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촌"쟁이골". ⓒ전윤선

가을햇살이 쏟아지는 어느 날, 핸드폰 벨이 울린다. “안녕하세요. 다 누리 여행팀입니다. 이번 다 누리 여행에 참여 가능하신가요.”

“네 가능 합니다” “이번 여행지는 경기 화성입니다. 여덟시까지 잠실 국민연금 공단 정문 앞으로 오시면 됩니다.

그리고 당일여행이라 일정이 짧습니다. 문화예술촌 쟁이 골에서 토피어리 체험하고 나서요 자유 시간을 갖고 나서 점심 먹고 궁평항으로 이동해서 자유 시간 후 돌아오는 일정입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낭랑하고 청명했다.

여행당일. 잠실까지 늦지 않으려면 일찍 나와야 했다. 잠실에 도착해서 국민연금 공단으로 불이 났게 달렸다. 간신히 여덟시에 맞춰 도착해 보니 차량이대기하고 있다.

차량에 올라가 자리를 잡고 기다리는 동안 졸음이 쏟아졌다. 깜빡 졸고 있는 동안 차 안은 이번 여행에 함께 갈 일행들 모두 승차해 있었다. 그리고 차량은 잠실을 빠져 나가고 있었다.

처음만나는 사람과 어색한 시간이 흐르니 침묵이 고인다. 침묵의 시간은 길지 않아 깨졌다. 다 누리 팀에서 빵과 우유 간식거리를 나누며 농담을 건넨다.

허기가 채워져서 그런지 분위기가 한결 가벼워 졌고 여새를 몰아 이번여행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

이번여행은 국민연금공단과 함께하는 가을맞이 공감여행으로 여행에 대한 편견을 줄이고 문화체험의 기회를 제공하고자 구성된 여행이다.

장애인은 사회적 장벽과 경제적 형편 때문에 문화사각지대에 노출돼 있다. 문화사각지대에 놓인 장애인에게 조금이나마 문화격차를 해소하고자 하는 따스한 여행인 것이다.

문화는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문화 융성의 시대가 가장 찬란한 시기다. 박근혜정부에서도 문화융성 국가를 지향하면서 예산증액과 제도 정비로 새로운 일자리 창출을 꽤하고 있다.

문화가 경쟁력이고 경쟁력을 갖춰야 창조경제가 새롭게 생산되고 생산된 창조경제로 경제 민주화도 이룰 수 있다.

선진국에선 문화 사업이 그 나라 대표 산업으로 육성하는 나라가 많다. 그만큼 문화산업은 그 나라 시민 의식수준과 경제수준을 알 수 있는 지표이기도 하다.

어려운 시절엔 먹고살기 바빠서 문화를 누리는 것이 사치라고 생각했지만 어려울 때 문화의 꽃을 활짝 피워 후대에게 물려주는 것이 가장 가치 있는 재산을 물려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문명이 발달하면서 이동수단의 발달로 지구촌의 문화거리도 더욱 가까워 졌다. 역사가 짧은 나라에서 가장 부러워하는 것 중 하나 긴 역사와 찬란한 문화유산을 많이 가진 나라다. 대한민국처럼 역사가 길고 유‧무형의 문화유산이 많은 나라는 부러움에 대상이다.

또한 문화는 계속해서 진화한다. 모두가 함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찬란한 문화를 만들어가는 것도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몫이다.

대형버스에 몸을 싣고 가는 동안 버스 안에서 즐거운 시간이 흐른다. 평소 연금에 대해서 자세히 알지 못했던 연금에 관한 퀴즈가 이어졌다. 나라에서 시행하는 연금 종류는 많지만 자신이 받는 연금 외엔 대부분 관심을 갖지 않는다.

연금에 관한 퀴즈로 평소 알쏭달쏭하던 연금에 대하서 확실하게 알 수 있는 시간이었고 퀴즈를 맞히면 푸짐한 상품까지 덤으로 받았다. 국민연금 공단과 장애인은 밀접한 관계다. 활동보조 서비스도 국민연금 공단에서 제공하고 일하다가 장애를 입으면 국민연금에서 장애연금도 받을 수 있다.

퀴즈 놀이가 끝날 쯤 첫 번째 코스인 문화예술촌 “쟁이골”에 도착했다. 문화예술촌 “쟁이골”은 폐교를 재활용한 창작 체험학습 공간으로 사계절 다양한 체험거리와 꽃들의 향연이 펼쳐지는 곳이다.

