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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간의 중국여행 장애인과 함께 해요”

[이메일 인터뷰] ‘행복, 사랑 만들기 여행단’ 운영

에이블뉴스, 기사작성일 : 2008-07-04 20:59:27
닉네임 ‘주는 기쁨’으로 통하는 배경모씨는 장애인과 함께 하는 여행단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여행주는기쁨나누는행복 에이블포토로 보기 닉네임 ‘주는 기쁨’으로 통하는 배경모씨는 장애인과 함께 하는 여행단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여행주는기쁨나누는행복
2007년 7월 25일에서 8월 5일. 여름 피서가 절정일 때, 이들은 노상 붙어다녔다. 누구는 여름방학 학원 갈 일도 제쳐두고 누구는 여름휴가를 모조리 쏟아부어. 여행 가이드 배경모씨는 직업상 제일 분주한 시기에 본업을 제쳐두고 자비량 가이드로 나섰다. 인생의 엔돌핀을 주고 받기 위해. 같이 하고 싶다는 마음만으로 시작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중국여행. 단 한 사람만의 장애인만 신청해도 떠난다는 결심으로 그는 인터넷 게시판에 글을 올린다. “저의 작은 사랑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주는 기쁨 드림.”

이 사람의 사는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중국 운남성으로 이메일을 띄워 보았다.


- <중국여행 주는 기쁨 나누는 행복>은 어떤 곳인가요?

“저희는 네이버에 둥지를 틀고 있는 인터넷 카페입니다. 현재 가입 회원은 6500명 정도 됩니다. 중국 여행의 전반적인 모든 정보를 제공하고, 특히 운남 여행에 대한 세밀화된 정보와 여행지 루트 및 여행에 필요한 예약 등을 무료로 대행해 드리고 있지요.”

- 여기 운영자이신데요. 본인을 소개해 주세요.

“저는 2002년 중국 운남을 처음으로 여행하면서 운남에 빠진 마니아라고나 할까요. 그 동안 중국의 여러 곳들과 티베트, 네팔, 태국 등을 여행했지만 그래도 운남만한 곳이 없어 자주 오게 되었죠. 그렇게 이 곳을 사랑하게 되어 2004년부터는 아예 운남에 보금자리를 틀었고요. 평소에는 회원 여러분들을 상대로 도움을 드리다가 저에게 여행단 의뢰가 들어오면 가이드도 하고, 방학 때에는 직접 여행단을 운영하기도 합니다.”

- <2008년 행복, 사랑 만들기 여행단>을 모집하고 있다고요.

“예! <2008년 행복, 사랑 만들기 여행단>은 지난 2005년도부터 진행을 하고 있는 <장애인과 함께 하는 여행단>의 명칭을 새롭게 바꾼 건데요. 제가 사랑하는 운남을 장애인 분들과 함께 여행하고 싶어서 추진하게 되었습니다. 이 여행단에 참여를 하실 수 있는 조건은 아주 까다롭습니다. 대한민국 국민이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하하하.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장애를 가지고 계시는 분은 어떤 분이라도 참여하실 수 있습니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하나가 되어 여행을 하다 보면 서로가 서로에 대한 믿음과 사랑을 나누게 됩니다. 장애라는 게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인생의 한 부분이거든요. 자연스럽게 도움을 주는 것이 이 여행단의 운영 방식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장애와 비장애의 차이를 좁히는 여행단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오래된 고성이 많은 운남성. 가파른 계단도 힘을 합해 함께 올랐다. ⓒ중국여행주는기쁨나누는행복 에이블포토로 보기 오래된 고성이 많은 운남성. 가파른 계단도 힘을 합해 함께 올랐다. ⓒ중국여행주는기쁨나누는행복
- 2007년에도 여행단을 꾸려 떠났는데요.

“여행단이 첫 출정한 2005년도에는 자폐성장애, 청각장애, 그리고 한 쪽 다리의 관절에 장애가 있는 분들과 동행했었죠. 2006년엔 추진하다가 아쉽게도 접어야 했고요. 작년의 경우에는 오신 세 분 모두 목발도 짚어가며 휠체어를 이용해 여행했었어요.

도우미로 함께 했던 분들은 특수학교 선생님도 있고, 아버지와 중학생 딸, 어머니와 역시 중학생 아들, 그리고 제가 아는 형님의 중학생 아들, 그리고 운남에 같이 살고 있는 형님 한 분과 동생들이었습니다. 장애인 3분에 도우미 11분, 현지 합류 도우미 3분, 그리고 진행 도우미 3분이었지요. 이렇게 전체 20여 명이 되는 팀이었습니다.”

