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바위 전경. ⓒ정재은

경기도 화성군 서신면(西新面) 앞바다의 위치한 작은 섬 제부도(濟扶島)는 면적 1㎢에 해안선 길이도 12km에 불과해 여의도 보다 더 작은 섬이다.

여느 섬처럼 크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작고 작은 섬이지만 이 소박한 작은 섬에는 하루에 두 번씩 바닷물이 양쪽으로 갈라지며 섬을 드나들 수 있는 길이 열려 일명 「모세의 기적」현상을 볼 수 있는 환상의 섬이다

제부도로 들어가는 바닷길은 차량 출입이 가능하다. ⓒ정재은

진도 회동리 앞바다에도 이른바 '모세의 기적'이라 하여 매년 음력 2월 말에서 3월 중순 사이에 보름 간격으로 두 차례 바닷물이 갈라지며 갯벌이 드러나는 현상이 일어나지만 제부도(濟扶島)에서는 이러한 바닷길 현상이 하루에도 두 번씩이나 일어난다. 게다가 그 한가운데로 드라이브를 즐기고, 갯벌에서 게와 조개도 직접 잡을 수 있어 보다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친근감이 있다.

서신에서 이정표를 따라 제부도를 찾아가는 건 어렵지 않다. 잘 닦여진 길포장이나 이정표가 외지인들을 반갑게 맞이하기 때문이다. 육지의 끝에 다다르고 길은 다시 갯벌 한가운데로 난 도로로 이어진다. 물이 빠져야만 들어가기 때문에 길옆으로는 온통 드넓은 갯벌과 멀리 여인네가 휩쓸고 가는 치맛자락 같은 바다 자락이 보인다. 차장 위로 넘어오는 비릿한 바닷내음과 확 트인 시야의 상쾌함이 가슴을 씻어내려 갯벌 위를 달리고 있다는 착각에 빠져들기도 하는데 이를 한마디로 말하자면 ‘스트레스 풀리는 신나는 드라이브’이다.

바닷가 전경. ⓒ정재은

제부로도 들어가면 해안가를 돌며 일주도로가 나있다. 도로를 달려 바닷가에 다가가면 멀리 큰 바위가 눈에 띤다. 모양이 매같다하여 매바위라 불리는 이 바위와 바와의 풍경은 일품. 물이라도 빠진다면 바위까지 가까이 갈 수 있고 굴 채취도 가능하다.

그렇지만 바다의 재미에 푹 빠져 버려 물때를 잘 못 맞힌다면 돌아가는 길에 물이 차서 섬에갖히게되고 오도가도 못하는 낭패를 보게 되므로 미리 시간을 알고 있어야 한다. 따라서 제부도에 들어가려면 반드시 바닷길 시간을 미리 알고 들어가야 한다. 안내는 서신면사무소 (031-0339-357-3324)로 연락하면 실시간 안내가 된다.

시간의 순환은 우리에게 단절이 아닌 희망을 선사할 것이다. ⓒ정재은

밀물과 썰물을 하루처럼 왔다 갔다 하게 하는 달은 한 달을 채우고도 모자라 12달을 채웠나보다. 자연이란…, 시간이란…, 그렇게 시계추같이, 밀물과 썰물같이 반복되는 일상 속에 사라지는가 보다. 밀려드는 잔잔한 바닷물은 저기인가 싶더니 어느새 점점 가까이 다가온다.

여러분과 함께 해온 즐거운 여행담도 그렇게 반복되는 썰물처럼 여러분의 주변을 머물고 돌아간다. 이곳에 머무르는동안 늘 설레고 행복했었음을 고백하며 나는 또 열심히 반복됨을 살고 있을것이다.

일상의 소중함처럼 우리가 깨닫기도 전에 왔다가 가버리는 저 물결처럼 순환에 대한 만감이 교차되는 곳에서 현재는 과거로 밀려가고 희망이라는 새로운 시간이 밀려오고 있었다. 희망찬 새해 맞이하시길 소망한다.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경기지사에 재직 중이다. 틈틈이 다녀오는 여행을 통해 공단 월간지인 장애인과 일터에 ‘함께 떠나는 여행’ 코너를 7년여 동안 연재해 왔다. 여행은 그 자체를 즐기는 아름답고 역동적인 심리활동이다. 여행을 통해서 아름답고 새로운 것들을 만난다는 설렘과 우리네 산하의 아름다움을 접하는 기쁨을 갖는다. 특히 자연은 심미적(審美的) 효과뿐 아니라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도 정화시켜 주는 심미적(心美的) 혜택을 주고 있다. 덕분에 난 여행을 하는 동안에는 장애라는 것을 잠시 접고 자유인이 될 수 있었다. 그동안 내가 받아온 자연의 많은 혜택과 우리네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함께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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