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님과의 통화가 계속되는 동안 우리 참세방송 식구들은 회의도 멈춘 채, 나와 작가님의 통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럼 다시 연락 드리고, 찾아 뵙는 걸로 할게요. 안녕히 계세요”

작가님과 통화가 끝난 뒤, 나를 향한 참세방송 식구들의 질문 세례는 멈출 줄 몰랐다.

“뭐래요? 우리 방송 타는 거야? 언제 온대??”

“지상파 방송 한 번이면 시청률도 꽤 올라갈거야!”

모두들 설레여 하며 작가님이 취재 오실 날만을 기다렸다. 그런데 막상 방송에 나가려고 하니 열악한 우리의 모습들이 눈에 띄었다. 임시로 빌려 쓰느라 방음도 제대로 되어 있지 않는 스튜디오, 방송 장비 라고는 달랑 컴퓨터 한 대와 마이크,그리고 뿐인 초라한 우리의 현실이 부끄럽기만 했다.

그래서 취재를 오시는 날만 다른 공간에서 예쁘게 방송할까?도 생각해 보았지만, 설치되어 있는 장비들을 다 옮긴다는 일 역시 쉬운 일은 아니 였다. 한참동안 식구들과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다가 마침내 작가님께 전화를 걸었다.

“걱정하지 말아요. 그냥 있는 모습 그대로 보여 주세요!”

작가님의 말씀을 들은 우리는 결국, 지상파 방송에 나가 온 국민에게 참세방송을 알리는 좋은 기회라는 생각과 멋진 스튜디오를 기증해 주실 분을 기대해 보자며 배짱 두둑하게 나가기로 했다.

며칠이 지난 후, 작가님의 방문이 있었다. 복지관 관장님과 함께 이야기 나누면서 촬영 컨셉도 의논하는 자리였는데, 나는 개인사정으로 그 자리에 오fot동안 함께 할 수는 없었다. 결국 이메일로 작가님과의 인터뷰는 진행되었다.

첫 번째 촬영은 ‘장애인 합동 결혼식’에서 진행됐다. 참세방송에서 처음 시도되는 현장중계방송인만큼 떨리는 마음을 감출 수 없었고, 우리를 촬영하는 ‘사랑의 가족’ 촬영팀으로 더욱 분주하기만 했다.

그런데 ‘사랑의 가족’ 촬영팀은 인사말과 주례사를 찍지 않는 우리를 보며, ‘그것들도 행사의 과정인데 왜 찍지 않냐’며 매우 한심해 하셨지만, 우리의 생각은 달랐다.

우리가 하는 참세방송은 인터넷 방송이기에 순간순간의 시청률 변동이 심하고, 그 시청자들의 연령은 인사말과 주례사에 큰 비중을 두지 않는 20∼30대 가 주를 이룬다.

솔직히 우리가 지루해 하는 인사말이나 주례사를 시청자들 역시 지루해 할 거라 생각했기에 카메라에 담지 않은 건데, ‘사랑의 가족’ 촬영팀은 그런 우리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했다. 결국 옥신각신 대다가 ‘합동결혼식’은 끝났다.

“저희 좀 잘 봐 주세요. 부탁드릴게요!”

촬영이 모두 끝나고, 돌아가는 ‘사랑의 가족’ 촬영팀을 보고 우리 참세방송 식구들은 모두 의문에 휩싸였다.

“우리가 과연 카메라에 예쁘게 찍히는 게 맞는 걸까? 아니면 ‘장애인 합동 결혼식’을 제대로 찍는 게 맞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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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문대 국문학도를 포기하고, 음악을 선택한 아이. 하지만 단 한 번도 후회하지 않았다는 아이. 안녕하세요^^ 김빛나입니다. 대학교에서 플루트를 전공했습니다. '독립연대'에서 '활동가'로 근무 중이며 사람들의 마음을 울리는 '심리상담가'가 되겠다는 스물다섯의 당찬 아이. 저는 꿈꾸는 아이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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