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감사 질의 중인 한나라당 이정현 의원. ⓒ이정현 의원실

국정감사가 2주째를 맞았다. 이번 국정감사는 18대 국회가 개원이 되고 처음으로 실시하는 것이어서 시작 전부터 관심을 모아왔다. 하지만 출범한지 얼마 안 된 정부의 정책과 예산현황 등을 조사하고 문제점에 대한 대안을 마련하는 국정감사가 되어야 하는데 정쟁의 장으로 변질되고 있어 실망스러운 목소리들이 나오고 있다. 이 처럼 국정감사가 정쟁의 도구가 되다보니 해결되어야 할 장애인의 문제는 뒷전으로 밀리 수밖에 없다. 이러는 와중에도 장애인 문제를 국정감사라는 장에서 공론화 시키려 애쓰는 의원들이 있다.

이정현의원(한나라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도 그 가운데 한 사람이다. 이정현 의원은 지난 13일 보도자료를 통하여 EBS의 장애인 접근 문제를 지적하고 있다. 사실 EBS가 공영방송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공영이나 SBS와 같은 민영방송보다 장애인의 접근을 위한 수화통역, 자막, 화면해설 방송 비율이 계속 낮았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대하여 장애계내부에서도 EBS가 예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동정론도 있어왔다. 하지만 이정현의원은 EBS는 공영방송이며, 교육을 책임지는 방송인만큼 단 한명이라도 장애인이 소외되지 않도록 노력하는 자세가 중요하다며 예산의 문제는 시청권에 예외를 두면 안 된다는 단호한 입장이다.

또한 이정현 의원은 국정감사가 시작되던 지난 월요일, 장애인문화예술 편성의 열악함과 정부차원의 문화예술행사에 대한 지원이 부족함도 지적하며 정부차원의 장애인문화예술문화제 개최와 대통령상 제정 등 대안들을 제시한 바 있다. 이정현 의원이 지적한 바와 같이 열악한 장애인의 문화예술 예산을 늘리고 체계적인 문화예술 접근 및 참여 정책을 추진하려면 문화관광체육부 내에 장애인의 문화예술을 담당하는 전담팀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리고 정부차원의 장애인문화예술행사를 개최하고, 대통령상을 제정하는 것도 장애인의 문화예술에 대한 욕구확대와 비장애인들의 장애인 문화예술에 대한 인식개선에 많은 역할을 할 것이다.

그 동안 장애계에서는 한국장애인문화협회가 주도적으로 그동안 장애인의 문화예술인을 발굴하고 콘텐츠를 융성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과 행사를 진행해 왔다. 그 가운데 하나가 올해 3회째를 맞고 있는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이다. 이 상은 ‘10년 이상의 경력과 활동으로 장애인문화예술의 각 분야별 발전에 기여한 장애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시상을 통하여 사기를 고취시키고, 사회적인 장애인 문화예술 활동 인식제고와 전문인으로서 높은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이 행사에서는 음악, 미술, 문학, 대중예술의 각 부문별 1명과 문화예술공로상 1명, 대상 1명으로 총 6명을 선정하여 시상하고 있다. 대상 수상자로 선정된 사람은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을 주고 있으며 나머지 각 분야별 5명에 대해서는 행사를 주최하는 단체에서 한국장애인문화협회장상을 주고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장애인문화예술대상은 민간단체가 운영하는 것인 만큼 매년 행사를 위한 예산조달도 쉽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수상자들의 지속적인 장애인관련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하는데도 한계가 있을 것이다. 또한 비장애인들의 입장에서는 이러한 행사가 장애인의 문화예술을 활성화시키고 전문인을 육성한다는데 차원이 아닌 장애인들만의 축제정도로 인식될 수 있다. ‘장애인은 별개의 사람’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깨뜨리고자 하는 행사의 의도를 비장애인들에게 전달하는데 많은 제약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때에 이정현 의원이 국정감사기간에 “정부 차원에서 장애인 예술제를 개최하고 대통령상을 제정할 것”을 제안한 내용은 현재 장애계 행사가 가지고 있는 문제를 많은 부분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라고 본다. 그리고 “장애인 관련 문화예술대상 등 행사를 방송에서 중계하여 장애인들에게 자긍심을 가질 수 있도록 하고, 국민들의 관심도 가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한 제안 또한 장애인의 문화예술의 발전과 국민들의 인식개선에 필요한 것이라 본다.

국정감사 초반에 이정현 의원이 보여준 EBS등 장애인의 방송접근 문제라던가 장애인의 문화예술권 확대를 위한 의지는 국정감사용 ‘한탕’이 아니길 바란다. 국정감사가 끝나더라도 장애인의 문화예술 지원에 대한 이정현 의원의 의지가 변하지 않았으면 한다. 또한 문화관광체육부와 보건건복지가족부, 방송통신위원회는 이정현 의원이 제기한 장애인의 방송과 문화예술의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드려야 하며, 제안된 장애인의 문화예술권 향상을 위한 방안들이 정책에 반영되어 실천될 수 있도록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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