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보건복지부 권덕철 장관(오)더불어민주당 강선우 의원.ⓒ국회방송캡쳐

“키가 90cm, 몸무게가 13kg도 되지 않는 11살 아이는 평생 단 한 번도 스스로 서 본 적도, 걸어본 적도 없지만, 장애 어디에도 속하지 않습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강선우 의원(더불어민주당)이 13일 국회에서 열린 상임위 전체회의에서 장애등록 사각지대에 놓인 골형성부전증 환아에 대한 장애판정 기준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권덕철 복지부 장관에게 뼈가 쉽게 부러지는 ‘골형성부전증’이라는 희귀병을 가진 아이의 사진을 보여주며, “여러 장애유형 중 어디에 속할 것 같냐”고 물었다.

“아직 파악하지 못했다”는 권 장관의 대답에 강 의원은 “장애가 있지만, 사실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국가에서 너는 아직 충분히 장애인이 아니라고 판정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선우 의원이 공개한 골형성부전증 환아의 사진. 키가 90cm, 몸무게가 13kg도 되지 않는 11살 아이는 스스로 서본 적도, 걸어본 적도 없지만 장애로 인정받지 못한다.ⓒ국회방송캡쳐

현재 ‘골형성부전증’이란 이유만으로 장애를 인정받을 수는 없고, 관절의 강직 또는 불안정 증상이 심각하거나, 남성은 만 18세까지 145cm 이하로, 여성은 만 16세까지 140cm 이하로 성장이 멈춰야만 장애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설명이다.

강 의원은 “사진 속 친구는 ‘아, 팔다리를 펼 수 있구나, 나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장애를 인정받지 못하는 현실”이라면서 “아이의 어머니는 교사로 일하다 관두셨고, ‘차라리 아이가 관절 펴지지 않으면 장애 판정받을 수 있을텐데’라며 호소하셨다”고 안타까운 사연을 공개했다.

장애등록 사각지대에 방치된 골형성부전증 환아의 숫자는 얼마나 될까?

강 의원이 최근 5년간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18세 이하 골형성부전증 환자 현황을 받아본 결과, 평균 201명 정도였지만, 같은 기간 국민연금공단이 지체장애로 인정한 환아의 수는 연평균 7.2명, 지난해 고작 2명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장애등급 판정기준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타 장애와의 형평성, 중증도 등 우선순위, 재정 소요규모, 객관적・합리적 판정기준 마련 가능성 등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면서 “적정성 검토를 위해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의료계 전문가 자문을 구하고, 관계기관과 협의하고, 또 장애판정위원회 심의를 거치는 등 무척이나 길고 지루한 과정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결코 많은 수의 아이들이 아니다. 하루라도 빨리 장애등록 사각지대에 방치된 이 아이들이 장애를 인정받고 필요한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기준 개선에 나서주길 바란다”고 주문했다.

이 같은 지적에 권덕철 장관 또한 “4월에도 장애인정기준을 확대한 바 있으며, 사례별 심사를 거쳐 예외적으로 인정받도록 심사절차를 마련하고 있다”면서 “장애 정도 심사위원회 상정해서 예외적으로 장애 인정 대상이 되는지를 빨리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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