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장애인부모연대(준)는 9일 서울 안국동에 위치한 보건복지가족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에이블뉴스

“얼마나 더 죽어나가야 장애인가족들의 고통에 관심을 가질 것인가. 장애인과 가족들이 마치 죄인인 냥 모든 짐을 지게 하는 이 사회에서 더 이상 버틸 힘이 없다. 우리를 살려낼 수 있는 길은 장애인가족지원정책 도입에 있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준)는 9일 서울 안국동에 위치한 보건복지가족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정부와 지자체는 장애인가족들의 고통을 더 이상 방관하지 말고, 장애인가족지원정책을 조속히 수립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장애인가족지원정책 도입을 촉구하기 위해 전국장애인부모연대(준) 소속 단체들이 전국 16개 시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최한 기자회견으로, 서울지역 기자회견은 ‘함께 가는 서울장애인부모회’의 주최로 열렸다.

전국장애인부모연대는 “전국의 장애인부모들은 장애인가족들이 고통 받는 현실을 더 이상 방관할 수가 없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장애인가족지원정책도입을 촉구하는 투쟁을 선포한다. 우리의 요구안이 실현될 때 까지, 정부가 장애인가족지원정책을 제대로 도입할 때까지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선포했다.

“무관심한 정책에 장애인가족 죽어간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장애인부모들은 장애인 자녀를 키우면서 느끼는 고충을 토로하며, 새 정부의 무관심한 태도에 대한 비판을 쏟아냈다.

광진장애인부모회 이무연 회장은 “대선직전에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면 외딴 섬 하나를 사서 장애인들을 몰아넣을지도 모른다는 농담을 했다. 그런데 어쩌면 그것이 현실이 될지도 모르겠다. 지금 같은 현실이 계속된다면 장애인가족들은 도저히 살아갈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이 회장은 이어 “장애인부모들이 왜 독약을 삼키고, 차에 불을 질러 죽고, 아파트 옥상에서 뛰어내리는지를 정부에서는 관심을 갖지 않는다. 하지만 장애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 죽음은 단순한 사건사고가 아니라 이 사회에 던지는 간절한 메시지였음을 제발 알아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에 사는 장애인부모 김혜미씨는 “내게는 아이가 3명이나 있다. 요즘시대에 아이가 3명이나 되는 것은 ‘부의 상징’이라고들 한다. 하지만 나는 우리 부부가 죽었을 때 첫째 아이가 장애인인 둘째아이에 대한 부담을 너무 심하게 느낄까봐, 막내를 하나 더 낳았다.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막막하기만 한 이것이 장애인가족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씨는 이어 “부부가 맞벌이를 하기 때문에 부족하지 않게 돈을 벌지만 우리는 아직도 집을 장만하지 못했다. 둘째 아이 치료비로만 150~200만원이 들기 때문이다. 정부는 정말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다. 점점 가난해지라고 한다. 아파서도 녹슬어서도 안 되는 마징가제트가 되라고 말한다. 모든 장애인 가족들이 해체하기를 바라는 것이 아니라면 하루속히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성토했다.

함께가는서울장애인부모회 최석윤회장은 “현 정부의 장애인정책은 무대책, 무개념, 무정책이다. 향후 5년 동안은 지금까지의 5년보다도 더 힘든 시기가 될 것 같다. 때문에 우리의 자녀들이 사회의 시스템 속에서 보호 받을 수 있도록, 우리 스스로 제도를 바꿔내야 한다. 서비스 차원이 아닌 법적 근간을 만들어 장애인가족을 지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5대 요구안 보건복지가족부에 전달

장애인부모들은 이날 기자회견을 마친 후, 총 5가지의 요구가 담긴 ‘장애인 가족지원을 위한 정책요구안’을 보건복지가족부에 전달했다.

이 요구안에는 ▲장애인가족에 대한 실태조사를 실시하고, 장애인 가족지원 체계를 마련할 것 ▲장애아동 및 발달장애인의 양육과 돌봄을 위한 도우미 제도를 도입할 것 ▲장애인 가족에 대한 사례관리서비스를 실시할 것 ▲장애인도우미뱅크를 설치·운영할 것 ▲장애인가족의 역량강화 지원 체계를 확대·강화할 것 등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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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준)는 장애인가족지원정책을 조속히 수립할 것을 정부와 지자체에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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