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가 본격 시행된 지 한 달이 지난 가운데, 신청자격만 완화시켰을 뿐 개별 맞춤형 지원은 미비, 그 대안으로
개인예산제도 도입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와 주목된다.
경기복지재단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이 담긴 G-Welfare Brief 5호 ‘
장애등급제 폐지 한 달, 무엇이 달라졌나?’를 발간,
장애등급제 폐지의 궁극적 목적을 위한 방향을 제시했다.
장애등급제 폐지는 대안적 성격의 새로운 기준이 아닌, 장애인의 신체적·정신적 손상정도, 근로능력 정도, 서비스
욕구 및 필요도, 생활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맞춤형 서비스’지원을 실시하겠다는 본질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정부가 행정가 및 안내자와 같은 소극적인 역할에서 탈피해 좀 더 주도적으로 장애인의 삶 에 개입하는 ‘사례관리자’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고, 장애인은 자신의
욕구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서비스 제공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으로 전환하는 것.
하지만 지난 7월 시행된 장애등급제 단계적 폐지는 장애등급(1~6)을 장애정도(중증, 경증)에 따라 구분하고 서비스 신청은
종합조사표에 기반을 둔 통합신청 방식으로 변경됐을 뿐, 실제적 의미의 맞춤형 서비스로 가기에는 미흡하다.
보고서는 “장애등급 또는 장애정도와 상관없이 서비스
욕구를 지니고 있는 모든 장애인은 해당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게 되었지만, 장애인이 가지고 있는 개별 서비스 필요도를 맞춤형으로 지원해 줄 수 있는 장치는 마련되어 있지 못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프랑스는 개별 장애인의 서비스
욕구 및 필요도와 생활환경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제반 서비스를 최대한 맞춤형으로 지원해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구체적으로 장애판정 및 장애인복지서비스를 담당하는 원스톱 장애인 전담기관인 ‘지역 장애인센터’(MDPH)를 설치해 종합사정팀에서 장애판정을 함과 동시에 장애인의
욕구사정과 서비스계획을 수립한다.
장애인이 희망하는 서비스 목록에 근거해 서비스
욕구를 사정하고 서비스계획을 수립하는데, 이 과정에서 소속 사회복지사, 임상심리사, 직업재활사, 교육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종합사정팀이 직접 장애인가구를 방문해 장애인과의 면담 및 생활환경 등을 조사해 서비스 수급여부를 결정한다.
이후 상위 결정기구인 ‘장애인 권리 및 자립위원회’(CDAPH)가 지역장애인센터의 종합사정팀이 작성한 서비스
욕구평가 결과를 토대로 보건의료서비스, 각종 수당, 세금면제, 옹호 및 상담서비스 등 다양한 서비스제공 여부를 최종적으로 결정하고 있는 것.
또한 보고서는
장애등급제 폐지와 관련, 다양한 서비스를 보다 실효성 있는 연계를 위한 장애인복지 관련 전문가가 필요하지만, 시군구 및 주민센터에 추가 배치된 인력 중 장애인복지 관련 경력자는 없다고 꼬집었다.
보고서는 “기존 읍면동 복지허브화의 일환으로 맞춤형복지팀에 배치된 공무원과 민간 인력들이
장애등급제 폐지와 관련된 초기상담 및 서비스계획 수립, 민간자원 발굴 및 연계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면서 “발달장애인의 경우 다른 사회복지영역과 달리 장애에 대한 감수성과 이해도가 매우 요구된다. 최소한 시군구만이라도 관련 경력자를 추가적으로 배치해야 하지만, 정부의 노력은 부족하다”고 비판했다.
이와 아울러, 개발된
종합조사표가 지체장애인 중심으로 구성, 모든 장애유형의 특성을 반영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