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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스마트권(權)을 알고 당당히 주장하자!

CBS라디오 창사특집 '소리를 보여 드립니다'를 듣고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14-01-29 14:00:02
얼마 전 우연히 평소 존경하던 한 지인의 권유로 작년 초겨울에 3부작으로 방송되었던 CBS라디오 창사특집 '소리를 보여 드립니다'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게 되었다.

이 프로그램을 듣고 느낀 점이 많아 프로그램 내용을 글로 정리해서 옮겨 널리 함께하고, 그 의미를 되새기고자 한다.

방송제작에 참여했던 한 여성 청각장애인의 아쉬움 가득한 말이 귓가를 울린다. 자신이 제작에 참여했지만 정작 자신이 출연한 라디오 프로그램을 듣지 못했다고. 왜냐하면 자신은 청각장애이이고, 라디오 프로그램을 문자로 전환해 주는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이라고.

먼저 이번 글의 내용은 CBS라디오 창사특집 '소리를 보여 드립니다' 의 내용을 바탕으로 필자의 생각을 첨부한 것임을 다시 한 번 명확히 한다.

제1부 "스마트 세상의 장애인들" - 스마트 세상 장애인 소통보고서

우리나라 스마트폰 보급대수는 3500만 대로 국민 1인당 스마트폰 1대씩 갖고 다닌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찌 생각하면 스마트 세상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일지도 모르겠다.

스마트 앱 사용법을 익히고 웹 접근성이 높아지면 장애인들의 삶이 근본적으로 바뀔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스마트폰이 시각장애인의 눈이 될 수 있다면, 스마트 미디어로 청각 장애인의 귀가 열릴 수 있다면, 장애인도 비로소 스스로 품위를 지키며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스마트 세상은 자칫 장애인을 영원한 ‘소통의 감옥’으로 몰아넣는 재앙일 수도 있다. 스마트폰, 스마트 미디어에 접근조차 할 수 없을 때 그들은 소외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여러 가지 정보 접근에 대한 상대적인 박탈감, 또는 상대적 소외감, 이는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상대적 약자'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을 될 것이다. 이 것이 바로 장애인들의 스마트권을 이야기하는 이유이다.

결국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

장애인에게 모바일 접근권을 보장해야 한다

모바일 접근권은 장애인에게 기본권이자 생존권이다.

3부로 구성된 이 프로그램의 제1부 "스마트 세상의 장애인들"은 스마트 미디어 시대, 장애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장애인 소통 희망 보고서이다.

특수학교 체육교사인 한 청각장애인의 예를 들어 보자.

그의 소통방식은 주로 수화, 지화(指話), 문자 등이다. 그런데 스마트폰이 생기고부턴 소통방식에 큰 변화가 생겼다. 동료 선생님과 학교 일을 SNS로 상의하기도 하고, 아내와 수시로 영상통화를 할 수도 있다.

영상 어플을 통해 소리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음성전화기 시대엔 상상할 수도 없던 일이다.

시각장애인 플라맹고 댄서의 이야기도 들어보자.

트위터 페이스북 블로그, SNS 등 스마트 세상에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 사이의 장벽이 없어졌다. 이 순간 그녀는 더 이상 시각장애인이 아니다. 골방 안에 머물던 장애인들이 시나브로 세상 밖 외출을 시도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긍정적인 측면에서 바라보았다면 다른 경우도 함께 생각해 보자.

앞서 소개한 청각장애인 특수학교 체육교사의 아내 역시 청각장애인이다. 그런데 아내가 집에 혼자 있다 응급실을 찾는 급박한 상황이 발생했다. 그녀의 남편인 특수학교 체육교사는 그 날을 이렇게 회상한다.

"그 날, 응급 상황 속에서 음성을 수화로 통역해주는 스마트폰 앱이라도 하나 있었다면, 그토록 원시적인 공포를 경험하진 않았을 텐데……."

스마트 세상에서 스마트 소통하기는 단순히 '해도 좋고 안 해도 좋은' 문제가 아니라 장애인들에게 '죽느냐 사느냐'의 생존권 문제와도 같다는 얘기다.

이전에 종합병원에 근무하는 수화통역사분을 뵌 적이 있다. 그 분을 뵈면서 사람의 목숨과 직결되는 응급실은 고사하더라도 청각장애인들에게 병원은 아픔을 치료하는 곳이 아니라 불통의 공포의 장소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외국으로 잠시 눈을 돌려보자.

영국에는 '왕립' 시각장애인협회가 있다. 영국 왕실과 정부에선 시각장애인 단체에 'ROYAL', 즉 '왕립'이란 호칭을 붙여그 중요성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사실 시각 장애인을 위한 휴대폰을 세계에서 가장 먼저 사용한 나라는 영국이다. 벌써10년 전쯤 일로, 진지한 장애인 정책과 깨어있는 장애인 의식이 빚어낸 결과일 것이다.

