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다케가 학교에 들어갔어요."왜 너는 팔다리가 짧아?". ⓒ주은미

우리 아들이 초등학교 입학하면서 선물로 서점에 가서 책을 골랐습니다. “나는 학교에 갑니다”라는 책이었습니다. 이 책은 오체불만족의 저자인 “오토다케 히로타다”가 주인공이었습니다.

"엄마의 장애가 다른 엄마들과 다르다"는 것을 알아가는 우리 아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법을 배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골라서 함께 보았습니다.

초등학생이 된다는 것은 “다르다”는 것을 알기 시작하는 나이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엄마의 장애를 부끄러워할 수 있는 충분한 나이가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을 통해 아들이 알아가는 세상에서 나와 친구들이 다르고, 장애인과 비장애인 다르지만 '장벽'을 쌓기보다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소개해 주고 싶었습니다.

책의 내용을 소개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오토다케가 학교에 들어갔어요.

“왜, 너는 팔다리가 짧아?”

팔다리가 없는 오토다케는 아이들의 호기심 대상.

“와, 휠체어 정말 멋지다!”

오토다케의 전동 휠체어는 아이들의 부러움 대상.

전동휠체어를 탄 왕자님은 금세 스타가 되었어요.

너도 나도 오토다케를 돕겠다며 나섰어요.

오토다케를 위해 교실 문을 열어주고, 오토다케를 위해 사물함에서 준비물을 꺼내 주었어요.

그러나 더 이상 친구들의 도움도, 전동휠체어도 안 된다는 선생님의 말씀,

“지금은 오토다케가 어리니까, 사람들이 무조건 도와주고 싶어하지. 그러나 언젠가는 모든 일을 스스로 해야 한단다.“

힘들고 어려웠지만 오토다케는 자신만의 방법을 찾아냈어요.

꼭 철봉에서만 운동을 할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오토다케의 철봉은 정글짐!

오토다메가 야구공을 맞추면, 친구가 대신해서 1루로 달리기!

달리기는 꼭 100m를 달려야 하나요?

오토다케는 출발선 한참 앞에서 열심히 기어가기!

오토다케를 돕는 대신 오토다케가 다르다는 것을 인정하게 된 친구들은 이것을 ‘오토의 규칙’이라고 부르기로 했어요.

오토다케는 학교를 졸업하고 세상에 나갔어요.

여기에서 한 걸음만 밖으로 나가려해도 오토다케를 가로막는 ‘세상의 규칙’.

“이곳은 휠체어를 타고 다닐 수 없답니다. 다른 곳을 알아보세요.“

“휠체어를 탄 사람이 혼자 다니면 위험해요. 꼭 보호자와 함께 다니세요.”

이미 정해진 ‘세상의 규칙’속에서 오토다케는 남들과는 다른 장애인.

꼭 보호받아야 하는 한 명의 약자였어요.

“나는 분노나 슬픔보다 그저 놀라움을 느꼈습니다. 장애인으로서 벽에 부딪힌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습니다.”-오토다케-

오토다케는 다시 ‘오토의 규칙’을 만들어 가기로 결심했어요.

다른 장애인도, 보통사람도, 노인도, 어린이도 함께할 수 있는 모두를 위한 규칙.

‘마음의 벽 없애기’ 운동!

“장애인은 사회가 지켜주어야 할 약자가 아닙니다. 장애인을 약자로 모는 것은 바로 환경입니다.”-오토다케-

오토다케는 ‘마음의 벽’을 없애고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이 있다”고 믿었어요.

오토다케는 밝고 올바른 장애인의 대표가 아닌 평범한 사람 ‘오토’가 되기 위해 스포츠 기사를 쓰는 언론인으로, 학교 선생님으로, 글을 쓰는 작가로 세상과 만나며 ‘오토의 규칙’을 만들어 가고 있어요.

“내 몸은 남들과 많이 다릅니다.

그래서 나는 다르게 살아갑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모두 저마다 다르게 살아도 좋은 것입니다.“-오토다케-

장애인으로 살아간다는 것은 참 쉬운일은 아닙니다. 차별이라는 것은 학교안에서, 사회에서, 가정에서 여전히 존재합니다. 이제는 장애인들이 나서서 자신만의 규칙을 만들어 나가야 자립생활을 할 수 있습니다.

비록 장애로 다른 몸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는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찾아내야만 합니다. 이러한 믿음을 가지고 소통하는 노력을 한다면, 지금도 존재하는 차별의 벽, 마음의 벽을 허물어 갈 수 있다고 믿습니다.

* 주은미 기자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로 중증장애인독립생활연대 자립생활지원팀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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