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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아동 부모는 철인(鐵人)이어야 한다

삶에 쉼표 부여 위한 정책 마련 '절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3-02-15 10:46:29
얼마 전 아침, 첫째 아이 원기(뇌병변 1급, 10세)를 일으켜 세워 얼굴을 씻기려고 했는데, 얼마 전부터 좋지 않았던 어깨에 통증과 함께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어이쿠 이 놈 많이 컸네. 무럭무럭 자라거라"

혼잣말을 하면서, 겨우 다시 힘을 내어 씻기긴 했다.

이럴 때면 나와 아내는 '우리가 아프면 안되겠구나. 아프면 원기를 씻기지도 못하고, 밥도 먹이지 못하고, 외출도 못하고 아무 것도 해 줄 수 없으니까'라는 생각을 종종 하게 된다.

아무리 몸이 아프더라도 밥을 먹여야 하고, 양치질도 해줘야 하고, 학교에 데리러 가야 하고, 목욕도 해줘야 한다.

장애아동 부모는 자신의 몸이 아프면 자녀를 먼저 생각한다. 그러나 살아가면서 몸이 아프지 않을 가능성은 없다. 그래서 몸이 아프기 시작하면 먼저 아이에 대한 걱정부터 앞선다. 더욱이 자신을 대신하여 자녀를 돌봐 줄 사람이 없는 경우 걱정과 근심은 극에 달한다. 자신의 몸 하나 추스를 힘이 없어도 장애자녀의 삶을 위해 초인적인 힘을 발휘하거나 쓰러질 때까지 돌봐야 하는 것이 장애아동을 둔 부모의 현실인 것이다.

나와 아내는 10년간 이렇게 생활해 왔다. 우리 원기가 가끔 경기를 하면서 정신을 잃을 때면, 아내는 혹시나 생명에 이상이 있을까? 혹시나 엄마를 못 알아볼까?를 생각하면서 좌불안석이다.

이렇듯 나와 아내는 원기가 더 이상 심신의 악화없이 오랫동안 같이 살아가기를 원한다.

우리나라 남성 평균수명이 77세라고 한다. 원기가 우리나라 평균 수명까지 살아갈 지는 확신하지 못하지만, 앞으로 67년동안을 이러한 생활을 반복해야 한다. 그게 중증장애아동 부모의 현실이다.

부모보다 먼저 죽는 것이 제일 큰 불효라고 한다. 하지만 장애아동 부모는 자녀보다 단 하루라도 더 살기를 고대한다. 좀 극단적인 비유표현을 쓰자면 자녀가 불효를 해주기를 원한다.

그 이유는 독자들도 잘 알 것이다. 살아 생전 마지막까지 자녀를 지켜주고 싶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부모가 자신의 자녀를 제일 잘 알고, 제일 잘 돌 볼 수 있으니 말이다.

흔히들 삶의 재충전과 힐링을 위해서 여행, 취미, 여가 활동 등을 한다. 장애아동 부모들도 힐링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에서는 그럴 기회가 잘 없다. 그래서 자신과 자녀의 미래를 생각할 때면 심각한 스트레스를 받기까지 한다.

장애아동 부모의 생활 속에 쉼표를 부여해야 한다. 과연 어떤 방식으로 부여할지, 국가적인 정책 마련과 관심이 촉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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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김학천 (rehab7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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