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장애인도서관 홈페이지 화면. ⓒ국립장애인도서관

하루에도 다양한 장르와 최신 정보가 담긴 수많은 책들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시각장애인은 서점에 가서 책을 구매해 봤자 그 책을 읽을 수가 없다.

비장애인의 도움을 받거나, 활동지원사의 도움을 받거나, 점자 도서관이나 녹음 도서관에 맡겨 점자 파일 혹은 녹음 방식 등으로 책을 가공하는 등의 방법을 거쳐야만 책을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하나의 방법은 국립 장애인 도서관 홈페이지를 통해 대체 자료 서비스를 신청하는 것이다. 대체 자료를 신청하면 내가 원하는 책이 데이지 도서 또는 점자 도서로 제작된다. 책의 분량에 따라 다르지만 빨라도 2개월 혹은 6개월 정도 후에 받을 수 있거나 그이상의 시간을 요구하기도 하며 많은 시간이 걸린다.

'밀리의 서재'의 오디오 북 메뉴. ⓒ밀리의 서재

그런데 최근 몇 년 전부터는 오디오 북이 시중에 출간되고 있다. 물론 비장애인을 위한 것이지만 눈으로 보는 방식에서 귀로 듣는 방식으로 조금씩 변화하고 있다. 운전 중에는 책을 읽는 것이 힘드니 오디오 북을 통해 책 내용을 듣기도 하고, 취침 시간 전에 오디오 북을 들으며 자는 비장애인들도 많아졌다.

보통 비장애인들은 오디오 클립과 밀리의 서재를 통해 오디오 북을 구매하거나 대여해서 책을 듣지만, 시각장애인은 이 서비스를 많이 이용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시각장애인은 아이폰의 보이스오버나 갤럭시의 보이스 어시스턴트와 같이 핸드폰 화면을 음성으로 읽어주는 낭독 프로그램을 통해 핸드폰을 사용한다. 하지만 위의 오디오 클립과 밀리의 서재 등의 앱은 음성 지원이 미흡하여 찾는 자료가 있더라도 앱을 사용하기 힘들다. 또한 자료를 이용할 때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책을 빌려 볼 때마다 돈을 내야 하는 것도 부담이다.

최근엔 베스트셀러와 사회적으로 이슈가 되는 책들은 오디오 북으로도 많이 제작되고 있다. 필자가 쓴 '보이지 않는 이야기' 또한 오디오 클립을 통해 제공하며, 오디오 북의 역할이 날로 중요해 짐을 느꼈다.

흐름에 맞추어 국립장애인도서관과 한국점자도서관을 비롯한 많은 시각장애인 도서관들은 오디오 북을 시각장애인에게 보급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 마련해야 한다.

저작권 문제와 비용 문제를 해결해야겠지만, 이 문제만 해결된다면 시각장애인의 독서 환경은 훨씬 좋아질 것이다. 시각장애인은 수많은 책들 중에 단지 일부만을 볼 수 있어 선택의 폭이 매우 좁다.

오디오 북의 등장으로 시각장애인의 독서 환경은 이제야 조금 더 다양해졌다. 국립장애인도서관은 대체 자료 유형에 오디오 북을 추가하여 시중에 나온 오디오 북을 시각장애인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국립장애인도서관의 2021년 예산안에는 오디오 북에 관련된 비용이 없지만, 향후 2022년에는 오디오 북 분야에 예산이 배정되어 시각장애인의 도서 환경이 좀 더 다양해졌으면 한다. 시각장애인도서관과 장애인도서관의 노력으로 오디오 북과 관련된 문제들이 해결되길 바라며, 이로 인해 시각장애인의 독서 활동이 한층 더 나아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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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대 칼럼니스트 ‘너희가 장애인을 알아’, ‘기억의 저편’, ‘안개 속의 꿈’, ‘보이지 않는 이야기’를 출간하고 우리 사회에서 시각장애인이 소외되고 있는 현실을 사실적으로 담았습니다.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의 어려움을 사실적으로 다루고 불편함이 불편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해결방안을 제시하여 개선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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