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의 장애인부모들이 자식들과 함께 서울 마로니에 공원을 찾아 증언대회에 참석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5월 15일, 오늘은 정부가 제정한 가정의 날이다. 정부는 가정의 날을 제정한 이유로 '가정의 중요성 고취하고 건강가정을 위한 개인, 가정, 사회의 적극적인 참여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하여'라고 밝히고 있다. 그렇다. 가정은 소중하다. 그리고 오늘은 건강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우리사회 모든 구성원들의 관심을 촉구하는 날이다. 그렇다면 오늘만이라도 장애인 가족들의 고통과, 눈물과, 한숨과, 아픔은 우리사회의 주목을 받아야하는 것이 아닌가."

5월 15일 정부가 제정한 가정의 날을 맞아 전국장애인부모연대(준)는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제2차 고통받은 장애인 가족들의 증언대회을 열어 정부와 사회에 장애인가족에 대한 체계적인 지원체계 마련을 촉구했다. 지난 4월 19일 장애인의 날을 맞아 개최했던 증언대회에 이은 두번째 행사였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측은 "정부는 스스로 제정한 가정의 날에 소외받는 장애인가족들을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최소한의 의지는 밝혀주어야하는 것이 아닌가"라고 물으며 "도대체 가정의 날을 누구를 위해 존재하는가"라고 꼬집었다.

장애인부모연대측에 따르면 지난 5년간 장애인 가족 중 15가족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 장애인가족들은 가족과 함께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렸고, 독약을 삼켰고, 목을 조르고 목을 매달았고, 심지어는 함께 차에 타고 불을 질렀다는 것.

장애인부모연대측의 요구사항은 ▲장애인 가족지원 실태조사 및 지원체계 구축 ▲장애인가족도우미 지원제도 마련 ▲장애인 가족에 대한 사례관리서비스 실시 ▲장애인도우미뱅크 설치 운영 ▲장애인가족 역량강화 지원체계 마련 등 5가지로 요약된다.

이러한 요구사항은 이미 보건복지가족부측에도 전달됐지만 묵묵부답 답변을 내놓고 있지 않고 있다. 실제 최근 보건복지가족부가 추진 중인 제3차 장애인복지발전5개년계획안(2008~2012)이나 새 정부의 각족 복지 정책 등에 장애인가족의 고통을 해결하기 위한 대책이 전무한 실정이라는 지적이다.

민주노동당 국회의원 당선자 곽정숙씨는 "국회의원 299명 전원이 하루 동안 장애아 부모 체험을 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며 "하루 갖고 물론 부족하겠지만 실제 얼마나 고통이 심한지 체험해야 여러분들의 요구가 정책화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이날 대회에 모인 100여명의 장애인부모들은 "전국의 장애인 부모들은 이제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 우리 스스로가, 우리의 동료 가족들이 고통 받는 현실을 더 이상 방관할 수가 없다"며 "정부는 장애인 가족들의 삶을, 장애인 가족들의 고통을, 장애인 가족들의 분노를, 장애인 가족들의 미래를 더 이상 외면하지 말라"고 촉구했다.

민중가수 지민주씨가 증언대회에 참석한 장애아부모들 앞에서 문화공연을 펼치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가족 지원체계를 마련하라고 촉구하는 피켓을 나란히 들고 있다. ⓒ에이블뉴스

장애인차별을 철폐하고, 도우미제도를 마련하라는 등 요구사항을 적은 옷을 입고 증언대회에 함께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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