- 도우미로 함께 가는 분들도 있군요. 어떻게 신청하신 건가요?

“도우미들은 대한민국의 평범한 국민이신데요. 저희 인터넷 카페를 통해 여행단의 모집 내용을 숙지하신 분들이 스스로 신청하신 겁니다. 가족들이 도우미 신청을 하시는 경우도 있는데요. 이 여행을 통해 가족간의 사랑도 더 깊어지지만 도우미로 참석한 어린 학생들에게는 세상을 살아가는 공부가 되었다고 봅니다. 실제로 여행단에 참여를 했던 학생들이 지금도 함께 했던 시간들을 소중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을 보거든요. 그 때마다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지요.”

- 일정이 어떻게 되나요?

“일정은 해마다 약간씩 틀리게 하려고 합니다. 오시는 분들의 일정을 고려하긴 하지만 되도록이면 긴 시간을 함께 하려고 하는데요. 보통 10일 이상을 기준으로 합니다. 올해의 경우에는 13일간으로 잡았습니다. 지금 일정 조정 중인데요. 확정된 일정은 나중에 저희 인터넷 카페를 참고하시면 되겠습니다. 작년에는 곤명, 따리, 리지앙 지역을 돌아봤는데요. 운남민속촌에서 4인 자전거도 타고, 남조풍정도에서 우리들만의 바베큐 파티도 했지요. 옥룡설산이라고, 나시족이 성스럽게 여기는 산인데요. 만년설산의 웅장한 모습에 취해 보기도 했죠. 그러고 보니 따리에서 온천욕도 즐겼네요.”

가족과 온 중학생 도우미들도 있어서 나누는 삶의 산 체험이 되었다. ⓒ중국여행주는기쁨나누는행복 에이블포토로 보기 가족과 온 중학생 도우미들도 있어서 나누는 삶의 산 체험이 되었다. ⓒ중국여행주는기쁨나누는행복
- 비용은 얼마 정도 드나요?

“비용은 일반 여행단하고는 많은 차이가 납니다. 제 가이드비가 없기 때문인데요. 순수 비용만 지불하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똑같은 조건으로 이 지역을 여행하게 되면 대개 일인당 140만원 정도가 들어갈 겁니다. 저희 여행단은 작년에 일인당 110만원 정도가 소요됐지요. 올해는 중국에서 올림픽이 열리기 때문에 항공 쪽에 어려움이 있을까봐 걱정하는 중입니다. 아마 일인당 130만원 정도가 들지 않을까 싶습니다.

비용은 참가하는 분들이 직접 총무를 선출해서 지출하게 되고요. 도우미들도 저도 똑같은 비용을 내고 여행에 참여합니다. 나중에 보면 제 사비가 좀 더 들어가긴 하더군요. 하하하. 자비 부담인데도 일정이 맞지 않아 함께 떠나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는 분들도 있고 그렇습니다. 아무래도 전용 차량비와 항공료 지출이 가장 큽니다. 장애를 가지신 분이라 편하게 모시고 싶어서 좀 넉넉하게 45인승이나 30인승 차량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작년에는 따리에서 ‘넘버3’ 게스트하우스를 운영하시는 제임스님께서 많은 후원을 해주셨어요. 입장료가 가장 비쌌던 ‘남조풍정도’ 입장료 전액을 선뜻 내주셨고요. 식대도 내주시고 통돼지 바베큐로 잔치도 해주셨지요. 환산하면 우리나라 돈으로 모두 300백만원이 넘는데요. 너무나 감사했습니다. 후원금 내주신 카페 식구들도 많습니다. 작년에 사용하고 남은 것은 올해 쓸 예정입니다.”

- 여행단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전에 운남의 가장 아름다운 여행지 중 한 곳인 호도협으로 여행을 간 적이 있었습니다. 한참을 올라가고 있는데 앞에 소설 같은 광경이 펼쳐져 있는 것입니다. 나무로 만든 의자를 앞과 뒤에 한 명씩 메고 그 앞과 뒤에 또 다른 친구들이 한 명씩 보조를 맞춰가면서 어떤 사람을 가마에 태우고 가는 것이었습니다.

한참을 봤습니다. 도대체 이 산에서 무슨 일이지? 중국사람도 아닌 백인 일행이 신기하기도 해서 안 되는 영어로 용기를 내어 물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의자에 앉아 있는 친구가 하반신 마비의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겁니다.

