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온 스퀘어. ⓒ 넥서스

샌프란시스코 관광의 시작이자 모든 여행자을 만날 수 있는 곳으로 포스트, 스톡턴, 기어리, 파웰 스트리트(Post St. / Stockton St. / Geary St. / Powell St.)로 둘러진 광장을 말한다. 그리 크지 않은 광장 중앙에는 스페인 해군을 물리친 듀이 해군 제독을 기리는 흰 탑이 솟아 있으며 주변에는 고급 명품 부티크와 호텔, 레스토랑이 즐비하다.

또 한쪽 면에는 골동품 가게와 보석상이 줄지어 있고 광장에는 항상 다양한 이벤트가 열리며 볕이 좋은 날에는 태닝을 즐기는 젊은이들과 점심을 먹는 이들을 볼 수 있는 낭만과 자유의 공간이다. 주말에는 노천 시장과 전시회 등이 열려 문화의 장이 펼쳐지기도 해 어느 때건 많은 사람들로 활기가 느껴지는 곳이다.

케이블카 정류장. ⓒ 안성빈

샌프란시스코의 명물인 케이블카를 직접 돌리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 언덕길이 워낙 많은 샌프란시스코는 말들이 다니기엔 너무나 가파르고 안개도 자주 끼고 말이 미끄러지는 사고가 많았다. 그래서 만든 것이 바로 케이블카다.

1870년대에 만들어진 그 모습 그대로 지금까지 운행하고 있는데 케이블카의 방향을 바꾸려면 원형판 위에 케이블카를 올린 후 사람이 직접 밀어서 진행 방향을 바꾼다. 재미있는 광경을 볼 수 있는 곳으로 늘 관광객이 북적인다.

턴어라운드 포인트. ⓒ 넥서스

파월 스트리트역에서 유니언 스퀘어까지는 케이블카가 다니는 언덕길이다. 케이블카를 타면 쉽게 유니온 스퀘어까지 갈 수 있다.

근데 나는 편도로만 이용하기를 권한다. 왜냐면 그 길엔 양쪽으로 어마어마한 명품샵들이 즐비해 있기 때문이다.

세계 유명 브랜드들이 입점해 있어서 오고가는 사람들의 시선을 온통 사로잡는다. 다니다 보면 운 좋게 세일 품목도 만날 수 있으니 꼭 그 길을 걸어보길 바란다.

턴어라운드 포인트에서 필자. ⓒ 안성빈

유니온 스퀘어는 시민들이 휴식을 취하는 평화스러운 공원이다. 겨울에는 스케이트장을 개장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내가 그곳은 간 시간이 마침 점심시간이라 광장 주변의 많은 직장인들이 샌드위치와 커피를 들고 곳곳에 않자 식사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보았다. 나는 이미 밥을 먹은 후라 커피 한잔과 함께 시민들의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흰 와이셔츠 차림의 젊은 남자들과 예쁘게 옷을 차려입은 젊은 아가씨들 그리고 나이가 지긋이 들은 노부부의 모습들이 내 눈 안에 들어왔다.

언뜻 보면 나이 차이도 심하고 서로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조합이었는데 한 폭의 수채화처럼 각기 다양한 모습의 사람들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듯 했다.

여유로운 유니온 스퀘어. ⓒ 안성빈

광장에서는 때마침 이름 모를 작가의 그림 전시가 한쪽에 마련되어 있었다. 한 겨울이지만 매우 따뜻한 샌프란시스코의 햇볕과 그 아래에 펼쳐진 그림 전시회 그리고 커피 한잔은 여행객으로 하여금 그동안의 모든 피로를 풀 수 있게 해주었다.

유니온 스퀘어를 한 바퀴 돌고 난 후 나는 이번 샌프란시스코 여행에서 큰 빚을 진 지인의 집에 초대받아 저녁식사를 같이 하였다.

샌프란시스코 외곽에 위치한 오클랜드라는 곳이었는데 물론 지하철로 연결되어 있고 내가 사는 곳과 비슷하게 근처에 큰 호수공원이 자리 잡고 있는 아주 조용하고 평화로운 동네였다.

기름진 미국 음식에 지쳐있는 나그네를 위하여 김치찌개를 맛있게 끓여주어 얼마나 배부르게 먹었는지 모른다.

유니온 스퀘어 듀이 제군탑. ⓒ 안성빈

저녁 식사를 마친 후 나는 택시를 불러서 샌프란시스코 공항으로 향했다. 한국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는 밤 12시 50분이었다.

공항에 도착하니 밤 10시 가까이 되었고 두 시간 이상을 기다려야 한다. 일단 화장실에 들어가 양치질과 세수를 하였다.

장거리 비행을 해야 하기 때문에 미리 세수를 하고 이를 닦아 놓는 것이 우리 중증장애인들에게는 매우 필요한 일이다. 비행기 안에 있는 화장실을 우리는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미리 대충 씻어놓는 것이 좋다.

나는 12시간 반을 날아 인천에 도착했다. 2주간의 미국 서부 여행이 이렇게 마침표를 찍었다. 많은 걱정과 기대를 갖고 떠난 여행이었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고 그때그때마다 여러 에피소드를 남기며 나의 추억의 책장 한 페이지를 장식하였다.

다음 글부터는 싱가포르와 크루즈 여행을 소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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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성빈 칼럼니스트 사지마비 장애인(경수손상 5, 6번)으로 현재 (사)로이사랑나눔회 대표이며 미국, 호주, 유럽 등을 자유여행한 경험을 본지를 통해 연재할 것이다. 혼자서 대소변도 처리할 수 없는 최중증장애인이 전동휠체어로 현지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다닌 경험이기 때문에 동료 장애인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다. 모쪼록 부족한 칼럼이지만 이 글을 통하여 우리 중증장애인들이 스스로 항공권, 숙소, 여행코스 등을 계획하여 보다 넓은 세계로 나아가기를 소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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