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오후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한나라당 이정선 의원과 한국장애인정치포럼이 공동으로 개최한 '장애인이 펼치는 정치, 아름다운 시작을 하려 합니다' 행사에 참석한 장애인 국회의원들은 자신들의 정치경험을 바탕으로 ‘장애인의 정치 확대’를 주제로 강연을 펼쳤다.

장애인의원들은 장애인 당사자들이 정치참여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강조하며, 보다 많은 장애인 후배의원들이 배출되기를 바란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한 이를 위해서는 각 정당이 비례대표의 10%를 장애인으로 배정토록 하는 법안이 추진돼야 한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윤석용 의원 “한나라당도 장애인의 정치 확대 위해 나서야”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에이블뉴스

한나라당 윤석용 의원은 “정치에 대한 혐오를 가지고 있었고, 장애 때문에 사회에 대한 불신과 불만도 컸다. 하지만 장애인 인권향상을 위한 활동을 하다 보니 그것이 곧 정치라는 것을 알았다. 그래서 정치는 따라지만 한다고 욕하던 내가 스스로 정치판에 뛰어들었다. 정책결정과정에 당사자가 있어야 한다는 것을 간절히 느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윤 의원은 “공천 심사에서는 걸을 수 있느냐? 그 몸으로 선거운동은 하겠느냐? 라는 질문까지 받았다. 선거운동 과정에서도 명암 돌리기 등에서 손이 불편해서 오는 차별도 경험했으며, 장애인이라는 설명 없이 군복무 여부만을 표기한 언론에 의해 오해를 받기도 했다”며 장애인으로서 지역구를 뛰면서 느꼈던 어려움과 한계점에 대해서 전했다.

윤 의원은 이어 “비례대표의 10%를 장애인에 배정토록 당헌당규에 명시한 민주노동당은 칭찬받을만하다. 한나라당도 정신을 차리고 더 노력해야 한다. 10%가 어렵다면 최소 5%라도 보장해야한다. 여성에게는 비례대표 1번을 당연히 내어주면서도 장애인의 수는 무시한다. 정치는 현실이다. 장애인의 몫은 우리가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통합민주당 박은수 의원.ⓒ에이블뉴스

박은수 의원 “정책흐름 파악하고, 잘 감시해야”

통합민주당 박은수 의원은 “국회에 등원조차 하지 못하고 있어 국회의원의 한 사람으로써 죄송한 마음이다. 그런데 오늘 행사에 와보니 여당의 많은 의원들이 참석하셔서 장애인문제에 대해 관심을 가져주신다고 하니 안도의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물론 미흡한 부분도 있었지만 참여정부가 추진·설계했던 장애인 정책들이 후퇴되는 일은 장애인 당사자의 힘을 모아 막아내야 한다. 이제 인권은 예산의 문제다. 법률과 정책은 집권여당의 의지가 중요하다. 때문에 장애인당사자들도 정책의 흐름을 잘 파악하고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하균 의원 “정치적 소양을 닦고 능력을 끼워라”

친박연대 정하균 의원.ⓒ에이블뉴스

친박연대 정하균 의원은 “한 구청장이 장애인을 위해 1억 7천만원을 투자해 육교에 엘리베이터를 설치했다는 사실을 자랑하듯 말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그 말을 듣고 그 의원에게 내가 구청장이라면 엘리베이터를 설치하는 대신 육교를 없애버렸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애인 정책에 장애인당사자가 참여해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말했다.

정 의원은 이어 “많은 분들이 강조하듯 장애인의 정치참여는 매우 중요하다. 장애인의 입장과 주장을 누군가 대변해 주는 것보다는 스스로 목소리를 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정치입문이 아니더라도 장애인 당사자의 목소리를 정치적으로 반영하기 위한 무단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은 또한 “어떤 분들이 정하균 의원은 어느 날 갑자기 운 좋게 국회의원이 됐다고 하더라. 하지만 정치적 활동이라고 규정하지 않았을 뿐, 여러 루트로 노력하고 준비해왔다. 준비하고 노력하는 사람에게만 기회가 온다. 장애인 당사자들도 정치적 소양을 닦고 능력을 끼우기 위한 여러 준비를 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곽정숙 의원 “장애인 정치참여, 초당적으로 뭉쳐야”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에이블뉴스

민주노동당 곽정숙 의원은 “본인은 아무런 준비도 없이 국회의원이 됐다. 하지만 당사자로써 책임 있는 정치를 펼치라는 뜻으로 받아들이고 최선을 다해 뛰고 있다. 장애여성운동에만 매진하던 내가 국회의원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비례대표의 10%를 장애인에 배정토록 한당헌당규가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당들 또한 이러한 규정을 하루 속히 만들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 의원은 이어 “전체 국회의원 수가 299명이니 30명의 장애인의원이 들어와야 하는 것은 마땅하다. 선진국이란 잘 사는 나라만을 뜻하는 말이 아니라 국민의 뜻이 얼마나 존중되는 가도 포함되는 말이다. 이제 국회에서 법을 개정해 장애인의 정치진출을 열어줘야 한다. 장애인 의원들이 초당적으로 뭉쳐 해결해 나가자”고 제안했다.

곽 의원은 마지막으로 “국회에서부터 장애에 대한 이해가 높아져야 장애인의 삶이 나아지고 정치진출도 활발히 이뤄질 수 있다. 국회에 진출하려고 하는 사람들에게는 여성, 장애인 등에 대한 인권교육을 의무화해서 정치인들이 올바른 눈으로 정치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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