게된다.

대체로 차량·주택개조를 평가·심사하는 부서는 주정부 재활부서 내에 있는 경우가 많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주정부 재활기관은 전문적으로 평가·심사를 실시하는 외부 민간업체를 이용하여 견적을 내기도 한다.

여기서 말하는 평가·심사는 장애인이 차량개조나 주택개조가 필요한 지를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각 장애인의 개별 특성에 따라 어떠한 개조가 적합한지를 평가하는 것이다.

즉, 까다로운 평가 기준을 적용하여 장애인을 선별하는 것이 아니라 장애인의 개별적인 신체적 특성을 면밀히 고려하여 최적의 개조를 실시하기 위해 조사하는 것이다.

이러한 평가가 이루어지면 종사자인 재활상담사는 평가 결과에 따라 차량·주택개조를 실시하는 업체나 기관에 요청하여 개조를 실시하도록 요청한다.

차량·주택개조의 실시 결정은 원칙적으로 장애인의 사례를 맡은 재활상담사의 고유 권한이기는 하지만 차량개조의 경우 30,000불(약 3천만원 정도)를 넘는 경우에는 상부 관리자의 승인을 받도록하고 있다.

이러한 승인 절차는 일반적으로 행정적인 승인이며, 큰 이상이나 문제가 없다면 차량개조를 승인하는 것이 보통이다.

이렇듯 미국에서는 휠체어 장애인이 재활을하고 자립을 할 수 있도록 차량·주택개조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단순히 차량·주택개조를 함으로써 장애인의 이동성을 높힌다는 차원을 넘어 휠체어 장애인들의 사회자립과 사회통합의 가장 기본적인 요건으로 차량·주택개조를 가장 기초적인 복지 서비스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다.

끝으로 흥미로운 것은 미국 거리를 돌아다니다보면 우리나라와 비교하여 건축물이나 도로의 접근성도 양호하고 저상버스의 보급률도 매우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차량·주택개조를 위해서도 필요한 자원을 적극적으로 투자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점이 장애인 복지에 사회적인 관심을 많이 쏟는 미국의 재활 정책이 아닌가 생각된다.

장애인 재활에 적극적이고 많은 투자를 하는 미국의 재활 시스템이 부럽기도 하였으며, 우리나라에서 거주하고 있는 휠체어 장애인을 위해서도 정부 차원의 종합적이며 개별적인 차량·주택개조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된다.

이러한 서비스는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화려한 서비스가 아니라 가장 기본적이며 핵심적인 서비스임을 우리 사회도 인식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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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선 칼럼리스트
재활복지전문인력양성센터 센터장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장애인 재활·복지 분야의 제도 및 정책적인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미국의 장애인 재활서비스와 관련된 올바른 정보와 소식을 전하고자 한다. 특히 현재 장애계의 주요 이슈인 장애 등급제 폐지, 재활서비스 대상자 판정, 개별서비스 제공 방식과 서비스의 종류, 원스톱 서비스 체계의 구축 등과 관련해 미국에서 얻은 실무경력을 토대로 정책적인 의견을 내비칠 예정이다. 미국 주정부 재활기관에서의 재활상담사로서 실제 업무를 수행함으로써 얻은 지식과 실무 경력을 바탕으로 미국의 선진 장애인 재활서비스 제공 과정과 내용에 대해서 상세하게 기술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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