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2 월화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 ⓒKBS

지난 12일에 4회가 방영된 KBS2 월화 드라마 ‘광고천재 이태백’은 ‘광고천재 이제석’의 출판물의 내용을 드라마 모티브로 한 이야기다.

이제석은 1982년생으로 의대를 나온 형에게 비교당해 한때 루저생활을 하였다. 대구협성 중학교 시절 형과 비교되면서 얻어터지기가 일쑤였으나, 미술공부를 잘하면 대학에 갈 수 있다는 희망에 그림에 전념하였고, 계명대 산업디자인학과를 수석으로 졸업하였다.

대학시절 많은 공모에 응하였으나 지방대생으로 스펙을 쌓을 수가 없었고, 졸업 후 동네 간판쟁이로 일하다가 찌라시 아저씨에게 모욕을 당하고 미국 유학을 떠났다.

미군 부대를 들락거리며 영어를 배웠고, 스쿨 오브 비쥬얼 아트 대학에 편입하여 3대 광고제의 하나인 ‘원쇼 페스티벌’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였다.

광고계의 오스카상인 ‘클리오 어워드’에서 동상, 미국 광고협회 ‘애디 어워드’에서 금상 등 1년 동안 매달을 29개나 땄다.

졸업 후 화려한 스펙에 힘입어 2년 동안 BBDO, FCB사 등 6개 메이저 광고회사를 옮겨 다니며 몸값을 올렸으나, 자본가들을 위한 광고가 아니라 사람을 위한 광고인이 되겠다며 회사를 그만두었다.

그의 인생은 무모하리만큼 호언지기가 담겨 있다. 어느 날 운명이 달라진 것이다. 지방대 출신으로 할 수 있는 일이 없었던 그가 수치를 오기로 바꾸고 그것이 호언지기가 되어 세상의 인정과 유명세를 얻은 것이다.

장애를 입고 우울에 시달리다가 오기로 ‘내가 왜 슬퍼하면서 인생을 낭비하고 있지?’라고 자신을 재발견할 때에 무서운 힘이 나오는 것과도 비교된다. 장애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수용이 우울의 다음 단계로 나타나는 것은 오기가 수용과 호언지기를 주기도 한다는 것이다.

드라마에서는 광고천재 이태백의 옛 여자친구 고아리가 유학을 떠나면서 헤어졌다가 광고하청을 받으면서 다시 재회를 하지만, ‘왜 같은 급으로 출세하지 못하였느냐’며 외면당하고 이태백은 국내에서 고군분투하면서 기성의 광고계에 도전장을 내는데, 이를 도와주는 것이 대기업 회장의 딸로 카피라이터 인턴 광고회사원인 백지윤(박하선 역)과 광고달인 마진가의 영향을 받게 된다.

최근 드라마에서는 대기업 딸은 수수하고 순수하게 그려지는 듯하다. ‘오재룡이 간다’에서도 상대역의 대기업 딸이 그러하다. 반면에 대기업 2세 아들은 시골스런 수수한 여자와 사랑에 빠진다. ‘백년의 유산’이나 ‘사랑했나 봐’ 등이 그러하다. 이런 점만을 보면 ‘광고천재 이태백’ 역시 상당히 상투적이다.

사랑과 질투를 담아 드라마화하였다고는 하나, 드라마의 시청률은 현재는 4.4%로 거의 실패작 수준이다. 그 이유로는 드라마가 광고라는 전문적인 내용으로 내용이 어렵다는 것과, ‘마의’ 등과 같이 시청자들이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가 부족하다고 평가받는 듯하다.

드라마에서 사용되는 광고의 예들은 실제 ‘광고천제 이제석’의 광고를 모방하고 있다. 자동차 광고에서 식상함을 없애기 위해 차를 세워서 광고를 한 것과, 게임기로 달리는 자동차 광고 등은 이미 방영된 내용으로 모방을 확인할 수 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와 구글사가 고소득을 추구하는 기업과 고객을 위한 기업으로 자주 비교된다.

구글은 1억원의 자본금으로 시작하여 10년 만에 세계 굴지의 기업이 되었으며, 검색전문회사일 당시에도 광고료를 많이 내는 기업을 우선 검색되게 배열한 것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필요한 기업을 우선 검색되게 하였다.

무료로 정보를 누구나 누리게 하자는 구글은 현재 전세계 지리정보를 서비스하고 있으며, 직원용 비행기와 전투기, 지도 서비스를 위한 고성능 인공위성을 보유하고 있으며, 나사와 협약하여 별나라간 인터넷 사업을 준비하고 있기도 하다.

사이버 시장에서 전 세계 인류를 정보로 지배함에 있어 기여를 통한 지배에 성공한 구글은 수익의 90%가 광고수익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미국 초일류 대학 출신만이 입사하고 초호화 연봉과 복리를 받으며, 심지어 스톡옵션으로 1천명 이상을 갑부의 대열에 올려 놓기도 했다.

