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의 역사’ 표지. ⓒ동아시아

장애란 무엇인가? 장애인은 누구인가? 반대로 장애가 없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우리는 보통 장애가 명확하게 구분되는 구체적이고 변하지 않는 범주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장애는 규정하기 어렵고 계속해서 변화하는 개념이다. 따라서 장애인의 역사가 존재하는 것처럼 장애라는 개념도 역사를 가진다.

신간 ‘장애의 역사’(킴 닐슨 지음, 김승섭 옮김, 출판사 동아시아, 360쪽, 값 1만8000원)는 장애인의 경험을 통해 미국의 역사를 급진적으로 재배치한 책으로 아메리카대륙에 유럽인이 도착해 식민지로 만들기 이전 시기부터 시작해 1968년 이후 현재까지 장애를 중심으로 역사를 기술했다.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완치하기 위해 치료를 받아야 하는 명확한 원인이 있는 의학적 문제로 장애를 바라본다. 이러한 관점은 장애를 신체적 결함 때문에 생겨난 것으로 여기게 하고 장애인의 다양하고 풍성한 삶을 지워버린다.

장애를 몰역사적이고 고정불변한 개념으로 잘못 간주하는 것이다. 하지만 장애는 정의하기 어렵고 장애의 의미는 사회적 맥락에 때라 달라지고 시간에 따라 변화한다.

유럽인이 아메리카대륙에 도착하기 전 대부분의 토착민 공동체는 오늘날의 장애라는 개념은 가지고 있지 않았다. 그들은 장애를 신체적 상태가 아닌 사회적 관계에 따라 정의했다.

그들에게 장애는 누군가가 공동체의 호혜 활동에 참여할 수 없거나 그 관계에서 제거된 경우에만 생겨났다. 신체적, 인지적 결함을 가지고 있더라도 구성원으로서 역할을 하고 활동에 참여한다면 그에게 장애가 있다고 낙인찍지 않았다.

하지만 아메리카대륙을 식민지로 삼은 유럽인들에게 장애란 무엇이고 적절한 신체와 정신은 무엇인지에 대한 관념은 지대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그들에게 ‘능력있는 몸’이란 노동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지 여부였다. 선척적, 질병, 사고로 인해 생겨난 다양한 신체의 형태는 그들이 노동을 수행할 수 있다면 장애라고 배제하지 않았다. 다만 인지·정신 장애는 실질적인 정책과 법을 만들고자 시도할 만큼 관심을 쏟았다.

미국 독립혁명 이후 장애라는 개념은 법적으로 확립된 불평등을 정당화하기 위해 사용됐다. 부적합한 몸을 가진 사람들을 규정하고 조직하는 시설들이 급증했으며 관련 규제가 증가하는 과정은 정상과 비정상, 유능함과 장애를 정의하는 일을 동반했다.

책은 미국 장애의 역사는 미국 역사 전체가 그러하듯 복잡하고 모순적인 이야기라고 소개한다.

약탈당한 땅과 몸에 대한 이야기, 옳고 그름에 대한, 황폐함과 파멸에 대한, 패배와 고집스러운 끈기에 대한, 아름다움과 우아함에 대한, 비국과 슬픔에 대한, 변혁적 아이디어에 대한, 자아를 창조하는 일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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