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칼럼이 막바지에 닿아간다. 이번 주제는 필자가 주로 교육하는 대상인 미혼성인 장애인들이 제일 궁금해 하고 반응이 제일 좋은 주제이다. 아마도 이 칼럼을 읽는 독자들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래서 필자의 주특기 실제 교육내용 그대로를 공개하고자 한다.

포기하지 말자=장애정도, 경제력 등과 상관없이 성생활, 연애, 결혼 등을 할 수 있다는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 장애인에게 쉬운 일은 없지만 다른 것과 마찬가지로 당사자의 생각이 가장 중요하다.

자신을 사랑하자=자신을 사랑하는 사람은 자신감, 당당함, 긍정적인 태도, 밝은 표정이 생긴다. 자신을 사랑하지 않으면 다른 사람도 사랑할 수 없다.

삽입 성교만이 전부가 아니다=키스 애무만으로도 극치를 느낄 수 있다. 개인의 장애 정도에 따라 다양한 성생활방법 개발, 상대방의 장애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전제되어야 한다.

자신의 장애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그래야만 자신을 사랑할 수 있다.

자신만의 내적인 매력을 가꾼다(유머감각, 당당함,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심, 열정 등)= 장애정도와 경제력 등은 노력만으로 바꿀 수 없지만 내면은 쉽진 않지만 바꿀 수 있다.

한 가지 일에 최선을 다한다=열정과 연결,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선택하여 최선을 다하면 주변사람들에도 좋은 영향을 준다. 주변 사람들을 통해서 인연을 만날 수도 있다. 인연은 언제 어떻게 만날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모든 인간 관계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특히 여성들에게 남성이 가장 매력적으로 보일 때가 자기 일에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일 때이다.

폭넓은 인간관계를 유지한다=감나무에서 감이 저절로 떨어지길 바라서는 안 된다. 장애가 있어서 어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 가운데 자연스럽게 인연을 만날 기회도 생긴다. 방법은 각종 취미 활동이나 동호회 활동 등. 단, 이성과의 만남이 목적이 되어서는 안된다. 사회 생활만 힘들어지고 평판만 나빠진다.

호감형 인상을 만든다=얼짱, 몸짱이 되라는 뜻이 아니라 깔끔하고 단정한 옷차림이나 화장, 나름의 멋을 낼 줄 알아야 한다. 자기관리를 해야 한다.

건전하고 확실한 가치관을 가진다=장애가 있으면 많은 경우 얼굴 표정이 어둡고 마음이 우울하며, 매사에 부정적인 시각을 갖기 쉽다. 그런 사람은 무인도에 가서 혼자 살아야 한다.

미래의 인생 계획을 세운다=경제적인 계획만큼이나 내 자신이 어떠한 인생관을 가지고 어떠한 것에 가치를 두고 어떠한 모습으로 살 것인가에 대한 계획을 세우라는 것이다. 배우자를 선택할 때 현재의 모습보다는 미래의 가능성과 모습을 보고 선택해야 한다. 사람 인생은 어떻게 될 지 알 수 없고, 돈은 있다가도 없고 없다가도 있을 수 있는 것이다. 현재의 모습만 보고 선택을 했다가 후회하는 경우가 많다.

확신을 갖고 두려움을 없앤다=장애가 있는데 날 좋아할까? 거절당하면 어떡하지?라는 고민때문에 고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고백 안하고 속앓이를 하는 것보다 거절당하더라도 고백하는 것이 마음이 편하다. 단 상대방의 감정을 존중하고 이후의 감정과 관계는 자신의 몫임을 명심하라.

상대방이 나에게 호감이 있는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예를 들면 내 질문에 항상 바로 자세하고 길게 대답을 해준다거나, 내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어준다거나 내가 물어보지 않은 것까지 알려준다거나 하는 것 등이다.

상대방의 감정과 입장을 배려하고 존중한다=일반적으로 남성이 여성보다는 감정과 고백이 빠른 편이긴 하지만 많은 경우 장애인들은 자신의 감정과 입장에만 충실한 나머지 상대방의 감정과 입장은 생각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남성장애인들은 마음은 간절하나 기회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므로 언제 또 기회가 오랴, 모처럼 온 기회를 절대 놓칠 수 없다는 마음에서 상대방 여성의 입장과 감정은 배려하지 않고 마음에 든다, 사귀자, 결혼하자.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닭을 털도 안 뽑고 먹으면 목에 걸린다.

단식게임이 아니라 복식게임임을 명심한다=혼자뿐 아니라 두 사람이 함께 노력을 해야 한다. 특히 주변의 편견과 어려움을 이겨내야 하는 장애인은 더욱 그렇다.

