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녀가족사랑화장실 내부 좁은 공간. 공간이 좁은데, 접이식 침대와 어린이 소변기·대변기가 설치돼 있어 휠체어를 사용하는 장애인의 이동에 어려움이 따른다.ⓒ에이블뉴스DB

한국도로공사가 고속도로 휴게소 내 가족사랑화장실을 다시 장애인화장실로 재보수하겠다고 약속했지만, 2년째 이행되지 않아 장애인들의 불편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27일 장애인제도개선솔루션에 따르면, 한국도로공사는 2016년 ‘고속도로 휴게소 화장실문화 혁신의 해’로 지정한 이후 화장실의 고급화를 추진하면서 기존 장애인화장실을 가족사랑화장실(다목적화장실)로 교체했다.

2018년 기준 약 200여개가 가족사랑화장실로 변경됐지만, 휠체어 이용 장애인을 고려하지 않고, 장애인들의 대기 시간이 길어지며 다수의 민원이 발생했다.

장애인화장실도 사람이 몰리는 경우 대기해야하고 불편합니다. 그런데 휴게소 내 하나밖에 없는 장애인화장실을 가족사랑화장실로 바꾸니 여기 밖에 이용 못하는 저는 화장실을 이용하고 싶어도 한참을 기다려야 합니다. 그리고 휠체어 동선에 뭘 그리 설치를 해놓았는지...”(2018년 2월, 민원 내용 요약)

솔루션은 2018년 4월 국토교통부에 가족사랑화장실 개조 및 설치보다 장애인이 이용 접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을 선행하고, 향후 가족사랑화장실 설치 시 장애인화장실을 개조하는 것이 아닌 별도 설치해 장애인과 노인, 아동이 모두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할 것을 건의했다.

이에 한국도로공사는 다음 달인 5월 11일, 솔루션 간사 단체인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 사무실을 방문해 가족사랑화장실을 장애인이 이용 가능하도록 개선하고, 가족사랑화장실 명칭은 기존 장애인화장실로 변경, 10여 개의 화장실은 가족사랑화장실과 장애인화장실로 분리 설치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또한 시공단계에서 장애인단체 및 당사자 등의 입회하에 추진하며, 화장실을 이용하는 장애인당사자가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올 때까지 재시공을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2년이 훌쩍 지난 현재, 약속과는 달리 가족사랑화장실은 확대되고 있고, 휠체어 이용 장애인의 편의가 전혀 고려되지 않아 장애인들의 불편만 가중되는 현실.

에이블뉴스 박종태 기자는 직접 현장을 방문해 ▲접이식 침대와 어린이 소변기·대변기가 설치돼 있어 휠체어이용장애인의 이동 제약 ▲대변기와 세면대 거리 유효폭이 넓지 않아(0.75미터 이하) 대변기로 스스로 이동하기 곤란 ▲비상호출벨 대신 인터폰이 설치돼 있어 손이 불편한 중증장애인 이용 불가 ▲이동을 고려하지 않고 설치된 손잡이로 세면대 접근 방해 등의 문제를 짚었다.

솔루션 관계자는 “한국도로공사는 가족사랑화장실 재보수 공사 시 장애인당사자나 장애인단체 등 전문가의 의견을 반영해 공사를 실시할 것이라고 전했으나, 장애인화장실 이용객들의 잇따른 민원에, 약속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여부가 의심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에 솔루션은 최근 국토교통부와 한국도로공사에 가족사랑화장실 재보수 공사 진행내용 및 현황을 요청한 상태다.

솔루션 관계자는 “가족사랑화장실 운영상태에 대한 현황 수신 후, 장애인당사자나 장애인단체 등 전문가 입회 하에 공사를 실시했는지, 당시 477개 화장실 중 절반 이상의 화장실을 대상으로 재보수를 약속했는데 모두 완료했는지 철저히 파악 후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부분은 강력히 이행 촉구를 요청·모니터링해나갈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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