그 친구는 몇 년 전 호도협을 여행하던 중에 벼랑으로 떨어져 다치게 되었대요. 독일로 돌아가 재활치료를 받았으나 장애를 가지게 되었다는 건데요. 다시 삶에 대한 희망을 가지면서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했다는 겁니다. 그리고 그 첫 번째 여행지로 자기가 다쳤던, 인생의 가장 아픈 추억이 있는 호도협을 택했답니다. 그리고 친구들이 그 여행에 동참한 것이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소설에서나 나올 법한 현실을 만나보니 참으로 많은 생각과 반성과 후회와 용기를 가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그 때 저는 비록 나라 밖인 중국에 살고 있었지만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뭘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을 하던 중이기도 했거든요. 그래,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여행을 좋아하는 것뿐이다. 여행을 하는 분들께 편한 여행을 만들어 드리는 것처럼 장애인들에게도 그렇게 여행에 대해 도움을 드리자. 그것이 이 여행단을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작년에는 휠체어로 여행한 장애인 3명을 포함해, 20여명의 인원이 마주보고 웃었다. ⓒ중국여행주는기쁨나누는행복 에이블포토로 보기 작년에는 휠체어로 여행한 장애인 3명을 포함해, 20여명의 인원이 마주보고 웃었다. ⓒ중국여행주는기쁨나누는행복
- 장애인과 함께 하는 여행을 통해 새롭게 눈뜬 것들은 어떤 걸까요?

“처음 여행단을 시작을 할 때는 그저 하겠다는, 할 수 있다는, 하면 된다는 단순한 생각과 용기만을 가지고 덤볐습니다. 그러나 일정이 다가오면서 많은 부족함을 느끼게 되었죠. 생각과 용기만을 가지고 덤볐다는 게 너무나 무서웠습니다. 그러나 주위의 지인들께서 도움을 주시겠다는 약속을 해주시고, 너라면 충분히 할 수 있다는 용기를 북돋아 주신 게 너무나 큰 힘이 되었습니다.

사실 저는 장애에 대해서는 아직도 모르는 부분이 너무나 많습니다. 첫 해에는 자폐아동 수정이 덕분에 제가 눈물이 많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자기만의 공간에 있으면서 뭘 물어도 대답도 하지 않던 수정이가 어느 날 ‘경모 삼촌’이라는 말을 했을 때… 저는 온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기뻤습니다. 눈물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흐르더군요.

작년에, 여행단에 오신 분 중의 한 분께서 하신 말씀이 장애인에 대한 편견과 의식을 완전히 바꿔줬습니다. "세상 사람들은 누구나 장애인이 될 수 있다. 누구나 예비 장애인이다" 진정으로 맞는 말씀이었습니다. 우리는 그 부분에 대해 망각을 하고 살아가고 있는 것일 뿐이지요. 이 여행단을 통해 저는 저 자신부터 언젠가는 장애인으로 살아갈 수 있다는 사실을 현실로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 이 여행을 통해 많은 깊은 성찰을 얻게 되었다는 게 느껴지는 말씀이네요.

“장애와 비장애의 차이가 무얼까요? 저는 아직도 그 부분에 대해서 고민을 합니다. 정부가 나누어 놓은 장애 몇 급, 그런 신체적인 차이만을 가지고 논할 부분은 아니라고 봅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차이는 생각하기에 따라 없어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인간에게는 누구나 어느 한 면에서는 부족한 부분이 있습니다. 제게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것처럼 장애인들도 어느 부분에서 부족한 부분을 갖고 있는 것일 뿐이거든요.

물론 저도 글로 쓰는 것이라 쉽게 표현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제가 이 여행단을 통해 분명히 배운 것은 장애인이라고 단정지어 버릴 때부터가 구분을 나누는 시작이 된다는 겁니다. 장애, 비장애로 나눌 것이 아니라, 그저 내가 살아가는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매일 아침 같은 하늘을 보는, 아픔을 같이 느끼고 눈물도 같이 흘리는, 나와 똑같은 하나의 인격체라는 것! 이 마음을 이미 배웠다기보다는, 저는 지금 배워가는 중입니다. 우리 모두는 그저 이 세상을 같이 살아가는 소중한 친구일 뿐이죠.”

*중국여행 주는 기쁨 나누는 행복(cafe.naver.com/chinahappy.cafe)

*예다나 기자는 ‘장애 경력 18년’을 자랑하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입니다.

예다나 기자 (hj2kim@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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