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은 전 박원순 시장의 사업 중 미니태양광사업의 부실 운영 지적에 이어 제2탄으로 사회주택 사업의 문제를 들고 나왔다. 사회주택 민간사업 중단이 사실화되고 있는 것이다.

사회주택이란 정부나 공공기관에서 주거복지 정책의 일환으로 시세보다 낮은 임대료로 제공하는 공공주택의 일종이다. 서울시는 2015년부터 사회주택 사업을 추진해 왔다. 사회주택 사업은 SH공사를 통해서 하는 경우와 민간을 통해서 하는 경우로 나뉘어져 있다.

서울시는 민관 협치를 모델로 주거복지 사업의 다원화를 추진해 왔다. 서울투자운용주식회사, 리츠(REITS, 부동산 간접투자 방식의 투자회사) 등이 참여하고 있는 사회주택 민간사업은 서울의 고질적 전월세난을 해소하기 위해 사회경제주체(사회적기업이나 사회적협동조합)이 참여한 사업으로, 주변시세의 80% 이하로 임대하고 최장 10년 거주가 가능하도록 하여 민생안정을 도모하고자 하는 사업이다.

협동조합이 주택사업을 할 수 있는 역량을 갖도록 서울시는 토지를 매입하여 공모를 통해 30년간 임대해 주고, 건축을 할 수 있도록 서울투자운용회사가 보증을 하여 은행대출을 받아 자금을 마련, 건축한 후 사회적 약자인 1인 가구나 청년 등에게 임대하고 30년이 지나면 서울시에 건축물을 기부하는 형태의 사업이다. 이런 사업을 토지임대부 사회주택이라고 한다.

또 하나의 사업은 리모델링 사업이다. 노후된 주택, 빈집, 활성화되지 못한 시설 등을 서울시가 매입하여 리모델링하여 주거환경개선을 한 후 재임대하는 방식의 주택보급사업이다. 서울시는 토지를 임대해 주어 임대료를 받는 것이고, 매입한 토지는 그대로 서울시 소유이니 아무런 손실이 없으면서 30년 후 주택까지 기부되니 건축비를 절약하면서 주거복지를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이는 20년 전 서울시 나대지 땅을 민간사업자에게 임대하여 주차타워를 설치하게 한 후, 10년간 주차비를 받도록 이익을 보장해 주고 10년이 지나면 서울시로 귀속하도록 한 사업과 유사하다.

복지도 하면서 민간자본을 끌어들여 건축비도 아끼고 토지 투자 효과도 노릴 수 있는 사업인데, 왜 오세훈 시장은 브레이크를 걸고 있는 것일까?

첫째는 사회적협동조합이 서울시 사업을 보고 급조하여 만든 박원순 측근들의 인사가 많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다.

둘째는 서울시에도 보탬이 되고 시민에게도 복지를 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협동조합이 부실하게 운영되거나 비리가 있거나 그들의 이익으로 오히려 혈세가 낭비되는 측면이 있다는 점이다.

사회적협동조합이 이 사업에 뛰어드는 것은 서울시의 토지를 활용하여 사업을 벌일 수 있고, 이 사업을 통해 이익을 취할 수 있기에 황금알 사업으로 여겨 참여한 것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처음 사업을 할 때에는 협치라며 손을 잡았는데, 이제는 사리사욕을 볼 수 있다는 속셈이 있으니 손을 잡은 것이 아니냐며 그 혜택만큼 특혜이고, 서울시의 손실이라는 것이다. 장밋빛 만남과 상처뿐인 이별 직전의 모습이다.

