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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떠한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
카테고리 : 사제의 공간 | 조회수 : 2862020-03-16 오후 5:50:00
 

"어떠한 예언자도 자기 고향에서는 환영을 받지 못한다."


                                   정호 빈첸시오 신부님(부산교구 괴정성당 주임)



강론 듣기 : https://youtu.be/Zu4qUwfayDg




벼랑 끝으로 내 몰리시는 예수님. 그 벼랑은 예수님이 사시던 곳 나자렛의 끝이었습니다. 예수님을 그들 사는 곳의 경계로 내 몰고 그분을 저주하고 자신들의 잘못을 피하겠다는 적극적인 행동입니다. 이 모든 것이 그들 입장에서는 정당한 행동이었다고 말했을 겁니다. 그리고 그들은 예수님이 정말 '정신이 나갔다'고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고향으로 돌아오신 예수님은 회당에서 이사야의 두루마리를 읽으시고 그 말씀이 바로 '지금' 이루어졌다고 선언하셨습니다. 하느님이 원하시는 세상이 이루어졌다는 선언은 모든 이에게 희망을 주고 기쁨을 주는 말씀이었습니다. 확신에 찬 예수님의 말씀이 사람들에게 처음 들렸을 때 그들도 모두 동의하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그 말이 전하는 메세지를 넘어 그 말을 한 사람의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예수님의 말씀이 문제가 아니라 예수님이 문제였고, 그것이 사람들의 태도에 엄청난 변화를 가져옵니다. 옛 예언자의 말씀이 잘못이 아니라, 또 그 말씀을 현실에 펼쳐 놓으신 말씀이 문제가 아니라 그 말을 한 예수님이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들이 인정하지 않는 사람이 말하는 진리는 진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에게 하느님의 말씀이 내릴리 없다고 생각하는 이스라엘 사람들. 그 편견은 하느님의 아들을 몰라봤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그들 자신들에게 내린 편견이었습니다. 




하느님의 말씀은 옳지만 그 말을 할 사람은 따로 있다는 것이고 그것이 우리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들은 하늘에 계신 하느님은 믿었지만 땅에 함께 계신 하느님을 인정할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계속 그런 분을 기다렸을 겁니다. 그러니 그 기다림이 낳은 구세주가 예수님일리 없었고 그것은 그들 중 누구도 그런 일을 할 수 없다는 뜻이었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알고 하느님을 믿는다고 말하지만 그분의 자녀라는 말 속에서도 우리 스스로를 구분하고 판단합니다. 그러니 내가 아니니 너도 아니다라는 말이 아니라 누구도 감히 그런 말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 사람들의 편견이었고 지금까지도 잘 고쳐지지 않는 편견입니다. 





나자렛 사람들이 예수님을 하느님의 아들로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은 우리의 생각이 너무 지나친 것입니다. 그것은 주님도 우리에게 알리신 것이 아니었으니 말입니다. 예수님이 고향에서 하신 선언은 하느님의 뜻이 이 세상에 내가 사는 자리에 함께 있다는 복음이었습니다. 그것을 믿지 않은 것이 잘못이었고 그들이 평생 불행하다고 생각한 이유가 됩니다. 이렇게 사는삶에 하느님의 뜻과 은총이 있다고 믿을 수 없었다는 것입니다. 그러니 우리 중 하느님의 복음이 전해진다는 것을 인정할 수도 믿을 수도 없었습니다. 




구세주를 품었던 나자렛은 그렇게 그리스도를 마을 밖으로 밀어내었고 그리스도는 그들이 아닌 누군가에게 복음이 되셨습니다. 나자렛의 이름은 결국 그리스도의 인생의 일부가 되었고 그분의 십자가 위에 고스란히 새겨지지만 그들은 자신들 안의 하느님을 밀어내었던 사람들입니다. 안타까운 그들의 모습이 반복되는 것은 그리스도인이면서도 누구도 그리스도처럼살아가는 것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 우리의 모습에서도 반복될 수 있습니다. 




자신들의 공동체에서 그리스도를 따른다는 성직자가 나온다면 이는 즐거워하고 기뻐하면서도 우리의 일상이 이미 하느님 사랑 안에 있다는 것을 인정할 수 없는 사람은 공동체 안의 하느님을 지금도 힘껏 경계 밖으로 밀어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가장 착하고 선하게 살며 사랑을 실천하는 이들이 있다면 그들로 인해 하느님의 뜻이 이루어지고 있음을 인정하고 기뻐하며 즐겁게 지내면 될텐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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