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다섯 시에 알람이 울렸다. 평소에는 알람을 맞추어 놓고도 한참 지나서 일어나는데 오늘은 금방 일어났다.

오늘은 광주에 있는 체험홈에 견학을 가기로 하였다. 동생들과 함께 일찍 준비를 하고 지하철역으로 갔다. 좀 시간이 지나니 선생님들이 오셨다. 지하철역에서 기차역으로 가는 데 시간이 좀 걸렸다.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차들이 어디론가를 향하여 달려가고 있었다,

너무 일찍 도착해 선생님께서 간단한 음식을 사 주셔서 먹으며 기다렸다. 드디어. 광주로 가는 기차가 도착. 처음 가는 도시라 기대가 되었다. 어떤 곳일까?

2시간여에 광주에 도착하였다. 다행히 대전보다 날씨는 덜 추웠다. 센터를 방문하니 소장님과 선생님들, 그리고 활동가들이 밝게 웃으면서 우리를 맞아 주었다. 활동가들과 만남의 시간들을 가졌는데, 이 곳 체험홈을 통하여 아파트를 얻어 자립생활을 하고, 센터에서 활동가들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센터에서는 동료상담, 권익옹호 활동과 함께 각종 생활 프로그램들도 진행이 되었다. 동료상담 교육도 활발하게 이루어졌고, 자립생활 리더양성이라는 프로그램도 있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생님들께서 뒷받침을 해 주시고, 활동가들이 실질적인 계획들을 짜며 진행한다고 하였다. 서류를 정리해주고, 기획서나 보고서 등은 직접 짠다고 하였다.

이야기가 끝난 후 우리는 직접 체험홈을 방문하기로 하였다. 자동차로 5분이 좀 넘게 걸려 걸어다니기에는 너무 멀었다.

체험홈에 입주하기 위해서는 우선 숙박체험, 요리실습, 그리고 다양한 모임 등의 활동을 하는데, 이 과정을 통하여 자신감이 생기고, 자기가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인드도 생긴다고 하였다. 자립생활을 이미 하고 있는 활동가들이 21명이라고 하였다.

가족의 보호를 넘어 사회의 차가운 눈길의 굴레까지 넘어 내가 과연 할 수 있을까라는 망설임을 뒤로 한 채, 낮선 환경에도 느리지만 희망을 채워가고 있는 그들의 모습. 힘들다고 접었다면 여기까지 올 수 있었을까? 새로운 삶을 준비하고, 또 다른 꿈을 위해 달려가려는 그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아름다워 보였다.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는 연습이 시작되는 곳, 그 곳에서 꿈을 지지하고 지원해주는 사람들과 함께, 사람다운 삶을 살기 위해 오늘도 당당히 문을 나설 그들. 체험홈에 있는 동생들과 함께 나도 힘껏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는 생각이 온 마음 가득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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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선 칼럼리스트
선천적 뇌성마비장애인으로 대전보문장애인자립센터에서 활동가로 지내고 있다. 장애로 인하여 때로는 좌절도 하고, 어려움도 겪지만 포기하지 않고 긍정적인 마인드와 희망을 가지고 살아가고 있다. 체험 홈에서 생활한지 1년이 지났으며, 서로 다른 삶을 살았던 사람들이 인연이 되어, 한 공간에서 때로는 웃고, 때로는 울며 생활하는 세 자매의 이야기와 함께 자립생활을 위한 과정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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