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빛바랜 노트 속 빛나는 오늘’.ⓒ도서출판 이야기너머

“장애는 힘들 거라고만 생각한 것도 편견이었어요.”

자신 또는 가족의 장애와 함께 짧게는 20여 년, 길게는 60여 년을 살아 온 사람들. 이들이 자신의 삶을 들어 줄 작가를 만나 빛바랜 일기장을 펼쳤다.

신간 '빛바랜 노트 속 빛나는 오늘‘에는 세 명의 장애인과 두 명의 장애인 어머니가 세 달에 걸쳐 돌아본 자신의 삶이 담겼다.

책 속 주인공 김상기 씨의 어머니 박광원 씨는 “우리 상기한테 장애가 있지만, 남들 보여 주기에 부끄럽지 않아요. 둘이 같이 밖에 잘 다녀요.”라고 말한다.

다른 주인공들도 여행길에 나서고 각종 강좌를 수강하는 등 바깥나들이를 주저하지 않는다.

휠체어, 흰 지팡이, 위태로운 걸음걸이, 갑작스러운 큰 목소리를 낯설게 느끼는 이들이 많겠지만 주인공들에게는 자연스러운 생활의 일부다.

외출을 두려워하지 않을 만큼 지금의 모습을 긍정하는 이들이기에, 외면하고 싶을 법한 순간까지도 되새겨야 하는 장기간의 인터뷰에 선선히 응할 수 있었다.

네 살 때 소아마비를 앓은 뒤로 40년 간 복지시설에 몸을 의탁해 온 조순애 씨, 스물 셋 나이에 교통사고로 뇌병변장애를 얻은 김상기 씨, 성인이 되어서야 시력을 점점 잃는 질환을 앓고 있었음을 알게 된 이정민 씨, 스무 살 때 여행길에 당한 사고로 다리가 불편해진 강인옥 씨, 열 가지의 병명을 안고 태어난 김민건 씨.

시작점만 보아서는 희망을 찾기 힘든 이들의 삶은 어느덧 환한 긍정으로 이어진다.

험한 계단을 밟아 나가는 모든 과정에 깃든 긍정의 에너지는 작가의 손을 거쳐 책 속에 고스란히 담겼다. 고난을 자기 것으로 받아들인 이의 단단한 자존감이, 모든 이야기 안에서 깊은 울림을 준다.

이 책의 모든 주인공들은 수원시장애인종합복지관 이용자들이다. 복지관 측에서 방송문화진흥회의 후원을 받아 생애사 쓰기 프로젝트를 기획해 작가를 섭외하고 인터뷰를 진행했다. 작가들도 프로젝트 취지에 공감하며 재능기부로 임했다.

<지은이 김상태 외 4명, 분야 에세이, 도서출판 이야기너머, 가격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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