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청년드림팀 13기 발대식. ⓒ한국장애인재활협회

한국장애인재활협회가 주최하고 신한금융그룹에서 후원하는 ‘장애청년드림팀’ 13기 발대식이 지난 5일 있었다. 2005년부터 시작된 장애청년드림팀은 올해로 12년이 흘렀다. 2005년 대학교 신입생이었던 나는 새로운 도전과제를 찾고 있었다. 그러던 중 우연한 기회에 인터넷 기사를 통해 ‘2005 장애청년드림팀’ 모집 공고를 보게 됐다. 한 치 망설임 없이 지원했다.

장애청년드림팀은 6대륙 중 한 대륙에 한 국가를 선정한다. 선정된 한 국가에 하나의 주제를 가지고 연수를 떠난다. 내가 참여하게 된 팀은 영국이었다. 주제로는 ‘첨단과학과 기술’이다. 지금은 4차 산업혁명이 이슈가 되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IT기술이 최대 관심사였기 때문이다.

참가가 확정되고 난 후, 한 동안 ‘낯선 곳으로의 여행’이 가져다주는 환상과 설렘에 들뜨기도 했다. 그 설렘도 잠시 연수과정은 그리 녹록치 않았다. 팀원들 간의 역할 분담을 나누어 자료를 찾고, 방문기관을 섭외하고 의견을 조율했다.

우리나라도 기술에 있어,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떨어지지 않는다고 자부한다. 영국은 이 기술에 장애인의 불편함을 접목해 새로운 기술을 창조해내고 있었다. 상업적 가치를 떠나 장애인들을 위해 연구・개발하고, 무상으로 지원했다.

지금도 생각나는 것은, 리딩대학을 방문했을 때 본 ‘마우스’다. 보통 마우스는 화면에 커서가 보면서 자신이 원하는 위치에서 클릭한다. 반면, 시각장애인은 어디가 자신이 원하는 위치인지 알지 못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지점에 가면 마우스에 무게감이 느껴지도록 했다. 햅틱기술이 탑재된 마우스였다. 시작장애인에게 보급되면 웹접근성이 커지게 되고, 사회참여도 활발해지리란 희망이 보였다.

또 다른 곳은 바로 이스트런던 대학교였다. 이 대학의 켈빈교수님은 자신의 손목에 칩을 삽입하여 몇 미터 떨어진 곳의 인공로봇 팔을 움직이게 했다.

즉, 자신의 손을 펴면 로봇팔도 손을 펴고, 주먹을 쥐면 로봇 팔도 주먹을 쥐었다. 우리나라에서 보던 의수는 단지 외관상 신체의 일부라는 것만 표시하는 것에 불과했었다. 우리나라와 달리, 영국은 실질적인 팔의 기능을 찾고 있었던 것 같다. 장애를 모르는 세상이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출국 전 준비과정과 영국 방문 후 동고동락했던 팀원들은 어느 어엿한 직장인이 되었다. 자주는 아니지만 가끔씩 연락도 하고 지낸다. 연수기간 중에는 얼마큼 연수를 알차게 마칠까만 생각했었는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 아닐까 싶다. 그들과의 ‘관계맺음’속에서 어쩜 새로운 ‘나’를 발견한 것 같다.

아프리카 ‘콩고’로 떠날 장애청년을 면접심사 했다. 목발을 짚고 들어온 장애청년에게 ‘친구는 왜? 많은 나라 중에 다니기도 힘든 아프리카를 지원하게 됐냐’고 물었다. 내 질문에 장애청년은 ‘사고로 장애를 갖게 된 지 이제 3년이 되었다고, 자신의 한계를 경험해보고 싶다’며 웃는 얼굴로 참가동기를 설명했다.

장애를 가지곤 있지만 그 틀에서 얽매이지 않고 더 넓은 세상으로 도전하려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올해도 국내 장애청년들이 세계를 향해 떠나고, 아시아국가 10명의 장애청년이 우리나라의 각 기관을 방문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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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은 칼럼리스트 법학을 전공하고 법학연구원에서 연구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는 장애인 관련해 10여 가지의 법들이 존재합니다. 법은 존재하지만 상황에 맞게 해석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은 아닙니다. 알면 좋은 무기가 될 수 있지만, 모르면 두려움의 대상이 바로 법입니다. 법이라는 다소 딱딱하고 어려운 내용을 장애인 문제와 함께 풀어나갈 수 있도록 쉬운 칼럼을 쓰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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