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9월 26일 보건복지부 앞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4명의 사회복지사를 추모하는 추모 집회 모습.ⓒ내가만드는복지국가 홈페이지

2012년 ‘사회복지사 등의 처우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이 시행된 지 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사회복지종사자는 노동 과정에서 이용자로부터 폭언, 폭행 뿐 아니라 성추행까지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최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이슈와 논점’을 발간, ‘사회복지종사자 인권 보호를 위한 개선과제’를 제시했다.

자료에 따르면, 2016년 서울시 조사 결과 사회복지사 1364명 중 48.5%인 661명이 연간 1회 이상 시설 이용자에게 정신적 괴롭힘을 경험했다.

특히 괴롭힘을 당한 사회복지사 5명 중 1명(20.7%, 137명)은 한 해 7회 이상 괴롭힘을 받았다.

신체적 폭력을 경험한 사회복지사는 14.9%인 203명으로, 주먹질(95명, 7%)이나 발길질(56명, 4.1%) 뿐 아니라 도구나 흉기를 이용한 위협이나 가격(6명, 1.5%), 목 졸림(8명, 0.6%) 등 그 정도가 심각한 경우가 많았다.

성적 괴롭힘을 경험한 사회복지사도 14.7%인 200명에 달했다. 이 경우에도 17명(8.5%)은 1년에 7번이나 괴롭힘을 당했으며 성적수치심을 유발하는 언어적 폭력 외에도 신체적 접촉이나 노골적인 성적 추행에 시달리는 경우도 있었다.

특정종교 강요 등 종교적 어려움 현황.ⓒ국회입법조사처

또한 사회복지종사자의 19.5%인 266명은 근무하는 법인 또는 시설이 종교적으로 압박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답했다.

2013년 조사 때 27.9%에 비해 감소했지만 직장 내 종교 활동 참여하도록 강요(76.3%)하거나 특정 종교를 갖도록 강요(19.5%)하고 있었으며 종교를 이유로 인사상 불이익을 주거나(7.1%) 종교 때문에 따돌리는 일(3%)도 있었다.

동료에 대한 부당한 처우나 부정직한 보고, 부적절한 금전 사용 등 비윤리적인 행동을 강요당한 사회복지사도 18%인 245명이나 됐다.

법인 또는 시설의 비윤리적 행동으로는 동료에 대한 부당한 처우, 실적·평가서 작성에 대한 부정직한 보고, 금전의 부적절한 사용, 이용자에 대한 부당한 처우, 그 밖에 후원금 강요, 취업청탁 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정부는 사회복지시설 평가지표에 종사자 인권보호 항목을 신설, 평가에 반영하고 있지만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단순히 사회복지종사자의 인권 보호를 위한 내부기안이나 관련 규정 또는 지침 등의 유무에 따라 평가배점을 부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행정편의만을 고려한 서류 위주의 평가방식에 불과하다는 것.

또한 복지부가 폭력피해 예방 매뉴얼도 마련해 배포했지만, 대략적이고 일반적인 상황에 불과하다.

이에 보고서를 작성한 최병근 국회 입법조사관은 개선방안으로 ▲법인 및 시설의 관리·감독 철저 ▲실효성 있는 인권교육 실시 ▲실효성 있는 사회복지시설 평가지표 체계 마련 ▲이용자 특성을 고려한 폭력 피해 예방 매뉴얼 마련 등을 제안했다.

최병근 국회 입법조사관은 “우선적으로 사회복지종사자의 지위 향상은 인권존중에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므로,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사회복지시설 및 법인에 철저하게 관리·감독해야 할 것”이라면서 “인권 침해가 발생한 법인 또는 시설에는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사회복지사의 보수교육 영역에 ‘사회복지 윤리와 인권’을 필수 의무영역으로 신설해 인권교육을 강화했으나, 종전의 보수교육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한 교육방식을 답습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모든 사회복지종사자를 대상으로 경험할 수 있는 인권 침해 요인에 대한 유형별 교육과정을 전문화시켜 상황에 대처할 수 있는 인권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정부의 사회복지시설 평가지표가 종사자의 인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할 수 있도록 개선해야 한다”면서 “이용자별 특성 및 사회복지시설별 유형에 대한 구체적이고 상세한 안전관리지침 수준의 예방 매뉴얼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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