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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것은 기도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
카테고리 : 사제의 공간 | 조회수 : 3682020-02-24 오후 3:13:00

“그러한 것은 기도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온 천지가 난리인 듯 소란스럽습니다. 당연히 걱정해야 하고 조심해야 하는 일이지만 정작 걱정되는 것은 우리가 서로를 미워하는 모습을 보인다는 것입니다. 누군가가 피해자인지 가해자인지를 두고 서로 비난하고 사람이 사람을 의심하며 함께 해결해야 할 방법보다는 그 시작의 채임을 두고 서로 미루고 다투고 있습니다. 


오랜시간 고통을 받은 아이. 그러나 그 아이에 대해 어떤 것도 알 수 없는 어른들은 그 아이가 거품을 물고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두고 어떤 도움도 주지 못합니다. 결국 예수님을 통해 알게 된 아이의 아픔의 내용은 단순히 마귀의 장난만은 아니었습니다. 



“벙어리, 귀머거리 영아, 내가 너에게 명령한다. 그 아이에게서 나가라. 그리고 다시는 그에게 들어가지 마라.”



예수님의 이 말씀은 마귀에게만 들린 것이 아닙니다. 결국 아이는 듣지도 말하지도 못하기에 아버지의 외침에 반응할 수 없었고, 그런 아이의 상태에 처음부터 막혀버린 아버지의 노력은 통할 수 없었을 겁니다. 아픈 이에 대해 살피는 것은 시간도 중요하지만 그가 왜 아픈지를 헤아리는 것도 중요합니다. 결과를 두고 마귀의 짓이라고 말할 수 있지만 그 아이에게 어릴 때부터 제대로 알지 못한 것이라면 그 노력들이 어느 지점에서 막혀 버린 것인지 모를 수 밖에 없습니다. 


결국 아버지가 알지 못한 아이의 고통은 예수님의 제자들도 이를 고쳐주지 못합니다. 그것이 이 일의 시작이었습니다. 그리고 제자들은 궁금합니다. 무엇이 부족했는지 주님과 자신들의차이가 무엇인지를 묻는 이들에게 예수님은 이야기하십니다. 



“그러한 것은 기도가 아니면 다른 어떤 방법으로도 나가게 할 수 없다.”



예수님이 아이의 아버지에게도 이야기하신 것은 '믿음'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제자들에게 강조하신 기도의 말하기 전에 보게 되는 것은 적어도 이 이야기에서 사람들은 아이의 증상에만 매달렸다는 것입니다. 아이를 낫게 하는 것에 집착하고 그 아이에 대해 관심을 가지지 못한 것은 그 아이가 낫는 결과만을 바라며 누군가의 '능력'에 아이의 치유가 달려 있다고 믿는 이들이 보인 행동입니다. 


아이에 대한 관심과 그 아이의 고통을 들여다 보는 것에서 기도의 내용이 완성됩니다. 그 아이가 반응하지 못하는 이유를 아신 예수님은 이 아이를 아버지에게 돌려주기 위해 '믿음'을 이야기하십니다. 거의 포기한 듯 여기는 아버지의 가녀린 희망에 굳은 믿음을 강조하시고 아이는 괜찮아 질 수 있다는 믿음과 희망을 이야기하십니다. 아버지의 믿음이 예수님의 능력에 대한 것이 아니라 아이에 관한 것임을 기억할 이유가 있습니다. 


그것을 위해 기도하고 믿을 때 하느님 안에서 우리는 필요한 것을 알게 되고 그 것에 가까이 다가갈 수 있습니다. 



섣불리 말을 하는 것이 조심스러운 상황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상조하는 위험이 어디에 있는지, 그것이 사람이라는 것이 분명하기에 결국 사람을 조심하고 사람을 비난하는 일들이 벌어지는 지금입니다. 사람을 피해 다녀야 하고 사람을 만나지 않는 것보다 더 확실한 방법이 없는 지금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이제 '걸리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큼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일 수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 병은 결국 '나을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강조할 이유를 느낍니다. 이 병이 어디에서 시작되고 어디로 옮겨 졌는지를 아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러나 우리는 한 편으로 이 병은 결국 극복되리라는 희망과 지금도 그 극복의 노력과 사실이 진행 중이라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우리는 좀 더 먼저 조심하고 좀 더 먼저 극복의 희망을 가질 필요가 있습니다. 


그 바람이 기도의 내용이면 좋겠습니다. 그 희망이 기도의 방향이어야 하겠습니다. 누구도 피해가기 어려운 이 상황에 모두 필요한 것이지만 그 속에 사람의 가치를 살릴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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