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도 아는 사람만 안다는 돔베고기. 도마위에서 고기를 베어준다는 의미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정재은

서귀포 중문단지에서 저녁둥지를 틀었다. 중문단지 안에 많은 바다음식점을 물리치고 한나절을 물어물어 찾아간 곳은 서귀포 시내의 ‘돔베고기집’이었다. 제주도에서도 아는 사람들만 찾아 간다는 이 음식은 푹 삶은 돼지고기를 도마 위에 얹고 구수한 묵은지와 함께 먹는 즐거움이다. 나는 이날 이 즐거움에 취해서 저녁시간이 어찌 갔는지 모르겠다. 이뿐만 아니라 어디서든 맛볼 수 있는 신선한 바다회와 흑돼지 등 이 우리에게 주는 즐거움 중 하나가 바로 제주만의 독특한 음식문화가 아닐까?

테티베어박물관의 1층 전경. ⓒ정재은

정말 간만에 다시 찾은 제주는 제주특별자치도의 변모와 함께 한 걸까? 자연위주의 관광 상품에서 갖가지 박물관과 특색 있는 볼거리로 변모하고 있었다. 그 중 특색 있는 몇 박물관으로 찾아가본다.

서귀포시 중문관광단지 내에 있는 테디베어 박물관. 박물관은 인간과 테디베어의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역사관'과 다채로운 테마 별로 다양한 모습의 귀여운 테디베어가 등장하는 '예술관'등으로 나누어져 있다. 아이들과 같이 오면 점수 따기 좋겠다.

박물관내 전경. 테마별로 귀여운 테디베어들이 왁짝지껄 모여있다. ⓒ정재은

테디베어와 제주가 어떤 관계인지 의심이 가기도 했지만 중문 앞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시원한 지리적 위치에 대형 유리 콘(cone)을 중심에 배치한 독특한 미감의 건축 설계가 돋보이는 등 자연과 인간세계가 공존하는 모양새에 나는 금방 그 궁금증을 잃어버리고 말았다.

영국촬스왕세자의 결혼식. ⓒ정재은

실내 외 관람 시설이 완비된 곳으로 제주도의 천혜의 자연 관광 자원과 더불어 새로운 문화 관광시설로서 매력을 더해, 세계적인 명소로 자리 잡고 있다고 한다. 테디베어 뿐 아니라 중문단지의 명소 성(性)박물관도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시간상 그냥 지나쳐야했다.

미니랜드의 모습. ⓒ정재은

제주 중부지역에 있는 미니랜드는 한라산자락의 1만5천 평 넓은 들판에 세계를 축소해 놓은 곳이다.

100여점의 세계 유명 건축물을 1/25로 똑같은 모양으로 축소해 놓아 아이들에게 세계문화유산을 체험하는 흥미진진한 학습장소가 될 것 같다.

이탈리아의 콜로세움, 호주의 오페라하우스, 미국의 나이아가라폭포 등, 미처 해외여행을 다녀오지 못한 분들에겐 세계 일주를 경험할 수 있는 색다른 명소다. 카메라렌즈만 교묘하게 이용하면 다녀온 것 같은 착각도 충분히 불어 일으키겠다.

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수 있는 갖가지 만화캐릭터들의 모형도 곳곳에 배치되어있어 우리들의 동심도 들뜨게 하는 즐거움이 있다.

드라마 올인의 촬영지였던 섭지코지는 매우 서정적인 풍경이 연출된다. ⓒ정재은

요즘은 영화나 드라마 촬영장소가 새로운 관광명소가 되는 것이 관광산업의 트렌드(trend)인 것 같다. 이런 흐름은 제주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드라마 ‘올인’의 촬영장소 섭지코지는 제주에서 내가 가장 인상 깊었던 곳 중의 하나. 이는 섭지코지의 천혜의 하늘과 바다와 바위와 함께 드라마의 서정적 아름다움이 동화 같은 세트장과 하나의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동화 속 풍경에서나마 볼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은 두고두고 잊지 못하겠다.

한림에서 바라본 비양도. 드라마 '봄날'의 촬영지였던 비양도는 가슴에 희망을 담고 웅크리고 있었다. ⓒ정재은

제주서쪽의 외로운 섬 비양도는 드라마 ‘봄날’의 배경이 되었던 곳. 마음의 병으로 실어증을 앓고 있는 주인공이 할아버지와 함께 살던 곳으로 나왔었다. 바닷가에 앉아 넋을 놓고 울던 주인공의 모습 때문인가? 나는 그 섬이 슬프게 보였었다. 그렇지만 하늘로 올라가기 전 웅크린 새의 모습을 한 비양도(飛揚島)는 가슴에 희망을 품고 있었고 나는 그 희망을 놓치지 않고 가슴에 담아왔다.

아름다운 제주의 바다는 에머랄드 빛으로 빛나고 있다.

아름다운 섬 제주는 그렇게 남쪽 바다 한가운데서 태고의 자연환경과 푸른 하늘, 그리고 하늘을 닮은 푸른 희망으로 빛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아름다운 추억과 동화 속 풍경은 두고두고 내 가슴속에 빛나고 있다. 즐거운 제주여행을 마치고 다시 육지로 뭍으로 올라올라 간다. 다음에는 남도의 꽃소식과 함께 한다.

[리플합시다]금배지 꿈꾸는 장애인들에게 나도한마디!

[제8회 에이블퀴즈]4·9 총선-장애인정치세력화 특집 퀴즈!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 경기지사에 재직 중이다. 틈틈이 다녀오는 여행을 통해 공단 월간지인 장애인과 일터에 ‘함께 떠나는 여행’ 코너를 7년여 동안 연재해 왔다. 여행은 그 자체를 즐기는 아름답고 역동적인 심리활동이다. 여행을 통해서 아름답고 새로운 것들을 만난다는 설렘과 우리네 산하의 아름다움을 접하는 기쁨을 갖는다. 특히 자연은 심미적(審美的) 효과뿐 아니라 보는 사람의 마음까지도 정화시켜 주는 심미적(心美的) 혜택을 주고 있다. 덕분에 난 여행을 하는 동안에는 장애라는 것을 잠시 접고 자유인이 될 수 있었다. 그동안 내가 받아온 자연의 많은 혜택과 우리네의 아름다운 풍경들을 함께 나누는 소중한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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