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는 인간에게 있어 생존을 위한 필수 요건이다. 농아인이 세상을 살아가면서 가장 어려운 부분은 건청인과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에 사회생활에 제약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직업을 통한 자립의 중요성이 강조되어야 할 농아인들에겐 언어 소통의 어려움으로 인한 취업의 제약이 자립을 방해하고, 이는 저소득으로 인한 생계의 핍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우리는 외국인과의 언어 소통의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 또는 해외 유학이나 좋은 직장에 취업해서 윤택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학교의 정규 교육과정에서 영어를 배운다. 불어, 독어, 일본어, 중국어, 서반아어 등 외국의 언어를 습득하기 위해 사회생활에서도 많은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장애인과 소외계층과의 더불어사는 사회를 외치면서도 정작 장애인과 소외계층과의 더불어사는 방법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다. 정치인과 공무원들의 무관심과 정책부재가 이를 더욱 심화시키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대통령과 정책당국자들은 저소득층의 복지는 일자리 창출을 통한 소득 증대 정책에 최우선 과제를 둔다고 말들을 해댄다. 하지만 정작 그들의 소득 증대를 위한 고용정책으로 내세울만한 게 어디 하나라도 있는가.

농아인들이 취업으로 소득 창출을 꾀하기 위해서는 비장애인과의 언어소통의 장벽만 해결하면 간단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던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농아인들의 취업에 장벽이 되고있는 수화를 보급할 정책을 한 번이라도 제시한 적이 있었던가.

농아인협회나 복지관에서 실시하고 있는 수화교실로는 이 땅에 수화 보급이 불가능하다. 일부 사회복지사나 수화통역사 자격증을 취득하려는 사람들 이외에는 수화를 배우려고 하지도 않거니와, 수화를 배워도 사용할 기회가 없으므로 애써 배운 수화를 잊어버리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필자도 수화에 관심을 갖고 복지관에서 시행하는 수화교육초급반을 오래 전에 이수했지만, 농아인과 대화할 기회가 없다보니 지금은 배운 수화조차 거의 기억에 남아있지 않다.

심지어는 농아인 가족들도 가족 중의 농아인과 대화하기 위해 수화를 배우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니 참으로 한심하기 짝이없다.

이제 수화를 정규교육 과정으로 채택해 초·중·고교에서 수화를 필수로 이수하게 하여 대한민국 모든 국민들이 수화를 익히게 하여 농이인들이 취업의 장벽 없이 건청인과 대등한 조건과 입장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대학에서도 사회복지학과와 특수교육학과, 기타 장애인 관련 학과에서는 필수과목으로 이수하게 하여 4년 동안 수화를 완전히 습득하고 졸업할 수 있도록 제도화한다면 농아인들의 삶의 질이 지금보다 훨씬 향상될 것이고, 비로소 더불어사는 사회로의 진입이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다.

농아인협회와 장애인복지관 등에서도 수화를 배우기 위해 찾아오는 사람들만 대상으로 수화를 가르칠 것이 아니라, 전 국민이 수화를 익힐 수 있는 제도 도입을 위한 활동을 전개 할 것을 제안한다.

농아인과 사회복지사, 부모 등 가족들이 정규 교육과정에 수화를 도입하도록 하기 위한 전 국민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정치인과 정부를 상대로 수화를 정규 교육과정에 채택하도록 법을 제정하는 노력을 통해 전 국민 수화교육 시대를 열수는 없는 것일까.

학생들이 수화 과외를 받으러 곳곳에 설치된 수화 학원에 다니는, 그런 시대는 그저 필자의 상상에 불과한 것인가. 그것이 현실이 되게 할 수는 없는가. 장애인 복지와 특수교육을 하는 모든 분들께 제안해 본다. 전 국민 수화교육을 위한 아이디어 창출에 지혜를 모아보자고.

청각장애인들을 어렵게 취업시켰지만 언어소통 부재로 인해 이직하는 경우를 많이 보아왔다. 하지만 장애인의 고용 창출, 그 것은 정작 우리가 무심코 그냥 지나치는 쉬운 곳에서 이룰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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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급 지체장애인이다. 하나 밖에 없는 아들은 1급 자폐성장애인이다. 혼자 이 험한 세상에 남겨질 아들 때문에 부모 운동을 하게 된 지도 17년여가 흘렀지만, 그 때나 지금이나 수급대상자 이외에는 달라진 게 없다. 정치인이나 공무원들이 책상머리에 앉아서 장애인복지를 하니까 이런 거다. 발이 있으면 현장에서 뛰면서 복지 좀 하길 바란다. 아직까지 중증장애인들의 모든 것은 부모들 몫이다. 중증장애인들은 아무도 관심을 가져주지 않는다. 장애인 단체들도 자신들 영역의 몫만 챙기는데 혈안이 되어 있다. 얻어먹을 능력조차 없는 중증장애인들에게 관심 좀 가져 주고, 부모들의 고통도 좀 덜어 달라. 그리고 당사자와 부모, 가족들의 의견 좀 반영해 달라. 장애인복지는 탁상공론으로 해결할 수 없다. ‘장애인 부모님들, 공부 좀 하세요.’ 부모들이 복지를 알아야 자녀 문제를 해결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환갑을 지나서 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혼자서 우리 자식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힘이 모아져야 장애인복지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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