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 겨울 산행에 나선 자원봉사자들과 밀알천사들 단체 사진. ⓒ조현정

보통 사람들에게 취미가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게임, 사진찍기, 악기 연주, 여행 등이라고 얘기하지 않을까 싶다.

그런데, 취미가 ‘끝없는 인내’라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 밀알천사 산악 모임을 운영하는 남기철 대장을 비롯하여 자원봉사자들이 바로 그 주인공들이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 청계산에 가면 천사들이 있다.

서울시 서초구 양재동 근처에 위치한 청계산 산행을 하다 보면 자폐성 장애인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가 되면 어김없이 자폐성 장애인 30여 명과 이들에게 따뜻한 사랑을 나눠주는 자원봉사자들이 하나가 되어 청계산 산행을 시작한다.

"밀알천사 산악 모임은 지난 1995년 용산고 동기 동창모임에서 시작되었어요. 자폐성 장애를 지닌 아이들을 조금이라도 더 사회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돕고 싶었지요."

남기철 대장은 집에서 하루 종일 장애아동 옆에서 수발을 들어야 하는 고충을 단 몇 시간이라도 덜어주고 싶은 마음에 산악 모임을 만들게 되었다고 이야기 한다.

밀알천사 모임이 결성된 지 올해로 19년째. 아마도 ‘끝없는 인내’가 없었다면 이 모임이 지금까지 유지 되었을까? 아마 몇 달도 채 안 되어서 이 모임은 없어졌을 것이다.

갑자기 소리를 지르면서 우는 아동, 남의 물건을 순식간에 가로채는 아동, 산에 올라가기 싫다고 그 자리에서 누워버리는 아동들을 어찌 감당해 왔는지.

남기철 대장과 자원봉사자들의 끝없는 인내와 사랑이 아이들을 지켰고, 오늘까지 산행을 유지하고 있다.

고통 없는 성공적인 결과는 없고, 인내와 사랑은 어느 누구에게도 외면당하지 않는다고 했던가. 밀알천사와 산행을 시작한 뒤 장애아동들은 조금씩 변하기 시작했다.

“산행을 다닌 후 아이들의 집중력이 몰라보게 좋아졌지요. 아이들은 산행하면서 위험한 상황을 판단하는 능력을 습득하더라구요. 뿐만 아니라 말 한마디 하지 않고 그저 봉사자의 손을 잡고 따라다니기만 했던 아이들이 ‘선생님 손잡아요, 같이 가요’라는 말을 먼저 꺼내기도 합니다. 세상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자기 세계에 갇혀 사는 자폐성 장애아동들이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지요.”

밀알천사 산악모임은 그야말로 자폐성 장애인들에게 집중력과 소통이라는 큰 선물을 해주고 있는 것이다.

“처음 밀알천사 산악 모임을 결성할 때만 해도 주위 사람들은 힘든 일이라며, 이 모임은 지속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걱정을 많이 했어요."

하지만 남기철 대장은 자폐성 장애인들에게 산행은 그 무엇보다도 좋은 치료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질거라는 믿음을 잃지 않았다.

인생에서 가장 멋진 일은 사람들이 해내지 못 할거라고 하는 일을 해내는 것이라고 했던가?

끝없는 인내를 갖고 19년째 이 모임을 유지하고 있는 남기철 대장을 비롯한 자원봉사자들이야말로 가장 멋진 사람들이 아닐까 생각한다.

1995년 부터 시작한 밀알천사 산행 모임은 매주 토요일 자폐성 장애인 30여 명, 자원봉사자 30여 명이 하나가 되어 청계산 산행을 시작한다. 하지만 요즘처럼 추운 겨울에는 자원봉사자들이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이 겨울 밀알천사(자폐성 장애인)들과 하나가 되어 사랑의 산행을 시작하면 아마도 추운 겨울이 따뜻해지지 않을까 싶다. 문의-02 445-7942

자원봉사자들이 자폐성장애인들가 하나가 되어 산행을 하고 있다. ⓒ조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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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정 칼럼리스트
서울 송파구 지역사회복지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지역아동센터 아동복지교사(글쓰기 지도 강사)로 근무하고 있다. 무한한 잠재력과 순수한 마음을 갖고 살아가는 장애 아동과 청소년들의 아름다운 삶을 소개하며, 장애 아동을 키우고 있는 부모님들에게 따뜻한 희망과 감동을 전해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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