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어린이날과 성년의날, 어버이날 등이 있어 가족을 생각하게 하는 달이다.

어린이날이 되면 장애를 가진 자녀를 둔 부모들은 어디로 나들이를 갈까 고민이 될 것이다. 가까운 곳의 조용한 공원이면 좋겠다.

수도권에 살고 있다면 남산을 권하고 싶다. 어린이날 제정에 기여하고 어린이를 무척 사랑한 소파 방정환 선생이 살았던 남산은 소파길로 지정되어 있다.

이 길은 남산 케이블카 타는 곳 입구에서 국립중앙극장까지 왕복 3.4킬로미터의 길인데, 차량의 진입이 금지되어 있어 비교적 완만한 길에 장애인화장실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음향신호기가 설치되어 있고, 위험한 곳에는 펜스를 쳐서 시각장애인들이 걷기 편리하도록 서울시가 장애인 휴양공간으로 만들어 놓았다.

입구에서는 휠체어를 무상대여해 주고 있으며, 남산케이블카 타는 곳에는 휠체어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도 설치되어 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 경사로가 있어 봉화대 등을 돌아볼 수도 있다.

여의도 공원은 장애인 편의시설을 갖추어 BF(무장애인증마크)인증을 받았다. 작은 연못이 있고, 장애인 화징실이 있으며, 가족과 대화를 하면서 여유를 즐길 수 있다.

서대문역 뒤 안산에 위치한 자락길은 올레길처럼 산책길인데, 장애인 화장실을 갖추고 있으며, 휠체어를 타고 산책이 가능하도록 해 놓았다.

놀이공원에 가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은 놀이기구를 탈 수 없기도 하고 매우 복잡하여 여유를 가지고 즐기기가 어려우므로 조용한 공원을 찾아 가족간의 오붓한 시간을 가지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면 좋을 듯하다.

가족공원에서 대화의 시간을 가지자. 단순히 보호하는 날이거나 행사의 날이 아니라 대화의 날이 되었으면 한다. 헬렌켈러, 루즈벨트 대통령 등 훌륭한 장애인을 말해 주는 것은 희망과 용기를 주고 무한한 가능성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에서 다루어져야 한다.

그러한 인물들이 어떻게 훌륭하게 되었으며 어떻게 어려움을 이겨내었는지를 꼭 이야기해 주었으면 한다. 단지 훌륭하다는 말만 하면 너도 노력만 하면 되는데 왜 노력하지 않느냐는 질책으로 받아들일 수 있으므로 조심해야 할 것이다.

어린이날은 장애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가족과 서로 스킨십을 하고 사랑을 나누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힘들어하는 부모들에게 평소에 하지 못한 말을 하게 하고 지지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말을 하는 것보다 들어주는 시간이 되면 좋겠다.

어린 시절, 어린이날이 되어 동물원에 갔다가 코끼리를 보고 너무나 커서 잘 보이지 않는 눈에도 보이기에 한눈을 팔다가 가족을 잃어버린 적이 있었다.

어린이날 가족을 잃어버리는 불안과 공포를 경험하게 된다면 당황하여 그 불안에 떨며 기분은 엉망이 될 것이다. 절대 혼자 기다리게 해서는 안되며, 아이에게 즐거움을 줄 생각을 해야 한다.

또 한번은, 가족끼리 영화를 보러 갔는데 외국영화라서 자막이 나왔다. 나는 눈이 나빠서 영화를 이해할 수가 없었다. ‘솔로몬과 시바’였다.

영화 관람을 마치고 부모님은 영화를 본 소감을 말해 보라고 하셨다. 형은 여자는 참으로 요물인 것 같다고 말했다. 내 차례가 되자 나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부모님은 영화를 헛봤군 하셨다. 나는 억울하기까지 했다.

5월에는 장애를 가진 자녀의 친구들을 집으로 초대하자.