청각 장애인 시민단체 '액션 포 히어링 로스(Action for hearing loss)'는 장애인들에게 직접 교육하고 기기 보급까지 직접 담당하고 있다. 스마트폰으로 장애인의 삶이 훨씬 좋아질 거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 영국의 장애인들이 지금 바깥세상으로 나아가고 있다.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던, 꿈에서나 그리던, 소통의 세계로.

세계 최고의 기술력과 IT 인프라를 가진 우리나라도 장애인에게 "스마트 천국인 대한민국"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우리가 마음 먹기에 따라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는 이른 희망을 가져 본다.

일본의 장애인들은 어떨까?

"일상 생활용구"라는 말에 집중해 보자.

일본의 장애인(노령자)에게 일상용구는 어떤 의미일까? 일본의 요코하마, 오사카에서는 I-phone과 I-Ped등 스마트 통신, IT기기 등을 휠체어 같은 보장구처럼 여긴다. 이는 스마트 미디어들을 장애인들에게 장차 무상으로 지급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모바일 접근권이 장애인에게 '기본권'이라고 인식한 게 아닐런지.

일본에서는 수화(手話)를 제2외국어로 지정해 그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대변하고 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를 타산지석(他山之石)의 지혜를 바라기엔 우리의 현실이 차갑기만 하다. 다시 우리의 현실을 되돌아 보자.

한국정보화진흥원 장애인 IT 생활체험관에서 장애인들이 정보통신과 보조기기를 체험해 본다. 스마트폰 음성인식 기능도 익히고, QR코드 활용법도 배우고, 입으로 작동하는 컴퓨터 마우스도 경험해 보고.

이렇게 하면 장애인의 삶이 과연 바뀔 수 있을까?

물론이다. 세상과 소통할 수 있고, 원하는 정보를 얻을 수 있으며, 평생 소원이던 취업까지도 가능해질 수 있다. 스마트 세상에선 장애와 비장애의 장벽이 허물어지기 때문이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격차를 줄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장애인이 스스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는 그 반대일 수도 있다.
국민 1인당 스마트폰 1대라지만 시청각장애인 60만 명 중 80%인 48만 명, 그리고 실태 파악도 안된 수 십 만의 중증장애인들은 국민 모두가 모바일 정보에 접근하는 '스마트 세상'에서 소외돼 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20%의 시청각 장애인도 그저 '소리가 좀 나고', '영상 통화가 좀 되는' 정도의 쓰임새만 사용할지도 모른다.

이른바 4G LTE 시대에 화면을 보지 못하는 시각장애인에게, 소리를 듣지 못하는 청각 장애인에게 수많은 스마트폰, IT기기의 컨텐츠는 그 것을 장애에 맞게 연결해 주는 다리역할을 하는 앱 어플리케이션이 없으면 그것은 말 그대로 '그림의 떡일 수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 접근권에 대한 정부 사회의 관심은 냉랭하게만 느껴진다. 장애인들은 스마트폰 단말기부터 실사용자를 배려한 흔적이 부족하다며 입을 모은다. 장애인을 고객으로 보지 않고, 그저 시혜를 베풀어야 하는 대상으로 보기 때문에 시늉만 내는 정도라고 말한다.

애플리케이션 얘기가 나오면 또한 장애인들 할 말이 많다. 핵심인 모바일 접근성 때문이다.

스스로 길을 찾아가고, 세상 사람들과 소통할 수 있는 방법, 그 것이 바로 스마트 앱으로, 스마트 세상은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노래하고 있는데, 스마트 세상의 장애인들은 아직 그렇지 못하다.

이런 현실을 살펴볼 때 장애인들이 사용하는 앱 어플리케이션부터 여러 가지 장애인용 시설, 크게는 장애인 관련 정책이나 법률에 이르기까지 장애 당사자의 참여가 필수라는 나의 굳은 생각은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이 점점 더 강해진다.

장애인들이 모바일에 접근한다는 것, 그 것은 어쩌면 노동권, 교육권 같은 기본권일지도 모른다.

4년 전, 교통사고를 당해서 목 아래 전신이 마비된 서울대 이상묵 교수를 만났다. 그는 스마트 미디어, sns 등은 청각장애인에게 혁명적 도구며, 컴퓨터는 장애인을 위해 신이 내린 선물이라고 했다. 스마트권, 모바일 접근성의 의미가 확연하게 다가오는 얘기다.

그의 말처럼 장애인을 위해 신이 내린 선물, 장애와 비장애의 구분이 없어지는 유일한 공간인 스마트 세상이 장애인의 삶을 혁명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을 거라고 믿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 지 모르겠다.

어찌됐든 이러한 신이 내린 선물이 일부가 아닌 저 아래의 모든 이에게도 고루 나누어졌으면 하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스마트 세상은 과연 장애인 차별 없는 장애인 천국을 만들 것인가? 혹은 정보격차를 더욱 벌이는 장애인 지옥을 만들 것인가?

지금, 우리 사회가 답할 때이다.

<제2부 "당신은 접근이 차단됐습니다" 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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