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명나는 탈춤을 선보이고 있는 장애아동무용단. ⓒ창녕군장애인종합복지관

농촌지역은 도시에 비해 교육기관, 문화예술공간, 전문인력 등 다양한 인프라가 부족해 예술적 향유권을 누리기가 어렵다. 특히나 농촌지역 장애인은 비장애인에 비해 다양한 요인으로 인해 그 어려움이 배가 된다.

하지만 어렵다는 것이 농촌지역 장애인의 예술적 욕구가 없다고는 볼 수 없다. 소수라서 또한 드러나는 욕구가 보여지지 않는다고 해서 예술적 향유권과 재능을 키울 권리를 사전에 박탈당해서는 안된다.

예술이란 서로간의 소통을 하는 데 좋은 도구이자 방식이다. 또한 예술은 장애인으로 하여금 보다 더 자신을 표현할 수 있을 있도록 다양성을 부여할 뿐 아니라 사회와 활발히 연결할 수 있는 매우 의미있는 매개체가 된다.

필자가 근무하는 지역인 창녕군에는 인구 약 61,000명대비 5,200여명의 장애인이 등록되어 있다. 장애출현율이 전국평균 장애출현율인 5.6%보다 2.8%가 높은 8.4%에 달한다.

농산어촌지역의 장애출현율이 도시 지역보다 높다는 것을 아는 이는 많지는 않을 것이다. 더욱이 18세 미만인 장애연령층은 불과 100명도 되지 않는다.

이 중에서도 몇 명되지 않는 장애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우리 복지관에서는 2010년부터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의 지원을 받아 농촌지역 장애아동을 대상으로 무용프로그램을 진행해 오고 있다.

지역에서 무용강사를 선정하지 못하여 타 지역에서 활동하는 인력을 지원받아 장애아동들에게 예술적 재능을 일깨워주고 있다.

또한 자체적으로는 단 한명의 아동이라도 예술적 재능 성장의 기회가 부여될 수 있도록 참가를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특히 대중교통이 지원되지 않는 지역이라 복지관 선생님들이 이동을 직접지원하고 있다.

프로그램 결과는 놀라웠다

먼저 아동들에게 일어나는 변화였다. TV를 통해 대리만족만을 느껴야했던 아동들은 스스로의 재능이 성장함에 큰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다.

음악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다양한 모습으로 춤을 추게 되었다. 이런 기회가 없었더라면 ‘과연 음악에 아동들이 어떠한 반응들을 해 왔을까?’ 하는 궁금증도 자아내었다.

전문무용가들처럼 정교하지는 않지만 장애아동들이 보여주는 순수하고 재치발랄하고 자연미가 넘치는 모습들은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큰 감동을 주었다.

두 번째로, 장애아동 9명으로 무용단을 구성하여 대외적으로 솜씨를 인정받은 것이다.

이미 많은 지역 언론매체에 소개되었고, 2010년 관련예술제에 참가하여 첫 참가임에도 불구하고 인기상을 받기 시작하다가, 지난 해에는 경남장애인예술제에서 동상을 거머쥐게 되었다. 도시지역 출전자들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심사위원과 방청객들의 큰 호응을 받게 된 것이다.

농촌지역 성인장애인 또한 어떠한가?

지난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폐막식에서 오프닝 공연으로 전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준 의령사랑의 집 소리샘벨콰이어를 기억하시는가?

못보신 분은 폐막식 영상을 한번 보시기를 적극 추천해 드리고 싶다. 절대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폐막식에서 환상적인 공연을 선보이고 있는 소리샘벨콰이어. ⓒ의령사랑의집

소리샘벨콰이어 장애인 공연단원들이 거주하는 의령군은 3,000여명의 장애인이 등록되어 있다. 전형적인 농촌지역으로서 도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매우 적은 수이지만 역시나 장애출현율은 매우 높다. 하지만 이들중에서 전세계인의 심금을 울린 장애인핸드벨공연단이 나올 것이라고 예상한 사람은 거의 없었을 것이다.

‘소리샘벨콰이어’는 지적장애여성 8명으로 구성되어 2009년부터 부단한 노력을 통해 비장애인 전문핸드벨공연단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을 정도로 우수한 재능을 뽐내고 있다.

음표를 모르는 지적장애인들이 핸드벨을 가지고, 독주가 아닌 합주를, 37음의 3옥타브를 오가는 음계를 멋지게 구사하고, 애교있는 퍼포먼스를 곁들인 공연을 통해 우리는 장애인의 무한한 가능성을 엿보고 있다.

현재 우리 복지관은 2가지 고민에 빠져 있다. 먼저, 오랜기간 동안 무용을 같이 배워왔던 아동들 중 일부가 상급학교 진학 또는 보다 나은 교육을 받기 위해 지역을 떠난 것이다. 두 번째로 방문하여 가르쳐 줄 강사 지원자가 없다는 것이다.

이 것이 현실이다. 비록 소수이지만 ‘남은 아동들의 재능을 어떻게 지속적으로 성장시켜 줄 것인가?’라는 안타까움에 젖어있다.

예술적 권리가 과연 농촌지역에서는 보편적으로 평등하게 적용되고 있는 것인지 우리는 반드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들의 재능은 지속적으로 키워져야 한다. 다수의 논리로서 지원이 아닌 진정한 평등의 논리로서 농촌지역 장애인의 예술적 재능 성장에 많은 관심과 지원이 촉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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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천 칼럼니스트 현재 창녕군장애인종합복지관 사무국장을 맡고 있으며, 직업재활학 전공 박사이다. 한없이 부족한 아빠지만, 뇌병변장애자녀를 둔 부모이기도 하다. 장애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와 함께 도시와 다른 농촌지역에서 장애인 재활분야에 몸담고 있으면서 겪게 되는 상황과 느낌, 그리고 장애아동과 그 가족들이 살아가는 현실과 미래에 대해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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