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인자 소장이 제4투표소에서 장애인 투표 편의 모니터링을 벌이고 있다. 투표소 입구에 경사로가 설치돼 있지만, 가파르고 턱이 있어 홀로 올라가기 어렵다. ⓒ에이블뉴스

“장애인도 국민의 한 사람이잖아요. 당연히 투표에 참여해야죠.”

충청남도 천안시 서북구 성환읍에 거주하고 있는 충남중증장애인자립생활센터 권인자(여, 38세, 지체1급) 소장은 4일 아침 서둘러 길을 나섰다.

찾은 곳은 거주하고 있는 매주1리 경로당에 마련된 6·4지방선거 제3투표소였다. 목적은 소중한 권리 행사와 함께 센터에서 지난 2012년부터 선거가 있을 때 마다 펼치고 있는 장애인 투표 편의 모니터링을 위해서였다.

수동휠체어를 탄 권 소장은 투표소 앞에서 난관에 부딪쳤다. 가파른 경사로여서 홀로 올라갈 수 없는 상태였던 것. 다행히 배치된 안내도우미의 도움을 받아 투표소로 들어갈 수 있었다.

권 소장은 투표소에 들어가 본인 확인 후 투표용지를 교부 받아 장애인용 기표소에서 소중한 권리를 행사했다.

하지만 마음은 씁쓸했다. 안내도우미의 교육 문제 때문인지는 몰라도 경사로에서 투표소로 올라오고, 장애인용 기표소에서 말려져 있는 가림 막을 내려야 하는 상황에서 알아서가 아닌 말로 도움을 요청해야 했기 때문이다.

특히 제3투표소와 제4투표소의 모니터링 결과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의 투표 편의는 더욱 심각한 실정인 것은 조사된 것도 이유다.

이 결과에 따르면 투표소 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들이 접근 가능한 화장실을 찾아 볼 수 없었다. 또한 투표소와 기표소의 비좁은 공간은 수동휠체어로는 이동은 가능했지만, 전동휠체어로는 큰 불편을 겪을 것으로 조사됐다.

권 소장은 “경로당 자체가 워낙에 좁다. 수동휠체어로는 코너를 돌 때 어렵게라도 이동이 가능했지만 전동휠체어로 다니는 것은 굉장히 불편할 것”이라며 “기표소의 공간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어 “장애인들이 당연한 권리인 참정권, 즉 투표를 할 수 있는 최적의 환경 조성이 꼭 이뤄져야 한다”면서 “다음 선거에서는 부족한 부분들이 개선돼서 더 많은 장애인들이 불편 없이 소중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권 소장은 선거를 통해 선출되는 지역 일꾼에게 “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 장애인당사자 입장에서 생각하고, 약속한 공약들을 꼭 실천해 달라”고 당부했다.

수동휠체어를 탄 권인자 소장이 안내 도우미에게 직접 도움을 요청한 뒤 가파른 경사로를 오르고 있다. ⓒ에이블뉴스

본인 확인을 받고 있는 권인자 소장. ⓒ에이블뉴스

권인자 소장이 제4투표에 배치된 안내도우미에게 사전교육이 있었는지 질문하고 있다. ⓒ에이블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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