쇼셜 네트워크라는 사이버 나라의 통치에서 백성(이용자)에게서 인심(지지)을 얻고 어떻게 행복을 각자가 추구하게 지원하며, 그 행복감을 어떻게 느끼고, 스스로 백성임을 인정하게 하는가는 취약계층을 권리로서 보호하는 복지국가의 이상적 형태를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뒤로는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그러한 정보를 밑천으로 귀족들이 잘 먹고 잘사는 데도 말이다. 아마 막스와 같은 사람이 지금 시대에 태어났다면 사이버에서의 이상적 사회를 다르게 그렸을지도 모르겠다.

이제석의 광고는 기발함과 자극성에 특징이다. ‘광고는 도시가 내뿜는 산소다’라는 말로 광고의 중요성을 강조한 이제석은 치아미백을 알리는 광고에서는 천정의 형광등을 치아로 대치하였고, 지퍼백의 광고에서는 시든 나무에 지퍼백으로 싼 꽃만이 영롱하다.

뿌려진 부분만 투명한 정류장 유리를 그린 유리 세정제 광고, 물통을 들고 있는 아프리카 소년과 물탱크, 망치를 그린 아동노동착취 광고, 케잌 위의 성냥수로 이미지화한 금연 광고, 지구와 촛불을 그린 온난화 환경 광고, 권총 모양의 일본 독도영토주장 포스터, 물통과 쇼핑백을 든 물부족 아프리카 빈민과 부유층을 비교한 광고, ‘누군가 오늘 밤 이 신문지를 이불로 써야 합니다’라는 노숙자 공익광고, 나란히 붙은 전붓대 광고포스트 두 장에서 서로 총을 겨누는 반전 광고(댓가가 돌아온다는 의미), ‘당신의 식사 한끼로 아프리카 50명을 먹일 수 있다’는 포크와 나이프가 많이 놓인 접시, 아프리카 물부족으로 5킬로나 걷는 아이와 런닝 머신에서 살을 빼기 위해 걷는 모습의 비교광고, 강남 이하가 없는 한국지도로 지방화를 홍보한 광고, 버스와 리무진을 나란히 그려 운명을 알 수 없다는 뉴욕 로또 광고, 자동차를 딱정벌레처럼 뒤집어 놓은 환경보호 광고, 과자 오레오를 달의 차고 기움에 비유하여 매일 즐김을 나타낸 광고, 굴뚝을 권총 총구로 나타낸 환경광고 등 사회비판적이거나 사회참여적 공익광고가 유달리 많다.

이제석의 작품에는 폭력이나 피해를 상징하는 도구로 총이 자주 등장한다. 그리고 극단끼리의 비교가 자주 사용된다.

이제석의 광고에는 장애인을 위한 공익광고도 있다. 우리는 그 유명한 계단과 에베레스트 산을 비교하여 그린 그림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이 계단이 에베레스트산으로 느껴집니다“라는 카피가 붙어 있는 광고는 지하철 계단이 산을 오르는 것보다 어려운 장애인에게 관심을 가지자는 광고이다.

또한 ’편견의 눈으로는 재능을 볼 수 없습니다‘라는 카피가 붙어 있는 이력서 광고에서는 블라인드된 이력서가 장애인에 대한 편견으로 작용됨을 보여준다.

앞으로 드라마 작가들은 이러한 명광고를 스토리화해 나갈 것이다. 두 광고 회사간의 경쟁 속에 승리하는 것과 사회에 공헌하는 것을 그리게 될 이 드라마에서 왜 그런 광고를 그리게 되었는지 줄거리를 잡아 나가야 하는데, 그런 와중에 장애인에 대한 광고도 다룰 수 있을지가 궁금하다.

‘광고천재 이태백’의 드라마에서 광고업계에서의 사랑과 경쟁, 루저의 출세를 다룰 것인지, 광고의 코믹하거나 쇼킹한 아이디어를 재미로 엮어갈 것인지, 아니면 광고를 통해 사회 공익성과 약자에 대한 관심과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으나, 이 드라마가 동네 간판쟁이가 처음부터 소질이 있고, 기회를 주고 실력을 가르쳐주는 은인이 적시에 나타나고, 번번이 역경을 이긴다는 이야기에는 끝없는 좌절과 억울함 등과 같은 독자가 같이 주인공으로 느끼는 몰입을 기대하기에는 스토리가 급진적이고 엉성한 면이 있다.

그러나 광고의 아이디어를 흥미로 하는 것이 아니라 원작에서와 같이 이제석의 사회공익광고를 통한 장애인의 삶을 있는 그대로 감동으로 국민들에게 보여주기를 기대한다.

"꼴지를 하고 있으면 결승선을 바꾸라"는 그의 말이 장애인의 자립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장애인 곁을 든든하게 지켜주는 대안언론 에이블뉴스(ablenews.co.kr)-

-에이블뉴스 기사 제보 및 보도자료 발송 ablenews@ablenews.co.kr-

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저작권자 © 에이블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