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설된 <임귀당귀> 첫 시간. 박경석 위원장(왼쪽)과 김동범 사무총장이 편안하게 대화를 나누고 있다. ⓒ바투라이브

장애인 인터넷방송국 <바투 라이브>가 달라졌다. 참신한 새 프로그램을 보강해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7시까지 방송된다.

월요일 <임귀당귀>.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하며 감춰둔 이야기를 크게 외치듯 장애인계 화제 인물과 속시원하게 터놓고 대화하는 자리. 6월 2일, 첫 시간에는 한국장애인총연맹 김동범 사무총장이 박경석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집행위원장을 만났다. 백발 꽁지머리와 관련된 에피소드, 쌍둥이라는 소문의 진실까지 캐냈다.

화요일 <어니언 정책 탐방>은 장애인 정책과 법률에 대해 관련 전문가들을 모시고 조목조목 짚어보는 시간. 장애인차별금지법, 편의시설에 관한 법률, 보조공학법이 소개됐다. 수요일 방송되는 <와이>는 고발성 프로그램. 목요일 <핑크스튜디오>는 조윤경씨가 맡아 장애인의 성과 사랑에 대해 호쾌한 방담을 펼친다. 금요일 <해피 릴레이 놀러와!>는 영상으로 장애인단체를 살펴본다. 노원중증장애인독립생활센터 활동가들의 일하는 모습을 담아왔다.

배은주씨가 진행하는 <시사 따라잡기>도 눈여겨볼만 하다. 진행자가 직접 동영상을 찍어오는 등 다양한 시도를 도입한 점이 흥미롭다. 동영상 덕택에 우리 주변 장애여성들의 모습이 실감나게 다가오는데, 장애여성네트워크 김효진 대표는 스튜디오로 초청돼 살아가는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개편으로 바투 라이브는 작년 11월, 첫 방송되었던 <투데이 서울> 외에 뉴스 프로그램을 강화했다. 자막 뉴스 <그림으로 보는 뉴스>와 청각장애인을 위해 전적으로 수화로만 진행하는 <수화 복지 뉴스>를 신설했다. 뉴스 프로그램에서 항상 보조 진행자에 머물던 수화통역사 장진석, 김홍남씨가 격일로 단독 진행자가 된다.

방송에 참여하고 싶어하는 장애인들의 창작 실험실이 되었던 바투 라이브의 변신. 미디어와 장애인의 간격을 좁히는 성공적인 시도로 자리매김할 때까지 방송은 쭉 계속될 것이다.

*바투 라이브 www.batu.or.kr

*예다나 기자는 ‘장애 경력 18년’을 자랑하는 에이블뉴스 객원기자입니다.

“장애인에게 제일의 경력은 장애 그 자체”라고 말하는 예다나씨는 22세에 ‘척추혈관기형’이라는 희귀질병으로 장애인이 됐다. 병을 얻은 후 7년 동안은 병원과 대체의학을 쫓아다니는 외엔 집에 칩거하는 세월을 보냈다. 그리고 8년간은 장애인복지관에서 일했다. 그 동안 목발을 짚다가 휠체어를 사용하게 되는 신체 변화를 겪으며 장애 경중에 따른 시각차를 체득했다. 장애인과 관련된 기사와 정보를 챙겨보는 것이 취미라면 취미. 열 손가락으로 컴퓨터 자판을 빠르게 치다가 현재는 양손 검지만을 이용한다. 작업의 속도에서는 퇴보이지만 생각의 틀을 확장시킨 면에선 이득이라고. 잃은 것이 있으면 얻은 것도 있다고 믿는 까닭. ‘백발마녀전’을 연재한 장애인계의 유명한 필객 김효진씨와는 동명이인이라서 부득이하게 필명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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