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장애예술인협회 방귀희 대표.ⓒ에이블뉴스DB

부모의 아동 학대가 죽음으로 이어지고 있는 사회현상을 보면서 부모도 믿을 수 없는 세상에서 어떻게 살 수 있을까 싶은 절망감이 생긴다. 최근 사건 보도를 보면서 한 가지 발견한 사실이 있다. 바로 아동 학대 속에 장애가 있다는 것이다.

아버지가 아들을 폭행하여 숨지게 한 후 시신을 훼손하고 3년 동안 냉장고에 숨겨둔 패륜범죄사건의 희생자인 최군은 과잉행동장애가 있었음에 틀림이 없다. 최군의 아버지는 아들을 폭행한 이유가 이상행동을 보였기 때문에 고쳐주려고 때렸다며 폭행 이유를 밝혔다.

가정 환경이 열악한 경우 눈에 드러나는 장애가 아니면 장애 발견이 늦어진다는 연구도 있었듯이 자녀에게 무관심한 부모는 아이의 이상행동이 장애일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또한 경찰에 의하면 최군의 엄마는 지적 능력이 떨어져서 자신의 판단보다는 남편의 지시에 순종을 하며 살았기 때문에 친엄마였음에도 불구하고 남편의 폭행으로부터 아들을 보호하지 못하고 아들의 시신을 훼손하는 파렴치한 범죄자가 되었다.

그 후에 발표된 ‘7세 딸 암매장’ 사건의 범인인 엄마도 딸을 베란다에 감금하고 밥을 하루에 한 끼 밖에 주지 않으며 폭행한 이유를 소․대변을 가리지 못하여 냄새가 났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 경우도 발달장애를 의심해 볼 수 있다.

발달이 지체되어 생리현상 조절이 어렵고, 주의력 결핍으로 과잉행동을 하는 것인데 그것이 마치 아이들 잘못인 양 훈육이란 미명 아래 폭력을 휘둘러 죽음에 이르게 하는 것은 단순한 부모의 아동학대로 보면 안 되고, 사회가 발달장애인에 대한 진단은 물론 안전한 보호까지 책임지지 못한 장애인복지시스템 미비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런 인식이 없으면 가벼운 장애를 무겁게 만들어 장애를 중증화시켜 개인은 물론 가족 그리고 사회문제로 확대된다.

신문 컬럼을 통해 또는 지인들에게 늘 말했듯이 나에게는 발달장애인 조카가 있다. 올해 35세가 된 지적장애1급의 여성이어서 우리 가족들은 동생인 나의 장애보다 조카의 장애를 더 걱정하고 있다. 엄마가 살아계실 때도 손녀의 장애 때문에 눈물을 많이 흘리셨다. 엄마는 형부를 늘 칭찬하며 고마워하셨다. 장애가 심한 딸을 너무나 예뻐하기 때문이다.

교직에 계시다 은퇴하고 현재 세 식구가 부산에서 살고 있는데 요즘은 오래 사는 사람들이 가장 부럽다고 한다. 왜냐하면 혼자서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딸을 두고 세상을 떠날 생각을 하면 아찔하다며 걱정이 점점 더 커진다고 불안해한다.

약간의 장애가 있다고 학대하고, 버리고, 죽이기까지 하는 부모가 있는가 하면 장애가 심해서 온전히 부모에 의지하며 살아가야 해도 아주 귀하게 사랑받는 아이들이 있다. 이제 그 사랑을 우리 사회가 주어야 한다.

부모가 한백년 살 수 없으니 말이다. 발달장애인이 우리 사회에서 인권을 존중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장애 때문에 생명권을 위협받는 이런 끔찍한 사건부터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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