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추억을 만들기 위해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장을 찾은 3부자(사진 왼쪽 아버지 김한용, 홍수, 준수).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 현장. 휠체어에 몸을 의지하고 두꺼운 외투를 몸에 걸친 김홍수(13·이천초교6)어린이가 눈길을 끌었다.

옆에는 아버지 김한용(40·경기도 이천)씨가 추위에 떨고 있는 아들을 챙겨 주며 역사의 현장에 대한 설명에 여념이 없었다. 또한 동생 준수(12)도 취임식장의 전경이 신기한지 이리저리 둘러보고 있었다.

홍수는 올해 경기도 이천초등학교 6학년이 됐지만 7살 때 근육병이라는 진단을 받아 5년 내내 소풍, 운동회 등 급우들과 어울리는 자리에 참여하지 못했다고 한다. 더군다나 치료를 받기 위해 용인으로 가다보니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없어 안타깝다고 아버지는 말했다.

이에 김씨는 홍수에게 새로운 추억을 만들어 주기 위해 새벽 5시30분에 일어나 새벽 공기를 마시며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서울 국회로 길을 떠났다.

오전 8시30분 드디어 취임식 현장에 도착했다. 물론 휠체어를 탄 홍수를 데리고 취임식 지정좌석으로 가기에는 턱이 높아 혼자의 힘으로는 어떻게 할 수 가 없어 주위의 도움을 받았다고 한다.

자리에서 식전행사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는 홍수는 수줍게 "좋아요"라는 한마디로 기쁨을 대신했고 김씨는 취임식 참석을 통해 "앞으로 홍수가 긍정적인 사고로 꿈을 가꾸어 나가는 데 도움됐으면 한다"는 희망을 나타냈다.

이처럼 쉽지 않은 나들이를 나온 홍수는 취임식이 모두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고 소중한 추억을 간직한 채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한편 김씨는 "홍수에게 한달 30만원의 치료비가 나오고 있지만 실제적으로 소요되는 비용은 100만원을 넘어 나머지 금액은 가정에서 부담해야 한다"고 토로한 뒤 "국민이 뽑은 대통령인 만큼 장애를 갖고 있는 사람들에게 좀더 현실적인 지원이 이뤄지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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