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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는 여전히 동토의 땅이다

특수교육의 중심에 특수교사가 서야 한다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8-11-17 09:29:00
학교는 바쁘다. 학생들을 위한다는 명목으로 만들어지는 모든 것들이 아이들을 힘들고 지치게 만들어 가고 있고, 그렇게 학업이라는 이름으로 아이들을 시험의 굴레에 가두느라 여념이 없다. 그 와중에 장애학생들은 말 그대로 찬밥이다.

법으로 보장하는 기본적인 것을 어떻게 이행할 것인지 물어보면 늘 같은 대답이 돌아온다. 열심히 노력하고 있으며 개선하기 위해 계획 중이란다. 무엇을 개선하려 계획을 세우고 있으며 어떤 노력을 기울이는지 물어보면 아무 말이 없다. 교육청의 특수교육 담당 장학사는 녹음기를 틀어 놓은 듯한 대답을 하고 있고, 학교는 나 몰라라 외면을 하고 있으니 누구와 이야기를 해야 한단 말인가.

사립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장애학생들이 늘어가고 있어도 그들을 위한 어떠한 조치도 마련되지 않고 있으며 교육청은 사립재단의 눈치를 보느라 정신이 없다. 법치를 그렇게 외치던 사람들이 법을 준수하자는 말에는 일언반구 말이 없다.

법은 누가 지켜야 하는 것인가? 돈도 없고, ‘빽’도 없는 사람들만 열심히 지켜야 하고 힘깨나 쓰는 사람들은 법 위에 누워 똥 싸고 뭉개듯이 해도 방관만 하고 있겠다는 것인가.

교사들은 교권을 이야기하면서 가르치는 자의 권리만을 주장하고 있고, 부모들이 나서서 뭘 어쩌겠냐는 식이니 난감하다. 교육의 주체로 인정하면서도 정작 교육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제안을 하고 요구를 하면 모두 고개를 돌리고 만다. 결국 법은 쓰레기통으로 들어간다.

아무도 지키지 않는 법을 만들기 위해 지난 5년여를 데모꾼 소리 들어가며 지낸 것인가. 권리와 의무를 지키자는 외침에 정작 돌아오는 것은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인해 법을 지키기 힘들다는 것이다. 아무리 현실이 어려워도 법은 법이다. 지키려는 최소한의 노력을 보여야 하지만 난공불락의 요새가 따로 없다.

교육청이야 그렇다고 치자. 일반 교사들도 그렇다고 치자. 특수교사는 뭔가 달라야 하지 않겠는가. 부모가 학교에서 아무리 야단을 부리고, 미친 듯 날뛰어도 ‘어디 개가 짖나?’하는 식이다. 장애학생을 두고 함께 고민하고 힘을 모아 무엇이라도 바꾸고, 더 나은 환경을 만들어 가기 위해 공동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사람들이 그들이 아닌가 말이다.

현장에서의 특수교사의 모습은 실망을 넘어 과연 특수교육에 대한 열의와 의지가 있는지 의심이 갈 정도다. 물론 모든 교사가 그렇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교사들이 경력의 많고 적음을 떠나 일관된 모습을 보이고 있으니 더 답답한 노릇이다.

당장 현장학습과 수련회와 관련해서 부모가 법조문을 들이대면서 보조인력을 제공해야 한다고 학교에 따지면 무슨 난리가 난 것처럼 “학교는 공문으로 말하는 곳인데 아직 공문이 안 왔다”, “아이들 안전을 위해서 어설픈 사람을 쓰는 것은 위험하다”, “절차가 있는 것인데 이렇게 들이대면 곤란하다”는 말을 앞서 하고 있다. 학교는 가만히 있는데 특수교사가 나서서 초를 치면서 거부를 하고 있는 셈이다.

대안이 뭐냐고 물으면 딱히 대답을 못한다. 절차를 따진다면 우선 학교는 보조 인력의 인건비를 책정하고 운영의 계획을 세우고 이후에 그 기준을 적용해 가면서 모집과 교육을 교육청에서 한다거나, 혹은 지역에 봉사자 인프라가 제대로 구축된 곳은 구청이나 각 기관들과 연계해서 해결을 하면 될 일이라 보는데 방법에 대한 고민은 전혀 없이 무조건 예산을 잡는 것을 반대하고 있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더 답답한 것은 지역에 특수교육지원센터가 세워져 운영되고 있는데 그곳을 이용한 어떠한 것도 염두에 두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특수교사들은 모집과 교육과 관리를 자신들이 해야 하니 또 다른 업무가 주어져 피곤하다는 식이다.

그러니 학교는 장애학생들을 위한 어떠한 요구도 특수교사에게 떠넘기면서 상의해서 결정하라 하고 있고, 부모들은 교사와 대면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하니 결국 법은 뒷전으로 밀려나고 부모와 교사, 그리고 특수교육보조원은 일일이 아이들 수발을 들기 위해 동원이 되고 있다. 아무리 허울뿐인 법이라 할지라도 법은 법이다. 게다가 특수교육법은 특수교육진흥법이 하도 법 같지도 않아 부모들이 나서서 만들어 놓은 법이 아닌가.

그런 땀과 눈물의 결정체를 학교에서는 똥지게 작대기 취급을 하고 있으며 그런 일에 특수교사들이 일익을 담당하고 있으니 부모들로서는 울화가 치밀어 오를 뿐이다. 어디 하소연도 못하고 끙끙 속앓이를 하고 있다.

찬바람 불어오는 계절이다. 내년 특수학급운영과 관련해서 고민을 하다보면 뭔가 밝은 빛을 볼 수 없다는 현실에 더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학교는 그런 중에도 바쁘다. 영어몰입교육 계획을 세우고, 성적으로 아이들 줄 세우기도 준비해야 하고, 무슨 학교니, 무슨 학교니 하면서 붙여지는 이름들로 인해 정신없다.

장애학생들은 망망대해 홀로 떠 있는 외톨이로 지내고 있지만 누구도 그 아이들에게는 관심이 없다. 거창한 교육계획이 세워지고 운영되고 하지만 그 안에 장애학생들이 설 자리는 없다. 그래서 희망을 보기가 어렵기만 하다.

칼럼니스트 최석윤 (hahaha63@par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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