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필자는 밀양을 다녀오는 길에 시각장애인 A 씨 차량에 동승했다. 사실은 A 씨 차량이라기보다는 A 씨 어머니 차량이었다.

필자는 부산 톨게이트를 지나오면서 무심코 물었다.

필자 : “장애인 하이패스예요?”

A 씨 어머니 : “아닙니다.”

필자 : “아니 왜요?”

A 씨 어머니 : “장애인 등록이 안 된답니다.”

A 씨의 쏘렌토 차량. ⓒA 씨 제공

세상에나! 필자가 물어본 것은 그냥 인사치레였는데 안 된다고 하니 황당했다. 그러나 어머니가 운전 중이라서 뭔가 사연이 있는 모양이다 싶어서 더이상 말을 안 했다.

다음 날 A 씨에게 전화해서 어머니를 바꾸었다. 차는 재작년에 새로 구입한 쏘렌토인데 6인승도 있고 7인승도 있지만 옵션이 좋아서 6인승으로 했단다.

A 씨가 시각장애인이라 뒤에 타는 경우가 있는데 충전기를 꽂을 수 있는 곳이 맘에 들어서 6인승을 선택했다는 것이다. 그전에 타던 승용차는 뒤에는 충전기 꽂는 곳이 없어서 불편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자동차등록사업소에 자동차등록을 하러 갔더니 장애인 차량은 승용차는 5인승까지 2,000cc 미만이고 승합차는 7인승 이상 15인승까지만 가능하다고 했다.

장애인차량은 승용차는 5인승으로 2,000cc 미만이고, SUV 차량은 7인승 이상인데, 쏘렌토 6인승이라 승용차에도 해당이 안 되고 SUV 차량에도 해당이 안 되므로 불가하다는 것이다.

“저도 거기까지는 미처 몰랐고 (자동차) 딜러도 잘 몰랐던 모양입니다.”

그러나 차는 이미 등록을 하러 온 상황인데 장애인 차량으로 등록은 안 된다고 하므로 어쩔 수 없이 일반 차량으로 등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고속도로통행료 50% 할인. ⓒ보건복지부

그런데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이 흴체어 탑재가 가능한 6인승를 이용하는데 승용차는 5인승이라 안 되고 SUV 차량은 7인승이라 안 되고 해서 문제를 제기하는 장애인이 많아서 6인승도 장애인 차량으로 승인된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런데 A 씨 어머니가 6인승은 안 된다고 했다. 필자가 잘못 알고 있었나?

제일먼저 보건복지부 홈페이지를 찾아 보았으나 없었다. "보건복지부>장애인정책>공공요금감면>고속도로통행료 50% 할인 내용에 –배기량 2,000CC이하의 승용자동차 –승차정원 7∼10인승 승용자동차(배기량제한없음)" 밖에 없었다.

보건복지부에도 6인승은 안 된다고 되어 있었다. 이상하다 분명 필자가 어디선가 6인승도 된다고 본 것 같았는데.

장애인 자동차 관련으로는 개별소비세 감면과 자동차세 감면이 있고, 고속도로 등 유료도로 통행료 감면 등이 있다.

장애인 차량으로 등록하려면, 심한 장애인 본인(예전의 3급)이나 주민등록표상 동거 가족인 배우자, 부모, 형제자매, 자녀인데 개별소비세는 제한이 없다. 취득세 및 자동차세 면제는 배기량 2,000cc 이하 5인승 승용차, 승차정원 7인승 이상 10인승 이하인 승용자동차, 승차정원 15인승 이하 승합차, 적재정량 1t 이하인 화물차 1대 등이다.

고속도로 통행료는 장애등급에는 제한이 없고 자동차세의 조건에서 50% 할인이고 그 밖의 유료도로는 지자체에 따라서 면제 또는 50% 할인이다. 부산의 경우 수정터널은 통행요금이 1,000원인데 장애인 차량은 면제이고, 부산항대교 요금은 1,400원인데 장애인은 50% 할인이다.

쏘렌토 6인승. ⓒA 씨 제공

그런데 여기저기 인터넷을 다 뒤져 본 결과 필자가 알고 있는 것처럼 6인승도 유료도로 요금이 할인이 되었으나 그때가 2021년 6월 23일부터였다.

유료도로법 시행규칙이 2021년 6월 23일부터 개정됨에 따라 통행료 감면 대상 차량에 장애인 및 유공자 등의 6인승 차량이 포함되었다.

한국도로공사는 개정된 유료도로법 시행규칙에 따라 2021년 6월 23일부터 고속도로 통행료 감면 대상이 이같이 확대된다고 했다.

A 씨 어머니에게 전화해서 쏘렌토 6인승 차량을 언제 등록했느냐고 물었다. 2020년 12월쯤이라고 했다. 그렇다면 작년 6월에 관련법이 개정되었으니 이제는 고속도로나 유료도로는 할인될 수 있을 것 같다며 할인이 되면 필자에게도 알려 달라고 했다.

며칠이 지나도 A 씨 어머니에게서 연락이 없어서 필자가 전화했다. 집안에 우환이 있어서 알아볼 겨를이 없었다고 했다. A 씨 할머니께서 편찮으시단다.

유료도로법 시행규칙이 개정되어 6인승 차량도 고속도로비 등의 할인을 받을 수 있게 되었으나 2021년 6월 22일까지는 장애인 차량으로 등록이 안 되었다. 이제는 법이 개정되었으니 장애인 차량으로 등록이 되겠지만 그 전에 등록한 사람들은 장애인 차량으로 등록을 해 보아야 알 수 있을 것 같다. 우리가 잘 모르는 세부 사항이 있다 하므로.

그런데 유료도로법 시행규칙은 개정되어서 6인승도 포함이 되었으나, 장애인 자동차 취득세 및 자동차 감면은 시한이 정해져 있었다.

장애인 자동차세. ⓒ법제처

"장애인복지법에 따른 중증 장애인이 보철용·생업활동용으로 사용하기 위해 취득하여 등록하는 다음의 자동차 중 최초로 감면 신청하는 1대에 한하여 2024년 12월 31일까지 취득세 및 자동차세를 각각 면제합니다(지방세특례제한법 제17조제1항 및 지방세특례제한법 시행령 제8조제1항)."

장애인 차량의 취득세 및 자동차세 감면은 2024년 12월 31일까지이다. 하지만 이전 전례를 보면 감면이 종료되기 전 “지방세특례제한법” 개정을 통해 기간을 계속 연장해 왔다.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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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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