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 새벽,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고 있는 2014동계장애인올림픽(패럴림픽)이 열리고 있는 소치에서 낭보가 날아들었다.

대한민국과 러시아의 아이스슬레지하키 경기에서 우리나라가 러시아에 2점을 먼저 내주고도 3:2로 역전을 하는 대반란의 드라마가 연출되었다.

4천여 러시아 관중들의 일방적인 응원, 폭행에 가까운 거친 태클과 바디체크, 심판들의 텃세에도 대한민국의 선수들이 2점을 먼저 내주고도 이를 극복하고 연장전과 최종 승부 샷까지 가는 치열한 승부 끝에 값진 승리를 얻어냈다.

한국의 휠체어컬링팀도 노르웨이와의 완패 후 미국을 만나 첫 승을 거뒀다는 흐믓한 소식도 들린다.

현지시간으로 3월 7일(금) ~ 16일(일)까지 열리는 2014 소치장애인동계올림픽대회에 한국선수단은 알파인스키,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 아이스슬레지하키, 휠체어컬링의 5개 종목 중에서 바이애슬론을 제외한 4종목에 27명의 선수와 30명의 임원 등 모두 57명의 선수단이 출전 중이다.

이 글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들도 이 선수단 중의 반 이상이 척수장애인이라는 사실은 잘 모를 것이다.

특히, 아이스슬레지하키는 아이스하키 국가 대표였다가 척수장애인이 되신 고 이성근 씨가 처음으로 한국에 소개하고 육성한 종목이라 더 애정과 관심이 많이 가는 종목이다.

양날이 달린 썰매를 타고 픽(pick)과 폴(poles) 등 2개의 스틱을 사용하여 달리고 몸싸움하고 슛을 하는, 그야 말로 상남자의 종목을 하지가 마비가 되어 상지의 균형과 힘만으로 한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투지가 필요한 종목이다.

휠체어컬링의 경우 거의 모든 선수가 척수장애인이다. 휠체어컬링의 김종판 선수는 척수장애인협회의 의정부 지회장을 맡고 있다. 그리고 크로스컨트리의 서보라미 선수는 협회의 인식개선교육 강사로 활동하기도 했다.

협회 소식지(휠)에 소개된 휠체어컬링의 김종판 선수와 크로스컨트리의 서보라미 선수. ⓒ이찬우

척수장애는 운동기능과 감각기능의 마비로 하지나 사지마비의 중증장애인인데, 동계올림픽이라는 종목의 특성상 추위 속에서 시합을 해야 하는 열악한 상황에서도 국가대표라는 최고의 반열에 오르기까지의 남모를 노력과 분투는 척수장애인이 아니라면 감히 상상도 못할 것이다.

누구도 원치 않는 사고 이후 신체적인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울분, 분노 등의 심리적 변화를 이겨내고 스포츠맨으로서의 제2의 삶을 화려하게 살고 있는 모든 선수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특히 개인적으로 척수장애인 선수들에게 존경의 마음을 전한다.

척수장애인 선수들의 선전은 많은 환자와 장애인들에게 힘과 용기를 주고, 할 수 있다는 동기를 부여할 것이다. 좋은 성적으로 우리에게 가능성의 희망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불과 2주 전에 대한민국 국민들의 밤잠을 설레게 했던 분위기와는 다르게 소치 패럴림픽은 유트브나 패럴림픽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즉 인터넷을 통해서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만이 본다는 것이 안타깝다. 국내 방송에서는 뉴스 시간에만 잠깐 볼 수 있다는 것 또한 씁쓸하다.

대한장애인체육회의 공식홈페이지(http://sochi2014.kosad.or.kr/)를 통해 선수단에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서 그들의 노고에 힘을 실어 주자.

대한민국 대표선수단 파이팅!! 척수장애인 선수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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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척수장애인협회 정책위원장이며, 35년 전에 회사에서 작업 도중 중량물에 깔려서 하지마비의 척수장애인 됐으나, 산재 등 그 어떤 연금 혜택이 없이 그야말로 맨땅의 헤딩(MH)이지만 당당히 ‘세금내는 장애인’으로 살고 있다. 대한민국 척수장애인과 주변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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