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디딤돌에서는 나사렛대 청각장애인 세 친구들과 프랑스 미술전을 보러 갔다.(왼쪽) 월간 장애인과 일터에서 행운을 잡은 대구 청년들은 비보잉 춤꾼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디딤돌, 장애인과 일터

선선한 바람이 불어 나들이하기 좋은 때가 왔다. 가을볕에 알곡이 여물어가는 이맘때는 문화생활과는 담을 쌓고 지낸 사람이라 해도 왠지 전시, 공연 정보를 기웃거리게 된다.

문제는 만만찮은 관람비인데 극장비가 7천원 선이고, 좀 유명세를 탔다 싶은 연극이나 미술전시는 만원을 훌쩍 넘는다. 주머니 가벼운 이들에게는 하루 밥값이 훌쩍 넘어가는 비용. 굶어가며 지적 만족을 얻자니 생각만 해도 뱃속이 헛헛해진다.

이럴 때 불러내 근사한 하루를 선물해 주는 친구가 있다면 콧노래가 절로 나올 일. 100원 한 푼을 아껴 쓰는 우리 장애인들이 알아두면 알찬 이벤트를 모아보았다.

한국장애인개발원에서 발간하는 월간지 ‘디딤돌’과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장애인과 일터’는 매월 비슷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독자 사연을 받아 문화관람 행사를 진행하는 것. 엽서나 이메일을 보내 선정되면 문화관람의 기회가 주어진다.

8월호 ‘디딤돌’에서는 나사렛대학교 유니버설학과 세 친구가 행운을 잡았다. 찾아간 곳은 소마미술관에서 열린 ‘프랑스 디자인의 오늘’이라는 전시전. 관심 분야인 미술작품을 바라보며 이들은 2년간 같은 학과에서 공부하며 수화로 구화로 서로 소통해 온 청각장애 대학생들의 생활을 들려주었다.

▶‘디딤돌’ 홈페이지 www.koddi.or.kr,, 이메일 csj@koddi.or.kr

‘장애인과 일터’ 8월호에는 전동휠체어를 타는 동생에게 여름방학 선물 겸해서 띄운 엽서가 당첨됐다. 비보잉 공연 ‘브레이크 아웃’을 보기 위해 형제는 대구에서 올라왔다. 한달에 서너 번은 서울나들이를 하는 동생이지만 형이랑 함께 KTX기차를 타본 건 처음이었다고.

▶'장애인과 일터’ 홈페이지 www.koddi.or.kr, 이메일 csj@koddi.or.kr

문화상품권을 얻을 수 있는 이벤트도 있다. ‘장애인과 일터’ 독자 참여마당에 글이나 시, 사진, 그림을 보내면 선정된 사람에게 문화상품권을 준다. 교통장애인협회에서 펴내는 월간지 ‘교통 평화’에서는 교통사고와 관련된 체험수기를 모집한다. 응모기간은 매월 22일까지. 매달 한 명의 당선자에겐 5만원 문화상품권이 지급된다.

▶'교통 평화’ 홈페이지 www.gyotong.orgrg, 이메일 gyotong@gyotong.org

저소득 장애인으로 제한돼 있기는 하지만 알아두면 쏠쏠한 ‘문화바우처 제도’도 있다. ‘신나는 예술여행’ 홈페이지에서 정회원 신청을 해두면 5,000포인트를 한도 안에서 한 달에 한 건 정도의 공연, 전시, 영화관람이 가능하다. 신청방법도 꽤 까다롭고, 보고 싶었던 공연을 보는 것이 아니라 홈페이지에 올라와 있는 일부 공연에 제한된다는 점은 감안해 둬야 한다.

▶'신나는 예술여행’. 홈페이지 artstour.or.kr

*예다나 기자는 ‘장애 경력 18년’을 자랑하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입니다.

[응원합시다]베이징장애인올림픽 선수단에게 기운 팍팍!

“장애인에게 제일의 경력은 장애 그 자체”라고 말하는 예다나씨는 22세에 ‘척추혈관기형’이라는 희귀질병으로 장애인이 됐다. 병을 얻은 후 7년 동안은 병원과 대체의학을 쫓아다니는 외엔 집에 칩거하는 세월을 보냈다. 그리고 8년간은 장애인복지관에서 일했다. 그 동안 목발을 짚다가 휠체어를 사용하게 되는 신체 변화를 겪으며 장애 경중에 따른 시각차를 체득했다. 장애인과 관련된 기사와 정보를 챙겨보는 것이 취미라면 취미. 열 손가락으로 컴퓨터 자판을 빠르게 치다가 현재는 양손 검지만을 이용한다. 작업의 속도에서는 퇴보이지만 생각의 틀을 확장시킨 면에선 이득이라고. 잃은 것이 있으면 얻은 것도 있다고 믿는 까닭. ‘백발마녀전’을 연재한 장애인계의 유명한 필객 김효진씨와는 동명이인이라서 부득이하게 필명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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