이창근 서울시 대변인은 조합과 공무원의 유착 의혹까지 언급하였고, SH에 맡겼다면 2014억원의 혈세는 낭비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하면서 미니태양광사업의 3배 규모의 사건이라고 했다. 같은 논조로 오세훈 시장은 유투브를 통해 박원순 전 시장의 재임기의 사회주택 사업에 대해 조목조목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7월 13일 3차례나 수정 공고를 하여 가며 서울시 리츠 토지임대부 사회주택 사업자 공모를 해 놓고 아직까지 심사를 하지도 않으면서 사업을 비판하는 목소리만 내면서 시의회와 갈등을 빚고 있다. 사업을 추진하지 않을 것이면 공고부터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지금이라도 추진하는 것인지 엎은 것인지 속 시원히 밝혀는 줘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고 공모 참여자들은 반발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이 혈세 낭비라고 하는 금액은 서울시 집행의 총예산을 말하는 것으로, 그 동안 토지매입비는 1,390억원이 소요되었으나 현재 가치는 부동산 인상으로 인해 2,200억원이 되었으니 서울시 손실은 없다고 한국사회주택협회는 주장한다.

입주자들에게 보증금을 반환하지 못하는 등 운영상 부실하거나 책임성을 다하지 못하고 문제점을 일으킨 조합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사회주택협회는 협회 비회원 조합 중 그러한 곳이 한 곳 있을 뿐이라고 했다. 일부 부실 운영을 부풀려 말한다는 것이다. 추진력이 약하여 리모델링 사업이 추진되지 못하고 방치된 경우도 있다고 오세훈 시장이 지적한 것에 대해서는 헌 건물이 폐허화된 환경으로 접근성 등 환경이 미약하여 발생한 문제라고 한국사회주택협회는 맞선다.

협회와 서울시가 계약한 사업은 아니므로 협회 소속인가는 중요하지 않지만, 그러한 부실 운영을 막을 방법과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은 사업자의 문제 이전에 서울시의 문제가 분명하다. 하지만 모든 사업에 운영상 문제들이 발생하는데, 이를 바로잡거나 처벌하거나, 방지책을 마련할 문제이지 문제만 있으면 사업을 전면 취소해 버리는 것은 아니다. 문제점은 사업을 폐지하는 구실이 아니라 사업자에게 책임을 묻거나 계약을 해지하면 될 문제이다.

민간사업자들에게 협회 가입을 강요했다거나, 사유화하여 갑질을 하고 회계 부정을 한 경우도 있다는 지적 역시 사업의 취소 사유가 되지는 않는다. 서울시가 토지 임대료 2.2%를 징수하면서 토지를 임대해 주기 위해 매입한 토지가 모두 예산 낭비라는 오세훈의 지적은 토지주는 그대로 서울시이고 시세가 올랐으니 낭비가 아니라는 반박을 받고 있다.

아무리 서울시에 손실이 아니더라도 다른 곳에 더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도 있는 예산을 사용했다면 낭비라는 말을 사용할 수는 있다. 하지만 정확한 사업평가를 한 후 해야 하는 판단이다.

주변 시세의 80% 이하 저렴한 임대료를 받아야 하는데, 47%만이 이 조건을 지켰다고 오세훈 시장은 지적하고 있는데, 공유면적을 포함하지 않고 실평수를 기준으로 한 것이므로 사실과 다르다고 사업자들은 주장한다.

최장 10년의 임대를 통해 주거안정을 도모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고 있는지 관리를 위해 전산등록을 38%만이 하여 문제가 있고, 심지어 임대조건에 조합원을 우선하는 등 비리가 있다는 오세훈 시장의 지적에 대해 수십 개의 민간사업자 중 그러한 곳이 있을 수도 있겠다고는 인정되지만, 최장이 10년이지 최소 10년이 아닌 이상 무슨 주거안정이 될까 싶어 처음부터 계획단계에서 서울시가 세팅을 잘못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역시 서울시가 관리 감독을 제대로 하지 못한 무능이나 무사안일한 태도가 불러온 일이라 여겨진다.

사회주택 사업을 위해 장애인계에서 참여하고 있는 사업자가 유니버설하우징협동조합이다. 이 조합은 2016년도에 장애인과 장애인단체, 건축 전문가 등이 공동 참여하여 설립하였다. 장애인도 임대아파트만이 아닌 소형 공동주택의 편의시설을 갖추도록 한다면 사회에 기여 하는 바가 크다는 것을 목표로 하여 참여하였다.

