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학교 대명동캠퍼스 법인 사무실 앞에서 학부모들이 70여명이 모여 교장 재임용을 요구하는 시위를 하고 있다. ⓒ서인환

대구광명학교(맹학교)와 대구보명학교(지적장애학교) 교장 임기가 8월 말로 끝이 나자, 운영자인 학교법인 영광학원(대구대학교 법인)은 교장을 공석으로 하고 교감이 교장 직무대리를 하도록 하자, 학부모들이 전 교장들은 장애학생을 위해 편의시설 완비와 학교기업 설립을 통한 직업개발 등 공로가 지대하므로 재임용해 달라며 법인 사무실 앞에서 시위를 벌였다.

영광학원 정관에는 '학교장 임기는 4년이고 중임할 수 있다. 단 특수학교 교장은 1회에 한한다'로 규정하고 있다. 중임을 하여 1회 연장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측과 특수학교장은 1회만 하고 중임이 안 된다는 해석이 있다.

그런데 대구대학교는 부설로 특수학교만을 운영하고 있어 중임할 수 있다는 규정이 바로 특수학교 규정이며, 법인 산하 보건학교(지체장애학교)와 영화학교(청각장애학교), 경북영광학교(경북 영천 소재, 지적장애학교) 등에서는 중임을 이미 하고 있으며, 특히 경북영광학교의 이예숙 교장은 대구대학교 이태영 초대총장의 딸로 재단 식구는 중임이 되고 다른 사람은 안 된다는 이중 잣대는 말이 안 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진정한 장애감수성과 열정을 가지고, 학부모들과 소통하는 교장을 계속 두고자 하는 것이 부모들의 학습권이라는 주장과 교장 임명은 법인 이사회의 고유 권한이라는 재단측의 마찰이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고 학교장을 새로이 임명한 것도 아니고 공석으로 둔 것은 이해할 수 없으며, 피해는 학생에게 돌아갈 것이라는 주장이 학부모들의 입장이라면, 직무대행이 있으니 피해는 없다는 것이 재단측의 입장이다.

그런데 이제 교장을 선임하려고 하여도 재단은 이사회의 파행운영으로 교장을 선임할 수 없는 길로 들어서고 있다.

대구대학교 10대 홍덕률 총장 임기가 10월 말로 종료됨에 따라, 9월 14일 오후 3시 직선제로 투표를 하였는데 56.8%의 지지로 홍덕률 총장이 재선출되었으나 이를 인준할 이사회가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11월부터 총장 공석의 초유의 사태를 맞이하게 된 것으로, 이 이사회가 열려야 대구사이버대 총장과 부설 특수학교 교장도 선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구대학교는 사학비리 등으로 학교갈등이 심각하여 파행 윤영되자, 98년에 교육부에서 관선이사를 파견하여 운영해 오다가 지난해 이상희(전 내무부장관) 이사장을 선출하고 구재단(종전재단) 인사와 교수회, 평의원회, 직원노조, 총학생회, 총대의원회, 총동창회 등 학교 구성원이 배분하여 이사를 구성하여 관선이사 체제를 벗어나 정상화되는 듯하였는데, 10월 11일 이사회에 종전재단측 이사가 전원 불참하여 총장인중을 위한 회의가 무산되었다.

이태영 초대 총장이 그토록 장애인을 위해 일을 해 왔는데, 부인이 재단의 장악을 위해 손을 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학교 구성원들과 특수학교 학부모들은 난감해 하고 있다.

교수회는 종전이사들의 불참을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동시에 학생회도 이와 관련 ‘차기 총장을 조속하게 인준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구대학교 이사는 총 7명이었으며, 의결권이 4명 이상이면 가능했다. 하지만 황수관(웃음치료박사) 이사가 사망하고, 임시이사 편호범 이사가 직무정지 되어 종전재단 이사 3명과 학교 구성원측 이사 2명은 누구도 4명의 찬성표를 얻을 수 없는 구조가 되어 버렸다.

결국 종전 재단 이사는 초대총장의 딸(이예숙)을 중심으로 하고, 학교 구성원들은 아들(이근용)을 중심으로 하여 집안 싸움에 대학과 특수학교 학생들이 피해를 입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가 돌고 있으며, 현재 상호 물밑 교섭을 통하여 교섭 중이어서 오는 21일 이사회가 다시 열리면 결과가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 설과 누구도 양보할 수 없는 진흙싸움에 결국 학교가 희생되고 말 것이라는 우려가 맞서고 있다.

종전 이사들은 총장선출연구위원회의 결과를 보고, 정관부터 개정하여 직선제를 폐지하든가 방안을 찾겠다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특수학교 학부모들은 종전 이사 중 박모씨가 창파재단 이사장을 맡아 장애인시설을 운영할 당시 투명 화장실을 설치하는 등 인권유린도 있었고, 이제 재단의 파벌로 특수교육을 망치게 되었다며 대구광명학교의 경우 윤필희 교장을 재임용하지 않고 공석으로 두는 것은 이예숙 경북영광학교 교장이 중임을 마치고 나면 자리를 만들어 주려고 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품고 있다.

현재 대구광명학교 교직원 중 교장 자격을 가지고 있는 교사도 없고, 외부의 인사는 믿을 수 없으니 전 교장을 재임용해 달라는 학부모들의 주장은 결국 전국 부모연대와 서울학부모회 등이 이 문제에 개입하여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으며, 학부모들은 학교 동문회(회장 강학자, 부회장 신인식)이 방관하고 있는 것은 모교와 후배를 지키지 않고 포기하는 처사라고 맹비난하고 있다.

재단은 총장도 선출하지 못하는 구조에서 4명의 찬성으로 교장을 재임용한다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닐 듯하며, 이런 사태를 예견하고 교육부가 결원 이사를 승인하라는 등 정상화를 지시한 바 있는데도 이를 이행하지 않아 파행을 초래하고 있으며, 교육부의 압박으로 인한 학교의 불이익을 학생들이 고스란히 떠안고 있다고 학부모들은 분통해하고 있다.

교수회와 학생회가 직선제로 임명한 총장을 법인 이사회가 인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서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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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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