가족이 바빠서 야외 나들이를 자주 못하는 친구가 있다면 그 친구를 함께 데리고 나들이를 가서 친분을 쌓고 함께 하는 시간을 가지게 하면 매우 좋다. 그런 시간이 어려우면 집에 친구들을 초대해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놀게 해 주자. 꼭 학교의 친구일 필요는 없다. 이웃의 또래 아이라도 좋다.

아이들이 놀 때에 어른들이 과도하게 개입해서는 안 된다. 자신들만의 시간을 가지게 하여 주어야 아이가 부담이 없다. 부모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자 한다면 재미있는 게임을 제안하거나 공동으로 만들기 등 작업놀이를 하도록 하여 아이들이 흥미를 가지고 유익한 시간을 보내게 해 주어야 한다.

5월에는 부모가 긍정적인 미소를 보여주기 위해 노력하는 연습의 달이 되었으면 한다. 부모가 부정적이면 아이도 학습되어 긍정적인 사고나 태도를 가지기 어렵다. 그리고 자녀를 지지해 주는 태도를 아이가 느끼게 실천하자. 자녀를 지지하려면 칭찬을 해 주어야 한다.

칭찬은 자립심을 키워주고 자신감을 갖게 한다. 자기존중감과 소중함을 알게 한다.

장애 아이들은 주로 보호의 대상일 뿐 칭찬 받을 기회가 매우 적다. 작은 일거리를 주고 칭찬을 하거나 장점을 찾아 대단하다는 칭찬을 해 주면 더욱 잘 하기 위한 동기 유발이 될 것이다.

부모가 칭찬할 기회나 거리가 없는 것이 아니라 장애를 가진 아이가 칭찬받을 기회나 거리가 없다는 것을 기억하고 그러한 기회나 거리를 부모가 만들어야 한다.

자녀가 통합교육을 받고 있다면 또래 아이들의 장애인 인식개선은 부모의 책임도 있다.

국립특수교육원에서는 장애 이해 UCC를 21종 개발하여 앱이나 유투브에서 제공하고 있다. 앱 스토어에서 ‘장애 이해’라고 입력하면 무료로 다운받을 수 있다.

‘할 수 있어요’는 사진을 보여주면서 어떤 장애를 가진 사람인지 맞추기를 한다. 로라 마르티네즈는 시각장애인 요리사, 그리고 롤라 월터스는 시각장애인 체조선수임을 무슨 장애를 가지고 있는지 맞추기 게임식으로 보여준다.

너무 의도적으로 보게 하지 말고 “이런 게 있네” 하는 흥미로운 것을 발견한 것 같은 표현 방식이거나, 맞추면 선물을 줄게 하는 식으로 관심을 가지게 하면 좋다.

"너무 신기하고 대단해서 보여주고 싶었어"라는 말을 하여 생각거리를 유발시키면 좋다. 장애를 가진 자녀의 친구에게 생각을 강요하지 말고 이런 것도 있어서 한 번 보여주고 싶었다는 식의 가벼운 터치가 더욱 흡수력을 높일 수 있다. 공감의 표시를 친구가 하면 너는 그럴 줄 알았다는 말로 기를 살려 준다.

‘나너 소중한 우리’, ‘같은 사과, 같은 사람’, ‘동그라미’, ‘우리 마음 속 잠금 해제’, ‘스노우볼 효과’, ‘작은 배려가 건네는 선물’, ‘우리 물음표 할까요’, ‘동행’, ‘어느 평범한 커플 이야기’, ‘나의 하루’, ‘꿈’, ‘나도 말을 한다’, ‘공감의 조건’, ‘내가 본 희망’, ‘미음으로 그리는 세상’, ‘바퀴의 꿈’ 등 장애이해 UCC들의 제목만 보더라도 함께 하고, 차이 즉 다름이 있으나 차별이 없이 이해하고 함께 나누어야 하며, 같이 소중한 존재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you'에서는 자폐성 아이가 수업을 방해하고 선생님의 지시에 잘 따르지 않는데, 아이들이 왜 꾸지람을 하지 않느냐고 묻는다. 선생님은 이 친구에게는 모두 이유가 있다고 말한다.

