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흰 지팡이의 날 기념 시각장애인복지대회에 참석한 시각장애인들이 장기자랑을 벌이고 있다. <에이블뉴스>

전국의 시각장애인이 한자리에 모여 흰 지팡이의 의미를 되새기고 자립을 위한 의지를 다졌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회장 김수경)는 15일 오전10시30분 KBS 88체육관에서 영부인 권양숙 여사, 김화중 복지부장관, 전국 시각장애인, 자원봉사자 등 3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24회 흰 지팡이 날 기념 시각장애인복지대회'를 개최했다.

김수경 회장은 기념사에서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라는 말처럼 그저 주어지는 행복이란 없다"며 "우리의 정당한 권리와 주장을 당당하게 요구하고 그 것들을 성취해내기 위해 부단히 노력할 때만이 개인의 행복도, 시각장애인의 복지도 이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여기에 김 회장은 "시각장애인복지관의 전국 확대 건립, 시각장애인심부름센터 및 재가복지봉사센터의 전국확대 증설, 장애인연금제도의 확립, 시각장애 노인 및 여성복지의 활성화 등 취임당시 약속했던 과제를 달성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한빛맹학교 황인상·엄다솜 학생에게 흰지팡이를 전달한 권양숙 여사는 격려사를 통해 "시각장애로 인해 힘들고 불편한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지만 희망과 용기를 가질 때 극복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며 "이를 위해 정부, 사회가 흰 지팡이가 돼야 하고 더불어 사는 길을 위해 힘닿는 대로 문제를 챙겨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 시각장애인이 삼성안내견 학교에서 마련한 안내견 체험행사에 참여, 설명을 듣고 있다. <에이블뉴스>
기념식 막바지에는 이용복 가수가 축가를 불러 분위기를 고조시켰고 서울맹학교 밴드부의 축하연주에 참석자들은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특히 이날 대회에서는 시각장애인복지발전과 통합사회 구현에 이바지 해온 복지유공자 45명에게 복지부장관표창, 시각장애인복지대상, 효애상, 노동부장관표창, 서울특별시장표창, 노원구청장표창이 수여됐다.

보건복지부장관 표창을 받은 황호태(43·한시련 충북지부 ) 사무국장은 장애로 인해 가정과 사회에서 버림받았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이를 극복, 지역사회에 대한 봉사 및 시각장애인의 복지발전에 기여한 점을 높이 인정받았다. 또한 시각장애인복지대상 공로상을 수상한 김정관(58·전 한시련 경북지부장)씨는 장애인들의 생활안정과 직업재활을 위해 30년 동안 장애인운동에 힘을 쏟아 왔다.

이 밖에 시각장애인복지대상 교육상을 수상한 황재환(57·대구광명학교) 교감은 어릴 적 불발수류탄 폭발사고로 시각·청각·지체 3중의 장애를 입었지만 지난 71년 대구광명학교 강사로 교직생활을 시작, 교육발전과 인간성 회복운동에 기여했다.

흰지팡이 날 유래

지팡이는 고래로부터 시각장애인이 활동하는데 보조기구로 사용되어 왔다. 첨단과학이 고도로 발달된 현대에도 세계적으로 대부분의 시각장애인이 사용하고 있는 것은 흰지팡이다.

시각장애인이 사용하고 있는 지팡이의 색깔은 흰색으로 통용되고 있는데 이는 일반 지체장애인이나 노인의 보행에 쓰이고 있는 지팡이와 구별되며 시각장애인 이외의 사람은 흰색을 금하고 있다.

흰지팡이의 개념은 1차 세계대전 당시 프랑스에서 공식적으로 채택됐으며, 그 후 영국으로 전파되고 다시 캐나다를 거쳐 미국으로 건너갔다. 1931년 캐나다의 토론토에서 개최된 국제라이온스대회에서 흰지팡이의 기준이 설정됐으며, 이 후 미국의 페오리아시에서 개최된 라이온스클럽대회에서는 "페오리아시에 살고 있는 시각장애인은 흰지팡이를 가지고 다녀야 한다"는 흰지팡이에 대한 최초의 법률이 제정됐다.

그리고 1962년 미국의 케네디 대통령은 "시각장애인에게 흰지팡이를…"을 주장하며 시각장애인의 기본 권리를 주창하고 사회적 책임을 촉구했다.

그 후 1980년 세계맹인연합회가 10월15일을 "흰지팡이 날"로 공식 제정해 각 국에 선포했다. 이 선언문의 내용은 "흰지팡이는 동정이나 무능의 상징이 아니라 자립과 성취의 상징이다. 전 세계의 시각장애인 기관과 정부는 이 날을 기해 시각장애인의 사회통합을 위한 행사와 일반인의 시각장애인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위한 계몽 활동을 적극 추진한다"는 내용인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주최로 10월15일을 전후해 서울을 비롯해 전국 각 처에서 기념식 및 부대행사를 열어 이날을 기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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