현재 6곳을 서울시로부터 임대받아 4곳은 주택건축을 완공하여 임대사업을 하고 있으며, 2곳은 건축 중이다. 5년간의 사회주택 총 실적을 보면, 서울시가 2000억원을 들여 1700가구에게 임대 혜택을 주었다. 1세대 당 1억원 남짓한 비용을 들여 주거복지를 한 것인데, 이 정도면 과도한 부담 없이 매우 효과적으로 주거복지 사업을 한 것이 아닌가 하고 유니버설하우징협동조합 이범재 대표는 주장하고 있다.

최근 부동산 폭등으로 영세민들은 한적한 경기도로 구석을 찾아 떠나야 하는 실정인데, 장애인들은 그런 곳을 갈 수도 없다. 현재 180세대를 임대하고 있는 유니버설하우징협동조합은 건축비 250여원이 투자되었고, 이자와 토지 임대료, 5인의 조합 직원의 인건비 등을 계산하면 400세대 정도의 임대를 하여야 수지타산을 맞출 수 있는데, 현재의 사업 수준에서 정지가 되면 타격이 크다고 한다.

장애인단체 중 비리가 있다고 모든 단체의 지원을 중단할 수 없다. 그리고 복지시설에 문제가 있다고 하루아침에 시설을 모두 폐쇄해 버릴 수는 없다. 그와 마찬가지로 문제가 있다면 시정 방법을 찾고 경중을 따져서 책임을 물을 일이다. 사업 시행 전체를 놓고 전면 수정은 그 피해가 다시 시민에게 돌아갈 수 있다.

사회주택 민간사업이 중단되면 유니버설 디자인을 한 소형 공동주택 프로젝트가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 못내 아쉽다. 민간협치란 이상적 모델이 이렇게 쉽게 허물어질 꿈이었는가, 사회주택 민간사업이 지속가능하지 않은 서울시 사업이었단 말인가. 그렇다면 지금 집권 정부가 하는 장기계획들을 누가 믿을 수 있겠는가! 국민을 기만하는 속임수가 정치인가.

SH공사와 같이 관이 하면 문제가 없는 것도 아니다. SH공사도 많은 문제가 있다. 민간이 하면 사유화되거나 무책임한 일이 발생한다고 말하는 것은 민간에 대한 불신으로 종결되는 것으로 역시 매우 나쁜 선례를 만들 것이다. 그 문제가 근본적 문제인지, 해결 가능한 문제인지를 살펴야지, 부풀려서 정치적 공격의 수단으로 활용되어서는 안 된다. 시민들은 집권자가 누구인가가 중요한 게 아니다. 정적은 그들끼리 문제이고, 민생의 문제는 지속적인 사업 추진으로 혜택을 누리는 것이다.

오세훈 시장은 명확한 입장을 표해야 한다. 비판만 하면서 시간 끌기로 사실상 정책폐기를 시킬 것이 아니라 평가 용역을 하든지, 정책폐기를 언제부터 하는지 명확히 밝혀야 한다. 그리고 장애인의 주거환경 개선사업의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주거약자들이 안정된 생활을 하고 부동산 걱정하지 않도록 어떤 정책을 내어놓아야 한다. 진행하던 특화된 사업조차 못하게 하지 말고 더 좋은 사업을 제시해야 한다.

그리고 유니버설 디자인을 적용한 경제적으로 부담되지 않는 장애인의 편리한 주거시설을 어떻게 공급해 줄 것인지도 밝혀주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주택복지를 위해 조성된 민간협치와 민간이 참여하고 있는 사회자본들을 어떻게 이용하여 시민들에게 기여할 기회를 줄 것인지도 제시해야 한다. 다시 불통의 어두운 긴 터널의 시대를 맞지는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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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인환 칼럼니스트
현재 사단법인 장애인인권센터 회장, 한국장애인고용안정협회 고용안정지원본부장을 맡고 있다. 칼럼을 통해서는 아·태 장애인, 장애인운동 현장의 소식을 전하고 특히, 정부 복지정책 등 장애인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이슈에 대해 가감 없는 평가와 생각을 내비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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