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으로 등록을 하면 약간의 복지혜택을 받을 수가 있는데, 가장 선호하는 혜택이 지하철 무료와 LPG사용이 아닌가 싶다. 그밖에 기본료와 통화료가 35% 할인되는 휴대폰과, 1~3급 장애인은 개별소비세를 비롯하여 등록세 취득세 자동차세가 감면되므로 이 또한 장애인들이 선호하는 혜택이다.

그런데 처음 휴대폰이 개통될 무렵에는 각 통신사마다 장애인은 할인 되었으므로 한 사람이 여러 개의 휴대폰을 개통하여 부모형제나 친지들에게까지 나눠주는 일이 빈번하였다. 그렇게 개통한 휴대폰은 가져 간 사람들이 제대로 요금을 납부하지 않는 일이 발생하여, 이제는 새로 개통하는 휴대폰은 어느 통신사를 막론하고 한사람이 한 대만 가능하다.

삼락공원 갈대밭. ⓒ이복남

따라서 최근에는 대부분의 장애인이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으므로, 장애인 이름으로 휴대폰을 개통하여 요금을 할인받는 일은 거의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자동차는 아직도 소유하지 않은 사람들이 있으므로 이런 장애인들의 이름을 빌려가는 사람들이 더러 있다. 이렇게 장애인 이름으로 등록한 자동차는 등록세 취득세 자동차세가 감면되므로 별다른 문제는 없어 보이지만 알고 보면 또 다른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장애인이 약간의 돈을 받고 이름을 빌려 주었으나 자동차 운전자는 차량이 자기 이름이 아니므로 주차요금이나 각종 과태료를 미납하고 있어 시간이 지나면 장애인 본인에게 독촉장이 온다. 또 하나는 장애인이 잘 모르고 명의를 빌려 준 뒤 차량 때문에 기초생활수급자에서 탈락할 위기에 처해지게 되었으나 명의를 빌려간 자동차 운전자와는 연락도 안 되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차량구매는 장애인차량으로 복지혜택이라도 보려고 그랬다가 손해만 끼치는 경우지만, 장애인 혜택이 아니라 명의만 빌리자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장애인의 명의를 빌리는 조건으로 건당 1~20만 원을 지불하는 것 같다.

그렇게 돈을 주고 명의를 빌려간 사람들은 통장을 개설하거나 휴대폰을 개설하는데 사용하기 일쑤이다. 돈 몇 푼에 명의를 빌려 준 것도 잘못이지만, 명의를 빌려 간 사람들은 돈이 아쉬운 장애인이나 노숙인에게 접근하여 이름만 빌려주면 아무문제 없다고 감언이설로 속삭였을 테니 어찌 넘어가지 않을 수 있겠는가.

돈 몇 푼에 혹해서 명의를 빌려 주었다가 나중에 낭패를 당하는 장애인들이 가끔씩 생기는데 며칠 전 뉴스에 명의를 빌려 주었다가 자살한 장애인이 나왔다.

지난 11월 29일 광주에 사는 뇌병변 3급 장애인 A(58)씨는 지난해 6월 ‘돈을 줄 테니 명의를 빌려 달라’는 누군가의 부탁을 받고 A씨 자신의 명의로 휴대전화 5대를 개통해주고 사례금 명목으로 100여만 원을 받은 뒤 헤어졌다.

장애인 자살. ⓒ네이버 뉴스

얼마 뒤 A씨는 경기 시흥경찰 등 서울·경기지역 4개 경찰서에서 발송한 출두 명령서를 받고 놀랐다고 했다. 자신의 명의로 만들어준 휴대폰이 ‘대포 휴대폰’으로 보이스 피싱 범죄에 이용돼 수천만 원을 송금한 피해자들이 생겨난 사실을 알고 이를 자책하던 A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것이다.

필자는 뉴스를 보다가 A씨 관련내용을 취재를 한 기자와 통화를 했다.

그런데 A씨는 정말 그래야만 했을까?

A씨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누누이 말해도 사람들은 정이 너무 많은 것일까. 부모형제 일가친척 등등 차마 거절 못해서 명의를 빌려 주기도하고, 돈 몇 푼에 명의를 팔아먹기도 하는데 모두가 처음에는 ‘별일 없을 테니 걱정 마라’는 당부를 곧이곧대로 믿는다는 것이다.

가족 간에도 보증은 서지 마라했다. 보증은 자신을 포함해서 지인들까지 위험에 빠뜨리기도 하는 무서운 결과를 초래하기에 많은 요즘은 지인들의 보증보다는 오히려 보증보험을 이용하는 것 같다. 명의 대여 또한 보증과 같은 결과를 초래 할 수 있으므로 절대로 나의 명의를 타인에게 대여해서는 안 된다.

특히 남의 명의를 빌려서 대포차나 대포폰으로 사기를 일삼는 사기단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게다가 아무리 지인이라 해도 남의 이름을 가지고 무슨 짓을 할지 누가 알겠는가.

내 명의는 절대로 타인에게 빌려주지 말 것이며, 요즘은 명의 대여 뿐 아니라 명의 도용까지도 주의해야 한다. 따라서 나의 신상정보를 타인에게 함부로 보여줘서는 안 된다. 다시 한 번 당부하건데 어떤 경우라도 명의는 절대로 빌려주지 마세요.

* 이복남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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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웃이 행복하지 않는 한 나 또한 온전히 행복할 수 없으며 모두 함께 하는 마음이 없는 한 공동체의 건강한 발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우리는 함께 살아가야 할 운명공동체이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건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진 자와 못 가진자,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평등하게 공유할 수 있는 열린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쓸모 없음을 쓸모 있음으로 가꾸어 함께 어우러져 나아갈 수 있도록 서로 사랑으로 용서하고 화합하여 사랑을 나눔으로 실천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복남 원장은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사무총장을 역임하였으며 현재 하늘사랑가족상담실을 운영하고 있다. 하사가장애인상담넷www.gktkrk.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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