일방적으로 주거나 받으려고만 하지 않는다= 교제를 하게 되면 누구나 상대방에게 기대와 바람을 갖게 된다. 특히 장애인들의 경우 기회가 부족하기 때문에 더욱 그럴 수 있다. 또 주는 입장보다는 받는 입장에 익숙해져 있을 수밖에 없는 장애인들의 경우 받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고 반면에 누가 장애인과 사귀어주겠냐, 사귀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운 일이지라는 생각으로 상대방에게 주기만 하는 경우도 많다. 이와 같은 마음으로 교제를 한다면 헤어지게 되는 것은 물론이고 상처받는 것은 자신이다.

사랑은 화초와 같다(노력, 헌신, 희생)= 화초가 처음에 사왔을 때는 아름답지만 관리를 하지 않으면 금방 시든다. 결혼은 물론아고 사랑과 연애도 마찬가지다. 처음에는 생각만 해도 좋다. 그 좋은 관계가 오래지속 되려면 노력, 헌신, 희생이 필요하다. 장애가 있다고 못한다고 핑계를 대면 안 된다. 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이 있을 수 있겠지만 할 수 있는 것을 찾아 최선을 다해야 한다.

대리만족이나 보상받으려고 하지 않는다=누구나 그런 마음이 있겠지만 특히 장애인들의 경우 무조건 비장애인과 사귀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마음은 이해하나 결코 대리만족이나 보상받을 수 없다. 사람은 물건이 아니다.

사업이나 투자로 생각하지 않는다= 위 내용과 연결해서 조건을 우선시 하는 경우가 많다 장애 여부나 정도, 경제력 가정환경 등. 물론 사람이니까 당연히 그럴 수 있고 장애인도 현실적으로 어느 정도는 조건을 따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그것이 제 1순위가 되어서는 안 된다. 그런 인간 관계는 조건이 깨지면 같이 깨진다. 어려움이 많은 장애인일수록 사랑과 신뢰가 우선되어야 한다.

현재의 상황과 감정에 충실 한다=교제를 하는 장애인 커플들의 관계에 악영향을 주는 것 중 하나가 지금은 좋지만 나중을 생각하면 고민이 된다는 것이다. 교제 기간이 오래되면서 주변의 편견, 가족들의 반대 등이 고민인 것이다. 물론 미래를 전혀 생각하지 않을 순 없겠지만 일어나지도 않은 먼 미래의 일을 미리부터 걱정할 필요는 없다. 나중 일은 나중에 닥쳐서 생각해도 된다. 지나치게 나중 일을 고민하면 현재의 관계에 악영향을 준다. 현재 없는 미래는 없다.

사랑은 그 자체로 충분한 의미와 가치가 있다.(결혼을 위한 전 단계로만 생각하지 않는다)= 여성장애인들에게 강조하는 것으로, 결혼에 대한 부담감때문에 교제조차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교제 과정없는 결혼도 없지만 교제의 목적이 결혼에만 있는 것도 아니다. 인격수양, 삶의 재미와 흥미 등 다른 목적도 있다. 사랑의 결론이 꼭 결혼일 필요도 없다.

성관계를 하기 위한 수단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남성장애인들에게 강조하는 것으로, 많은 경우 성관계를 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교제를 하고 싶어 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성관계만을 목적으로 해서는 안 된다.

처음에는 만족스럽겠지만 몸의 감각은 갈수록 무뎌지게 되어있다. 금방 싫증나서 새로운 사람,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될 것이다.

여성장애인들은 피해를 보는 사례가 있고 스킨십이나 성관계만을 지나치게 요구할 경우 헤어지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사람을 보는 안목을 기르기 위해서라도 많은 교제의 기회를 가져봐야 한다.

지금까지의 내용을 한마디로 요약하면, 외적 조건보다 내면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강의를 한다하더라도 현실적으로 내면보다는 외적 조건이 중요하다고 수강생들은 말한다.

그러면 필자도 이 내용이 필수 조건은 되지만 충분 조건은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 내용으로 강의를 할 때마다 느끼지만 2%가 부족하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독자들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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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개월 미숙아로 태어나 뇌성마비라는 장애를 갖게 됐다. 어렵게 대학을 졸업하고 다음 인생을 고민하던 중 인터넷으로 장애인시설에 근무하던 한 여성을 만나 그곳에 있는 한 남성생활인과의 고민을 들어주다 호감을 느끼게 됐다. 거절당했지만 그것을 계기로 장애인 성문제에 관심을 갖게 됐다. 장애인푸른아성 회원을 거쳐 활동가로 일했고, 프리랜서로 지체 및 발달장애와 중복되지 않는 뇌병변장애인을 대상으로 하는 성교육 강사이자 장애인 성 분야 활동가다. 현재는 장애인푸른아우성카페 운영자와 장애인성재활네트워크모임에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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