특히 가을에는 다양한 들꽃들과 가을 단풍이 시골의 작은 학교의 소박함을 가득 느낄 수 있고 사시사철 자연과 함께 하는 곳이다. 쟁이골엔 다양한 체험 거리도 가득하다.

도자기 만들기를 비롯해서 기왓장 만들기 원예까지 풍성한 체험거리가 여행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한다. 작품을 만들고 나면 전시도 가능하다. 쟁이골 단봉예술제에선 신진작가 및 지역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요즘은 폐교를 이용해서 다양한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곳이 많다. 이곳 쟁이골도 폐교를 이용한 체험학습공간으로 도시민들이 치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공간으로 사랑받고 있다.

쟁이골에선 아주 특별한 체험거리가 또 있다. 요즘 한창 효소 만들기가 전국적으로 붐이다. 쟁이골에서도 효소 만드는 체험도 경험 할 수 있다. 인근 화성바닷가에서 체취해온 함초로 효소 만어 판매까지 하니 오감 만족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번 다 누리 여행팀은 원예체험으로 토피어리 만들기 시간을 가졌다. 여행에 참가한 장애인과 국민연금공단 자원 활동가들과 함께 토피어리 만드는 시간은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고 다름을 인정하는 소중한 시간이었다. 다 만든 토피어리는 각자 가져갈 수 있어서 자신의 작품을 가족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귀한 체험의 시간이었다.

체험이 끝나고 쟁이골을 둘러보는 자유 시간이 주어졌다 쟁이골은 폐교를 재활용한 체험공간으로 옛 초등학교 건물을 개조해 사용하고 있고 외부는 당시 건물 모습 그대로 남아있어 어릴 적 다니던 아담한 학교 풍경을 그대로 간직하고 있다.

운동장엔 오십년 넘은 큰 나무가 다 누리 여행팀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었다. 단체여행을 하다보면 정해진 틀과 자유시간이 한정적이어서 항상 아쉬움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이번 다 누리 여행은 단체여행의 한계 벗어나 자유로운 시간과 짜여진 틀 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의 질서와 자유가 주어져 단체여행의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다.

쟁이골에서 식사를 마치고 화성 팔경 중에 한곳인 궁평항으로 이동했다. 궁평항엔 아직 가을을 붙잡고 있었다. 바다엔 은빛 물결이 넘실대고 가을햇살은 따사롭게 내리고 있다.

낙조가 아름답기로 소문이 자자한 궁평항은 국화도를 오갈 수 있는 여객선 터미널도 있다. 일행이 도착한 시간은 썰물 때여서 바다의 속살을 보여주고 고깃배들은 갯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여행객을 맞을 채비를 끝낸 궁평리 바닷가 는 방조제에 데크로가 설치되 있어 바다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태양이 서해바다로 질 때 바다와 해송이 함께 어우러진 장관은 보는 이로 하여금 경탄을 자아내게 하는 빼어난 경관을 연출하는 곳이기도 하다.

날씨가 많이 쌀쌀해 졌다. 더 추워지기 전에 가까운 궁평항으로 여행을 다녀오면 가을이 머문 자리서 따스한 기온은 느끼며 올 겨울 무난할 지낼 수 있는 동력을 얻을 수 있다.

•가는 길

1호선 병점역이나 서동탄 역 하차 후 화성장애인 콜택시 이용

전화 : 이용 전 예약 필수 1588-0677

•먹거리

궁평항 어시장

•장애인화장실

궁평항 주차장 내 공중화장실

•문의

휠체어 배낭여행,

http://cafe.daum.net/travelwheelch

쟁이골 운동장. ⓒ전윤선

속살을 드러낸 궁평의 갯벌. ⓒ전윤선

궁평 바닷가의 데크로. ⓒ전윤선

어시장. ⓒ전윤선

궁평항 주차장에 있는 유일한 장애인화장실. 내부는 넓지만 접이식 문과 안전손잡이가 거꾸로 달려 있다. ⓒ전윤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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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윤선 칼럼니스트
여행은 자신의 삶을 일시적으로 옮겨가는 것이다. 여행을 떠나는 이유는 천차만별이지만 일상을 벗어나 여행이 주는 해방감은 평등해야 한다. 물리적 환경에 접근성을 높이고 인식의 장벽을 걷어내며 꼼꼼하고 정확한 정보가 제공되어야 한다. 돈 쓰며 차별받지 않는 여행, 소비자로서 존중받는 여행은 끊어진 여행 사슬을 잇는 모두를 위한 관광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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