숫자2와 영어의 you를 합쳐서 이유라고 한다. 그리고 영어로는 ’너‘, 상대라는 의미도 있다고 한다. 상대의 이유를 따지지 않고 상대를 이유가 있다고 인정하고 존중하는 내용을 담은 제목이 매우 재미있다.

장애를 가진 자녀와 친한 친구가 된 아이에게는 보상이 필요하다. 정이 그리운 아이라면 ‘엄마’라고 부르게 하여 가족처럼 대할 수 있다. 드라마 엔젤아이즈가 그러한 모습을 보여준다. 보상이라고 하여 댓가나 거래를 하라는 것은 결코 아니다.

도와 준 사실을 알았을 때 고맙다는 말을 하는 것이 좋다. 반복해서 착한 일이라고 계속 칭찬하는 것은 효과가 없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오히려 무관심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아이의 수준에 맞는 작은 선물을 성의표시로 할 수는 있으나, 보상을 기대하게 해서는 안 된다.

착한 일을 해서라기보다 예뻐서 준다는 식이거나, ‘자주 선물을 주지 못해 미안하지만 마음은 알지?’ 등으로 말해주면 아이는 그것을 칭찬으로 이해하면서 도와주는 자와 도움 받는 자가 아니라 친구로 인식한다.

자녀가 혹 괴롭히는 친구로 힘들어하지는 않는지 살펴야 한다. 그런 친구가 있는지 질문하는 방식으로는 진실을 얻을 수 없다. 오로지 섬세한 관찰이 필요하다.

무시하는 말로 상처를 줄 수도 있다. 행동으로 괴롭히거나 도와주어야 할 상황임에도 방임하는 친구도 있다. 학교 차원이 아니라 부모 차원에서 개인적으로 감사장을 만들어 잘 한 친구에게 격려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도움이 된다.

아이가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하는지, 영광으로 생각하는지는 분위기를 살펴보면 안다. 괴롭힘의 태도는 교사의 아동에 대한 태도에 영향을 많이 받는다.

교사의 방임행동은 문제가 될만큼 드러나지 않으나, 은연 중에 한 행동에서의 문제를 아이들이 따라하게 되기도 한다.

그러므로 교사가 진심으로 감정을 이해하고 살피도록 부모가 교사에게 은근하게 관심을 보여주어야 한다.

노골적으로 부탁하는 것은 형식적 행동만 하게 하거나 부담을 줄 수 있다. 절대 친구 앞에서는 자녀의 사회적 지위와 존중감과 기를 살려 주도록 하여야 한다.

그리고 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같이 느껴야 한다. 그 때 참 힘들었겠구나, 마음이 참으로 아팠겠구나 등의 공감의 표현을 충분히 자녀에게 해 주어야 한다. 그리고 교사와 자주 의논하여야 한다.

자녀에게 꿈을 강요하지 말고 부모가 꿈을 만들어주어야 한다. 꿈이 없다고 하는 자녀에게 무의미한 인간처럼 취급해서는 절대 안 된다.

꿈은 부모의 모습에서 출발한다. 현재 존경하고 좋아하는 사람을 따라 하고 싶거나, 현실의 어려움을 자신이 해결하겠다는 마음에서 꿈을 가지기 쉽다. 현실성이나 꿈을 이루기 위한 전문적 조건 등은 그리 중요하지 않다. 엉뚱하거나 기발한 꿈도 존중하고 ‘그럼 너는 공주가 되는거야, 짱이다’라는 식으로 말해 준다.

위인전을 읽어주어 직업에 대한 상상력을 가지게 하고, 아이 방에서 혼자 공부하도록 강요하지 말고 부모가 옆에서 같이 공부를 하거나 독서 등 공부하는 모습을 모범으로 보여주어야 모방에 의한 안정된 학습 자세를 키울 수 있다. 부모는 놀거나 텔레비전을 보면서 너는 공부해라는 강요는 금물이다.

아무리 먹고 살기 힘들어 자녀들은 스스로 커야 하는 현실이라도 5월은 좋은 부모가 되기 위한 인내와 공부를 하는 달로 삼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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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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